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강릉 문상 길에 폭설을 만나다

林 山 2016. 2. 12. 10:42
설날을 하루 앞두고 중학교 동창 친구로부터 모친상을 당했다는 부고를 받았다. 영안실은 강릉의료원 장례식장이라고 했다. 천수를 누리셨으니 호상이라고 친구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하지만 친구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슬픔이 아니었으랴!


영동고속도로에서 만난 폭설


설날 차례를 지내고 충주를 떠나 강릉의료원 장례식장으로 향했다. 영동고속도로 평창을 지나면서 폭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도로에 눈이 쌓이면서 차들이 가다 서다를 반복했다. 도로공사 소속 제설차량들이 동원되어 염수를 뿌리면서 제설작업을 하기 시작하자 차량 소통이 서서히 빨라졌다. 고속도로에서 발이 묶일까봐 걱정했지만 다행이었다.

7시간 정도 걸려서 강릉의료원 장례식장에 도착하니 새벽 2시였다. 문상을 받느라 피곤에 지친 친구는 자다가 말고 일어나 나를 맞았다. 친구 모친의 영정 앞에서 고인의 명복을 빌고, 상주들에게도 예를 표했다.


강릉 안인해변의 설경


강릉에 온 김에 안인항(安仁港)과 안인해변(安仁海邊)을 찾았다. 안인해변과 영동선 철로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안인항 뒤로는 낮으막한 봉화산(烽火山, 60m)이 병풍처럼 에워싸고 있었다. 


동해 바다의 가없는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무념무상에 잠기다. 오늘따라 동해 바다는 더욱 푸르렀다. 시리도록 푸른 동해 바다를 가슴에 담은 채 귀로에 오르다. 


2016.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