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황사와 미세먼지의 습격

林 山 2016. 2. 29. 15:11

2016년 2월 27일 아침에 일어나서 창밖을 보니 하늘이 흐리고 뿌얬다. 구림이 낀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미세먼지가 충주의 하늘을 습격한 것이었다. 중국발 황사(黃沙)도 가세한 것 같았다. 하늘이 얼마나 흐린지 계명산도 금봉산도 실루엣으로 보일 정도였다. 등산을 가려고 하다가 아무래도 바깥 활동을 자제해야 할 것 같아서 포기했다.


2016년 2월 28일 오전 충주의 대기 상태


2016년 2월 28일 정오 무렵 충주의 대기 상태


2016년 2월 28일 오후 충주의 대기 상태


2016년 2월 28일 오후부터 충주에 내린 눈


정오 무렵이 되자 황사와 미세먼지가 더 심해졌다. 계명산은 윤곽만 보이고, 금봉산은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황사와 미세먼지 생각보다 심각했다. 오후가 되면서 황사와 미세먼지는 더 심해져서 최악의 상태가 되었다. 이제는 금봉산은 물론 계명산도 아예 보이지 않았다. 비가 내리다가 갑자기 함박눈으로 변했다. 함박눈이 황사와 미세먼지를 말끔하게 걷어가기를 바랬다.


충주는 내륙 지방에다 분지 지형이라서 그런지 황사와 미세먼지가 끼는 날이 점점 많아지는 듯한 느낌이다. 충주댐과 남한강, 달래강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안개일수도 많다. 폐암, 천식, 비염, 알레르기 등 호흡기 질환에 잘 걸릴 수 있는 환경이다. 진료를 하다 보면 실제로 비염, 천식, 알레르기 환자의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황사와 미세먼지로부터 해방되고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지정학적으로 왼쪽으로는 방사능 일본, 오른쪽으로는 황사 중국 사이에 끼어 있어서 대기에 관한 한 청정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우리나라 자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도 상당히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아시아에는 대기에 관한 한 청정지역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황사(黃沙, 黃砂, yellow dust, yellow sand, yellow wind, China dust storms, Asian dust)는 중화인민공화국(중국)이나 몽골 사막의 모래와 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와서 발생한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한국, 일본 순으로 황사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다. 황사는 아프리카 사하라 사막에서도 발생하지만 그 피해 지역은 주로 대서양 건너 남아메리카나 지중해 연안 국가들이다. 최근에는 황사의 발생 기간이 길어지고, 오염물질이 포함되는 등 매년 심해지는 추세에 있다. 황사는 건강 뿐만 아니라 농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큰 피해를 주고 있어서 국제적인 협조와 대책이 필요하다.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 粉塵)는 공장, 산업현장, 자동차, 쓰레기장 등에서 발생하여 장기간 대기중에 떠다니는 지름 10㎛ 이하의 아황산가스, 질소산화물, 일산화탄소, 납, 오존 등의 대기오염물질을 포함한 먼지를 말한다. 입자가 2.5㎛ 이하이면 초미세먼지 또는 극미세먼지라고 부른다. 입자의 지름이 작을수록 대기중에 더 오래 머물기에 피해가 그만큼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인간이 자초한 측면도 있다. 자연환경의 파괴로 인한 사막화, 생태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산업화로 인해 황사와 미세먼지는 점점 더 확산되어 가고 있다. 인류적 차원에서의 삶의 패러다임 변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2016년 2월 29일 아침 충주의 대기 상태


2016년 2월 29일 아침 충주의 대기 상태


2016년 2월 29일 아침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눈 덮힌 세상 위로 푸른 하늘이 활짝 열렸다. 간밤에 펑펑 내린 함박눈이 황사와 미세먼지를 말끔히 걷어갔는가 보다.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는 느낌이다.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어서 기쁜 아침이다. 


맑고 파아란 하늘이 이토록 소중한 것이었음을 예전엔 미처 몰랐다.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후회하고 안타까워 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 소중한 것은 있을 때 아끼고 지켜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아침이다.    


2016. 2.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