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일 코스터와 미니 트레인, 스위치백 트레인을 타고 나서 마지막으로 인클라인 트레인(incline train)을 타러 갔다. 레일 위의 궤도차량을 밧줄을 통해 견인하여 운행하는 철도를 강삭철도(鋼索鐵道, cable railway)라고 하는데, 종종 인클라인 철도(incline railway) 또는 케이블카(cable car)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이원추추파크 인클라인 트레인은 과거 영동선 통리역과 심포리역 사이에 있었던 1.1km 길이의 강삭철도 구간을 운행한다. 원래 통라재 구간의 강삭철도는 우리나라가 제국주의 일본의 식민지였던 시대 화물용으로 건설한 것이었다. 당시 여객 열차의 운행은 영암선 영주-통리 구간과 철암선 북평(현 동해)-심포리 구간으로 따로따로 분리되어 있어서 승객들은 통리-심포리 구간을 걸어서 이동해야만 했다.
화물 운반도 불편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통리역과 심포리역에 각각 소규모의 조차장이 있었기 때문에 도착한 화물 열차를 한 량씩 떼어내 전용 완급차에 달아서 올려보내거나 내려보내고, 이를 다시 연결한 뒤 운행하였다. 이로 인해 하루 최대 745톤의 화물 밖에 처리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8.5km의 우회철도를 건설하여 1963년 5월 10일 개통되면서 통리재 인클라인 구간은 폐지되었다.
한국 철도의 중요한 역사성을 간직한 추추파크 인클라인 트레인은 스위스 융프라우의 산악기차 체험을 할 수 있는 시설이다. 강삭철도는 영국의 전문제작업체인 쿼터홀(Quarter Hall)이 건설하고, 교통안전공단의 검사를 통해서 안전성을 확보했다고 한다.
추추파크 인클라인 트레인은 추추스테이션-스카이스테이션 1km 구간을 왕복 순환한다. 객차는 2량으로 편성되어 있고, 정원은 70명이다. 평균속도는 5km/h이고, 체험시간 약 10분 정도 걸린다. 이용 요금은 왕복 6,000원으로 좀 비싼 편이다.
추추스테이션
인클라인 트레인
하행선 인클라인 트레인
상행선 인클라인 트레인
인클라인 트레인 두 번째 칸에 올라탔다. 시간이 되자 인클라인 트레인이 덜컹거리면서 강삭철도를 오르기 시작했다. 인클라인 트레인은 상행선과 하행선이 동시에 출발하도록 되어 있었다. 아마도 열차의 무게 균형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스카이스테이션
스카이스테이션
스카이스테이션 전경
스카이스테이션의 목조 광부상
인클라인 트레인은 곧 통리재 스카이스테이션에 도착했다. 열차의 운행 거리도 짧고 주변이 숲으로 가려져 있어서 전망도 좋지 않았다. 출입구에는 나무로 조각한 광부상이 세워져 있었다. 광부의 얼굴은 사자상이었다. 스카이스테이션에는 간식거리와 음료를 파는 매점이 있었다.
역사 밖에는 미니 동물원도 조성되어 있었다. 우리에는 양, 염소, 꽃사슴, 닭 등이 있었다. 건초를 사서 양과 염소 우리에 넣어주는 사람도 있었다.
스카이스테이션에서 바라본 하이원추추파크
스카이스테이션은 낙동정맥(洛東正脈) 통리재에 자리잡고 있었다. 백두대간(白頭大幹) 매봉산(천의봉, 1,303m)과 삼수령(三水嶺, 920m) 사이에 있는 1,145m봉 바로 아래 분기점에서 갈라진 낙동정맥은 구봉산(九峰山, 910m)과 대박등(930.8m), 유령산(932.4m), 우보산(933.1m), 통리재(720m)를 지나 백병산(白屛山, 1,259m), 백령산(白嶺山, 1,004m), 주왕산(周王山, 907m), 주사산(朱砂山), 사룡산(四龍山, 685m), 단석산(斷石山, 829m), 가지산(加智山, 1,240m), 취서산(鷲棲山, 1,059m), 원적산(圓寂山, 812m), 금정산(金井山, 802m)을 거쳐 부산 다대포의 몰운대(沒雲臺)에 이른다. 낙동정맥의 길이는 약 370㎞이다.
백병산에서 동쪽으로 1.3km 떨어진 1,072m봉에서는 북동쪽으로 육백지맥(六白枝脈)이 갈라진다. 이후 육백지맥은 육백산(六白山, 1,244m), 매봉산(1,268m), 황새봉(1,127m), 삿갓봉(753m), 안개산(705m), 삿갓봉(691m), 안항산(360m), 고성산(100m)을 지나 오십천과 동해가 만나는 지점에 이른다. 육백지맥의 길이는 약 47.4km이다.
스카이스테이션 역사 옥상으로 올라가자 38번 국도(강원남부로) 아래로 통리협곡과 하이원추추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동해까지 보인다고 한다.
레일 코스터 플래트폼에서 바라본 하이원추추파크
스카이스테이션에서 목재 데크길을 따라 레일 코스터 플래트폼으로 나갈 수 있었다. 레일 코스터 플래트폼에서도 통리협곡과 하이원추추파크가 한눈에 내려다보였다.
스카이스테이션으로 돌아가 하행선 인클라인 트레인에 올라 추추스테이션으로 내려왔다. 이로써 하이원 추추파크에서 할 수 있는 철도 테마 체험은 거의 다 한 셈이었다. 철도 테마 체험이 조금 색다른 것이긴 했지만 무엇인가 2%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맛보기만 하다가 끝난 것 같았다.
하이원추추파크 CEO는 고객 입장에서 평생 잊을 수 없는 철도 테마 체험을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스위치백 트레인은 바다 풍경도 감상할 수 있도록 정동진역까지 구간을 연장해서 왕복 순환하도록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인기가 좋을 것이다. 체험 시간이 너무 짧은 미니 트레인은 선로를 추추파크 외곽까지 더 연장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페달을 밟지 않아도 내려가는 레일 코스터는 너무 단조롭다. 레일 바이크는 땀을 흘리면서 페달을 밟아 오르막길을 올라가는 맛도 있어야 한다. 오르막 선로의 신설이 필요해 보인다.
2015. 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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