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제일 가단을 이끌었던 송순 선생의 면앙정을 돌아보고 나서 담양 읍내에 있는 관방제림(官防堤林, 천연기념물 제366호)을 찾았다. 관방제림은 담양읍내 한가운데를 흐르는 영산강변에 있었다. 잎을 죄다 떨군 나무들을 보니 관방제림에는 봄이나 여름에 오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향교교 상류 영산강
향교교 하류 영산강
한강, 낙동강, 금강, 섬진강과 함께 우리나라의 5대강 중 하나인 영산강(榮山江)은 전라남도 담양군 용면 용연리 용추봉(龍湫峯, 560m)에서 발원하여 광주광역시, 나주시, 영암군 등을 지나 영산강 하구둑에서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본류의 총 길이는 약 150㎞에 이른다.
영산강이라는 이름은 중류에 위치한 나주와 영산포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 나주는 통일신라 때 금성(錦城)으로 불렸기 때문에 당시에는 영산강을 금천(錦川) 또는 금강(錦江)이라고 했고, 나루터는 금강진(錦江津)이라 했다. 고려시대에는 신안군 흑산면에 속한 영산도(永山島) 사람들이 왜구를 피해 나주 남쪽의 강변에 마을을 개척하면서 그곳을 영산포(榮山浦)로 부르게 되었다. 조선시대 초기 영산포가 크게 번창하자 강 이름도 영산강으로 바뀌게 되었다.
향교교 동쪽의 관방제림
향교교 서쪽의 관방제림
관방제(官防堤, 전남기념물 제13호)는 담양읍 남산리 동정자 마을로부터 수북면 황금리를 지나 대전면 강의리에 이르는 길이 6km의 제방이다. 조선시대 담양부사 성이성(成以性, 1595~1664)이 영산강의 물길을 다스리기 위해 제방을 축조하고 나무를 심었으며, 그 뒤 1854년(철종 5) 부사 황종림(黃鍾林)이 관비(官費)로 연인원 3만여 명을 동원하여 만들었기에 관방제라 이름하였다. 성이성은 소설 '춘향전(春香傳)'의 주인공 이몽룡(李夢龍)의 실제 인물이라고도 전해진다.
관방제가 유명한 이유는 약 2km에 걸쳐 수령이 200~300년에 달하는 푸조나무(111그루), 느티나무(43그루), 팽나무(18그루), 벚나무(9그루), 개서어나무(1그루), 음나무(1그루) 등 총 420여 그루의 아름드리 나무들이 거대한 풍치림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 풍치림을 관방제림이라고 부른다. 관방제림은 2004년 산림청이 주최한 '제5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관방제림 강 건너편에는 담양향교와 죽녹원(竹綠苑)이 있다.
영산강의 조사
향교교 아래 영산강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물고기를 낚는 조사도 있다. 아니 어쩌면 세월을 낚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담양천에는 붕어, 잉어, 메기, 모래무지, 동자개 등이 서식하고 있다.
담양시장의 팥죽 칼국수집
들깨칼국수
김치, 홍어무침, 깍두기 상차림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했다. 관방제 남안길을 따라서 국수거리가 죽 늘어서 있다. 국수거리에서 잔치국수를 한번 맛보는 것도 좋다. 차량은 무료주차장인 관방제림주차장에 주차하면 된다.
국수거리에서 조금 더 내려가면 담양시장이 나온다. 담양시장 뒤편에는 순대집과 칼국수집이 몇 집 있다. 간판에 상호도 없고 '팥죽 칼국수'만 써 있는 집으로 들어가 들깨칼국수를 주문했다. 익은 김치와 깍두기, 홍어무침이 밑반찬으로 나왔다. 홍어무침은 진짜 홍어가 들어 있었다. 들깨칼국수는 담백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일품이었다.
2017. 2. 5.
'역사유적 명산 명승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도정자기행] 송순의 면앙정을 찾아서 1 (0) | 2017.02.21 |
---|---|
담양 가사문학관을 찾아서 (0) | 2017.02.15 |
남도기행 - 광주 상무지구를 찾아서 (0) | 2017.02.07 |
남도 맛기행 - 광주 홍애집을 찾아서 (0) | 2017.02.06 |
광주 충장로의 추억 (0) | 2017.01.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