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탁배기엔 순대국밥

林 山 2015. 6. 11. 11:13

순대국밥


점심 때 충주공설운동장 앞에 있는 옛날그토종순대집으로 순대국밥을 먹으러 갔다. 순대국이 생각나면 자주 가는 단골집이었다. 점심 때인데도 메르스 탓인지 손님들이 별로 없었다. 호젓한 점심상을 받게 생겼다. 


머릿고기와 내장고기, 순대가 푸짐하게 담긴 순대국과 밥이 나왔다. 순대국에 들깨가루와 후추를 치고, 고추씨기름을 듬뿍 넣은 다음 양념 다대기와 새우젓으로 간을 맞췄다. 잘게 썬 풋고추와 잘 익은 깍두기 국물도 한 숟가락 넣었다. 순대국에 깍두기 국물을 넣으면 오묘한 맛이 난다. 


주인이 서비스로 허파 몇 점을 썰어서 내왔다. 내가 허파 부위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얼큰하면서도 구수한 순대국밥을 먹고 있으려니 시원한 탁배기 한 사발 생각이 저절로 났다. 탁배기 한 사발 들이키고 싶었지만 오후 진료 때문에 참아야만 했다. 순대국 뚝배기를 깨끗하게 다 비우고 나니 식사를 아주 제대로 한 느낌이 들었다. 


2015.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