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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에서 노루귀를 만나다

林 山 2016. 3. 22. 19:17

주말 미세먼지가 너무 짙게 끼어서 산행을 포기할까 생각하다가 마치 누가 부르기라도 한 듯 차를 몰고 청계산(淸溪山, 618m)으로 향했다. 어떤 예감이 나를 가만히 앉아 있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내 예감은 종종 정확하게 들어맞을 때가 많아 나 스스로도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청계골

 

경기도 의왕시 청계동에서 청계로를 따라 청계골로 들어섰다. 청계사천이 흐르는 계곡이 청계골이다. 청계골은 다시 하청계, 중청계, 상청계로 나눈다. 상청계에는 진산군(珍山君) 이유령(李有齡, 1584~ 1643)의 묘가 있다. 그는 덕흥대원군(德興大院君)의 손자이자, 선조(宣祖)의 큰형 하원군(河原郡) 이정(李鋥)의 7남이다. 절고개 남동쪽 산중턱에는 신라시대에 창건했다는 청계사(淸溪寺)가 있다.  

 

청계사천은 이수봉(二壽峰, 545m)에서 발원한다. 이수봉은 무오사화(戊午士禍)에 연루된 정여창(鄭汝昌, 1450~1504)이 이곳에 숨어 위기를 두 번이나 모면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노루귀

 

 

노루귀

 

 

 

 

노루귀

 

 

노루귀

 

 

노루귀

 

 

노루귀

 

 

노루귀

 

 

노루귀

 

청계골 상류로 들어서 아니 벌써 노루귀가 활짝 피어 있는 것이 아닌가~! 일주일만 늦게 왔어도 노루귀의 개화를 보지 못할 뻔했다. 노루귀가 피었을 거라는 내 예감이 들어맞았던 것이다. 예년대로라면 청계산 노루귀는 일주일 뒤쯤이나 피어날 것이었다. 

 

앙증맞고 이쁘게 활짝 핀 노루귀들이 여기저기서 나를 부르고 있었다. 저마다 귀여운 표정을 짓고 있는 노루귀들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청계산의 노루귀와 함께 온 봄은 가야산의 변산바람꽃과 함께 온 봄과는 또 다른 그 무엇이 있었다.   

 

노루귀는 꽃이 피고 나면 잎이 나오기 시작한다. 그 잎이 나오는 모습이 마치 노루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노루귀라는 이름이 붙었다. 노루귀는 꽃이 예뻐서 관상 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이다.  

 

 

꿩의바람꽃

 

새하얀 꿩의바람꽃은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하고 있었다. 꿩의바람꽃은 변산바람꽃보다는 조금 늦게 너도바람꽃보다는 조금 일찍 핀다. 꿩의바람꽃도 꽃이 아름다워서 관상가치가 있는 식물이다.

 

바람꽃을 개화시기 순서로 나열하면 변산바람꽃-너도바람꽃-꿩의바람꽃-만주바람꽃-외대바람꽃-남방바람꽃-나도바람꽃-홀아비바람꽃-세바람꽃-회리바람꽃-바람꽃 순이다. 이 가운데 너도바람꽃, 나도바람꽃, 만주바람꽃과 매화바람꽃은 미나리아재비과에는 속하지만 바람꽃속은 아니다. 대부분의 바람꽃은 봄에 핀다. 여름에 피는 바람꽃(Wind flower, 風花)이 진짜 바람꽃이다.  

 

꿩의바람꽃의 근경(根莖)을 말린 것을 한약명으로 은련향부(銀蓮香附) 또는 죽절향부(竹節香附)라고 한다. 거풍한습(祛風寒濕), 행기지통(行氣止痛), 해독(解毒)의 효능이 있어 풍비(風痹), 경련, 종기(腫氣), 중독(腫毒), 사지마비, 요통 등을 치료하는 데 쓴다. 중국에서는 류머티즘, 신경통, 암 등을 치료하는 약으로 쓴다. 

 

꿩의바람꽃 분류군의 식물에는 24종의 사포닌(saponin)이 함유되어 있다. 사포닌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세균에 대한 저항성, 염증이나 종양에 대한 저항성이 있다. 최근 세포의 면역 체계를 증가시키는 항원 보강제로 쓸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 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2016. 3.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