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7일 저녁에 방영된 KBS 1TV '이웃집 찰스' 프로를 보다가 깜짝 놀랐다. 꼬막도 일본에서 수입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로 방사능 세슘에 오염되었을지도 모를 일본산 해산물이 버젓이 수입되고 있는 현실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에서 온 숨이라는 사람은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조개 등 어패류를 담당하는 직원이었다. 그는 꼬막을 가격 순서에 따라 진열하면서 '꼬막은 한국산, 중국산, 일본산이 있다'고 하면서 '일본산 꼬막 가격이 제일 싸다'고 말했다.
그 많은 일본산 수입 꼬막은 다 어디로 팔려 나갔을까? 당연히 원가를 절감하려는 식당들이 일본산 꼬막을 구입했을 것이다. 식당에서 내놓는 꼬막이 어느 나라 산인지 소비자들이 어떻게 알 것인가? 식당에서 꼬막을 먹을 때 나는 막연히 한국산 아니면 중국산이려니 생각했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니! 뒤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느낌이었다.
꼬막은 내가 즐겨 먹던 먹거리였다. 끓는 물에 꼬막을 살짝 데쳐 양념장에 찍어 먹는 맛은 그야말로 계절의 별미였다. 내가 먹은 일본산 꼬막이 방사능 세슘에 오염되지 않았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가끔 일을 마치고 퇴근해서 꼬막 숙회 안주로 곡차 한 잔 하는 것은 큰 즐거움이었다. 이젠 그런 즐거움도 마음놓고 누리지 못하게 생겼다고 생각하니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광주대학교 양성렬 교수는 '꼬막의 국내 생산이 2002년 이후 급감하여 일본과 중국에서 일부 수입되고 있는데, 일본은 쓰시마산을 수입하기 때문에 방사능 오염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문제는 중국 갯벌의 중금속 오염으로 인해 상하이 인근에서 채취한 꼬막은 먹지 못하게 한다'면서, '다행히 벌교에서는 철저한 감시로 수입산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고 있다. 타지 시장에서 수입 꼬막은 다른 수산물과 마찬가지로 원산지 표시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성렬 교수는 또 '한국의 남해 연안과 일본의 쓰시마는 같은 쓰시마해류의 영향권이기 때문에 쓰시마산에 문제가 있다면 국내산도 마찬가지이다. 해류의 흐름이 후꾸시마에서 북동으로 진행하여 아메리카 대륙 서해안을 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원전 배출수의 영향은 없다'고 주장했다. 일본산 꼬막의 가격이 싼 이유에 대해서도 '일본사람은 피조개는 좋아하는데 꼬막은 먹지 않는다. 따라서 자연산을 채취해서 수출하기 때문에 가격이 가장 저렴하다'고 말했다.
중국산 꼬막에 대해서 양성렬 교수는 '중국은 1996년부터 우리나라에서 수입해 간 꼬막으로 2002년부터 인공 종묘를 대량생산하여 지금은 생산량이 국내의 50배 이상 된다'면서 '샹하이 이남의 남방 바닷가 지방에서는 전라도와 마찬가지로 제삿상에 꼬막이 꼭 올라가야 한다. 중국에서 꼬막을 즐겨 먹는 인구는 1억 6천만 명 정도였는데 소득증가에 따라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원산지 표시의 신뢰성은 문제가 되지만, 일본산은 단속 공무원이 쉽게 구별할 수 있기 때문에 상인들도 허위로 표시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양성렬 교수의 설명을 듣고 다소 안도감은 들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불안감을 떨칠 수는 없었다. 외국의 많은 나라들은 한국과 달리 일본 오염 지역의 농수축산물 수입을 금지하는 등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꼼장어(먹장어, 곰장어) 식당에 갔을 때였다. 꼼장어도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한다는 말을 식당 주인으로부터 들었다. 국내산은 어획량이 적어서 상당량의 꼼장어를 미국과 일본에서 수입하며, 대부분의 식당에서는 값싼 일본산을 쓰는데 자신은 미국산을 쓴다고 했다. 꼼장어도 일본산이 수입된다는 사실을 그때 처음 알고 나서 나는 꼼장어집에도 발길을 끊었다.
우리가 방심한 사이 방사능 세슘에 오염되었을지도 모를 꼼장어나 꼬막 등 일본산 해산물이 수입되어 한국인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었던 것이다. 일본의 농수축산물이 수입되고 있는 것에 대해 국민들은 매우 불안해 하고 있다. 정부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
국민의 건강권 보호를 위해 정부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무엇보다 일본 등 외국에서 수입되는 농수축산물에 대해 방사능이나 중금속, 농약 오염도를 정기적으로 모니터링해서 국민들에게 알려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2015. 3.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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