세상사는 이야기

주식 투자 입문기

林 山 2015. 3. 31. 16:30

나는 평소에 주식 투자는 도박이나 투기라고 생각하고 주식 시장엔 일체 눈길도 주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다. 내가 주식 시장과 담을 쌓은 사연은 이렇다.


나는 아주 오래 전 우리나라 주식 시장 초기에 공모주를 몇 주 받은 적이 있었다. 그런데, 주가가 오르고 내림에 따라 신경이 보통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친척 중 한 분이 주식 투자를 하다가 큰 돈을 잃고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져 갑자기 세상을 떠나는 비극을 목격했다. 아마도 그 친척은 홧병이 쌓히고 쌓여 마침내 뇌혈관이 터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주식을 계속 하다 보면 제 명에 못 죽겠다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그래서 있는 공모주를 다 처분하고 주식과는 담을 쌓고 살아왔던 것이다. 


그런데, 몇 달 전 우연한 기회에 지인으로부터 주식 투자 권유를 받았다. 귀가 얇은 탓일까! 권유를 받자마자 나는 2015년 1월 초 증권계좌를 개설하고 온라인 주식거래 프로그램을 설치했다.나와는 전혀 인연이 없다고 여겼던 주식 시장에 입문한 것이다. 내가 주식에 입문한 것은 매일 반복되는 사무실에서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약간의 긴장과 스릴은 삶의 활력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주식 투자를 시작한 지 이제 석 달째다. 1월 수익률은 +3.51%, 2월 수익률은 -4.84%, 3월 수익률은 +9.79%였다. 아직 수익률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지만 마이너스가 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주식 투자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시시각각으로 돈이 왔다갔다하고 시세도 예측불허라 스릴 만점이다. 주식 시장은 어찌 보면 거대한 도박판과도 같다. 총만 안 든 전쟁터일 수도 있다. 널뛰듯 변화하는 주가 변동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경제가 살아있는 생명체라는 것을 실감한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니 경제학 공부가 저절로 되는 것 같다. 지금 나는 슈프리마, LG전자, 기아자동차, 현대상선, 대우인터내셔널, 휴스틸, 팜스토리, 스맥, 한솔로지스틱스 등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주식 투자를 하다 보니 이들 회사들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하게 된다.  


주식에 입문하면서 나는 몇 가지 원칙을 세워 놓고 있다. 우선 주식은 우량주나 전망이 밝은 종목 위주로 투자하려고 한다. 경영 철학도 좋고 실적도 건전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경제에도 조금이나마 이바지할 것으로 믿는다.


다음, 주식 거래는 정규장 시간에만 할 생각이다. 주식 시장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개장한다. 공휴일은 휴장이다. 평일에는 장전 시간외 시장(오전 7:30~8시:30), 정규장(오전 9:00~오후 3:00), 장후 시간외 시장(오후 3:10~3:30), 시간외 단일가 시장(오후 3:40~6:00) 등 네 차례 열린다. 하루 종일 주식 거래에 매달리면 삶의 질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 


주식의 매수와 매도는 보수적으로 운용하려고 한다. 우량주 위주로 주가가 하락한 주식을 매수해서 어느 정도 이윤율을 넘어가면 매도를 시작하고, 주가 상승의 가능성이 있으면 보유 주식의 일부만 매도하고 기다릴 것이다. 주가가 하락하면 다시 회복될 때까지 기다리고..... 세상사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내리막이 있으면 오르막이 있다. 간단한 이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욕심을 버리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생각이다. 주식을 해서 일확천금을 얻겠다는 생각은 생각은 애시당초 없다. 일확천금의 기회가 온다면 굳이 걷어차지는 않겠지만 말이다. 마지막으로, 주식 투자는 즐겁게 하려고 한다. 주가 등락에 따라 일희일비하지 않겠다. 주식을 게임하듯이 즐길 수 있으면 그 뿐이다. 느긋하게 등락폭을 즐길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스트레스도 크게 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주도(株道)에 통달한다고나 할까! 


주식 시장에서 개미는 열 명이면 열 명 다 잃는다는 말이 있다. 자본이 부족하고 정보력도 없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나는 초보 중의 상초보 개미다. 따기보다는 잃을 확률이 훨씬 더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일어날 일의 결과에 대해서는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주식으로 대박이 나서 부자의 대열에 합류하게 될지 그 누가 알겠는가! 


경제학 박사도 털리고 간다는 주식 시장이다. 그런 주식 시장에 '경제'의 '경'자도 모르는 문외한이 부나방처럼 뛰어들었다. 주식 투자의 결과가 앞으로 어떻게 나타날지 내 자신도 자못 궁금하다. 


주식 투자를 잘해서 수익이 난다면 사회 사업이나 좋은 일에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잘 살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내 이웃이 행복해야 나 자신도 진정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다. 


2015. 3.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