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선수 박태환(26)이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금지 약물 복용 혐의로 18개월간 선수자격을 정지당했다. 박태환은 병원에서 피부 관리를 받을 당시 네비도(NEBIDO) 주사를 맞은 것이 문제가 되었다. 네비도에는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금지약물로 분류한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박태환은 3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관광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불미스러운 일로 인사를 드리게 돼 말로 다할 수 없이 죄송하고 무거운 마음이다'라고 말문을 열고, '고의성 여부를 떠나 대표선수로서 스스로 점검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중학교 3학년 때 최연소 국가대표로 발탁된 박태환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자유형 400m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금메달을 획득함으로써 일약 대한민국의 수영 영웅으로 떠올랐다. 이후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는 자유형 400m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으며, 2014년 호주에서 열린 골드코스트 팬퍼시픽 챔피언쉽에서는 남자 자유형 400m 우승으로 대회 MVP 선정과 함께 대회 3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FINA의 징계로 인해 박태환은 2016 리우에서 열리는 올림픽 대회의 출전 여부도 불투명하게 되었다. 대한수영연맹이 규정을 변경하지 않는 한 그는 올림픽 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대한민국의 올림픽 수영 영웅 박태환의 선수자격 정지는 그를 아꼈던 사람들에게 매우 안타까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네비도는 남성 갱년기 치료 등에 쓰이는 남성호르몬 주사제다. 네비도의 주성분은 스테로이드(steroid) 호르몬 가운데 하나인 테스토스테론이다. 테스토스태론은 어떤 스포츠에서든 경기 기간에 투여가 금지된 대표적인 금지약물이다.
테스토스테론의 농도가 높으면 근육, 특히 골격근의 성장을 강하게 촉진한다. 근육량이 빠르게 증가하고, 근력이 강화되며, 복부의 지방이 감소한다. 골밀도를 증가시키고, 뼈의 성장을 돕는다. 집중력을 높여 주고, 무력감을 없애 주며, 기분을 좋아지게 한다. 무엇보다 테스토스테론은 근육을 빠르게 성장시키기에 중요한 경기를 앞둔 운동 선수들에게는 치명적인 유혹이 아닐 수 없다. 보디빌딩이나 육상 단거리, 수영 등 근육을 많이 사용해야 하는 스포츠 종목의 선수들은 특히 더 그렇다.
병원에서 주사를 맞았을 때 과연 그것이 금지약물인 스테로이드라는 것을 박태환은 정말 몰랐을까? 국제경기에 출전하는 운동선수들은 항상 도핑 테스트에 신경을 쓰게 마련이다. 체력 증진과 경기력 향상을 위해 내게 한약을 처방받으러 오는 중고등학교 운동 선수들도 도핑 테스트에 걸리지 않도록 해 달라고 부탁한다. 중고등학교 운동 선수들도 도핑 테스트에 신경을 쓰는데 하물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금지약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모를 리 없다.
박태환은 정말 양의사가 자신에게 투여한 주사제가 스테로이드제인 줄 몰랐을까? 그의 말을 액면 그대로 믿어 주고 싶다. 실수로 양약 감기약을 먹고 도핑 테스트에 걸리는 경우는 가끔 있다. 하지만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은 실수로 맞는 경우가 거의 없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제가 금지약물이라는 것은 운동 선수도 알고 의료인도 안다. 박태환이 도핑 검사에 걸린 것은 코치진도 책임이 크다. 코치진은 선수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건강 문제까지도 책임지고 체크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태환과 코치진이 설사 몰랐다고 해도 양의사는 네비도가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제라는 것과 스포츠 금지약물이라는 사실을 분명 몰랐을 리 없다. 양의사는 왜 네비도가 금지약물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박태환에게 알리지 않았을까? 네비도가 선수의 생명을 끊을 수도 있는 스포츠 금지약물이라는 것을 알고도 박태환에게 투여했다면 양의사는 법적 책임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박태환은 주사제 성분을 설명하지 않았다고 병원 측을 검찰에 고소했다. 2월 초 해당 병원의 김모 원장을 수사한 검찰은 박태환에게 네비도 주사를 투약하면서 성분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는 등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하고 김 원장을 업무상 과실치상 및 의료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네비도의 진실은 앞으로 법정에서 가려지게 되었다.
도핑 검사는 운동 선수가 경기 능력을 일시적으로 높이기 위해 호르몬제나 안정제, 흥분제 등의 약물을 사용했는지 여부를 가리는 검사다. 약물 검사 대상자로 선택되면 경기종료 후에 해당 선수로부터 약 80㎖의 소변을 채취하여 그 소변을 분석함으로써 금지약물 사용 여부를 결정한다. 이때 해당 선수는 반드시 검사관이 직접 지켜보는 가운데 소변을 받아야 한다. 소변 바꿔치기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테스토스테론 검사 방법은 간단하다. 체내에 존재하는 테스토스테론과 에피테스토스테론(epitestosterone)의 수치의 비율을 측정하면 된다. 성인의 에피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변화되지 않으며, 외부적인 호르몬 주입 등에 의해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변화하기 때문에 에피테스토스테론 수치 1을 기준으로 그에 대한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측정하는 것이 바로 도핑 검사이다.
도핑 검사를 피하기 위해 성선자극호르몬인 HCG(human chorionic gonadotropin)를 사용하기도 한다. HCG는 일정 용량 이상에서 에피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상승시키기 때문이다. HCG를 PCT(Post Cycle Therapy)에 사용하면 호르몬 사이클 후 아나볼릭 스테로이드로 얻은 효과를 유지하면서 그 부작용은 감소시킨다.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한 운동 선수들이 HCG를 사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그것은 바로 HCG가 테스토스테론을 사용한 것을 감추는 마스킹제(Masking agent)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도핑 검사 방법을 알면 간단하다.
운동 선수들에게 충고 하나 하겠다.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의 유혹을 과감하게 떨쳐 버리라는 것이다. 운동 선수가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사용하고 경기에 임한다면 그것은 남의 메달을 훔치려는 것이나 다름없는 파렴치한 행위다. 금지약물 복용은 정정당당한 경쟁을 기본으로 하는 스포츠맨쉽에도 어긋나는 부끄러운 행동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스테로이드 호르몬 테스토스테론이 주성분인 네비도 주사제를 오남용하면 부작용 또는 이상반응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네비도의 가장 흔한 부작용은 여드름이다. 또한, 무정자증, 적혈구증가증, 고혈압, 고지혈증, 체중 증가, 간기능 검사 이상, 탈모, 가려움증, 안면홍조, 관절통, 근육통, 전립선비대증, 성욕 이상, 유방통, 여성유방증, 다한증, 현기증, 기관지염, 발성 장애 등의 이상반응도 유발될 수 있다.
그렇다면 스테로이드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대안은 있는가? 스포츠 한의학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 체력 증진과 경기력 향상에 스포츠 한약만큼 좋은 것이 없다. 스포츠 한약은 스테로이드처럼 부작용도 거의 없고 효능과 효과가 매우 뛰어나다.
대표적인 스포츠 한약이 공진단이다. 공진단 말고도 십전대보탕, 보중익기탕, 육미지황탕, 오가피장척탕, 경옥고 등도 체력을 길러 주고, 피로를 빠르게 회복케 하여 경기력을 향상시키는 우수한 스포츠 한약들이다. 물론 스포츠 한약은 전문가인 한의사의 처방에 따라 체질에 맞게 복용해야만 한다.
2015.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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