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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 맛기행 - 광주 홍애집을 찾아서

林 山 2017. 2. 6. 12:14

전라남도 담양으로 가사문학기행을 왔다가 광주에 들렀다. 남도에 왔으니 홍어회에 막걸리 한 사발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인터넷에서 찾은 광주시 서구 쌍촌동 운천로변에 있는 홍애집을 찾았다. 택시기사는 영광할매집을 추천했지만 광주 지리도 잘 모르고, 비도 오고 해서 홍애집으로 정했다.    


흑산도산 홍어회 상차림


흑산도산 홍어회


홍어 거시기회


흑산도산 홍어회 대짜 한 접시(85,000원)와 무등산 막걸리를 주문했다. 타지에서 왔다고 하니까 종업원은 거의 안 삭힌 것과 중간 정도 삭힌 것 반반씩 하라고 권했다. 홍어회는 발그레한 색상을 보니 제대로 잘 식힌 것 같았다. 홍어 코와 거시기회도 나왔다. 거의 안 삭힌 홍어가 입맛에 맞았다. 감칠맛이 난다고나 할까! 


접시 한가운데 놓은 이상하게 생긴 것은 생전 처음 보는지라 종업원에게 무엇이냐고 물었다. 홍어 거시기란다. '홍어x' 할 때 바로 그 거시기 말이다. 남도에 와서 별별 음식을 다 먹어 본다.   


홍어애탕


보리싹을 넣어서 끓인 홍어애탕은 똑 쏘면서도 구수하고 시원했다. 주당들이 속풀이할 때 환장할 만한 맛이라고나 할까! 홍어애탕은 반드시 보리싹을 넣어서 끓여야 한다. 보리싹이 들어가지 않으면 홍어애탕이라고 할 수 없다. 


홍어회무침


홍어회무침은 새콤달콤매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삭힌 홍어를 막걸리에 담갔다가 꼭 짜서 무채와 파에 갖은 양념을 넣고 식초를 쳐서 무친 것이다. 내 사는 충주에서는 홍어 대신 가오리를쓰면서도 이름은 홍어무침이다.  


홍어껍질무침


홍어껍질무침은 처음 먹어보았다. 복어껍질을 무치듯이 그렇게 무친 것이다. 복어껍질 맛과 비슷하지만 약간 쏘는 맛이 있다고나 할까? 그런 맛이다. 


홍어껍질묵


홍어껍질묵도 처음 먹어본 음식이다. 복어껍질로도 묵을 만드는데, 만드는 방법은 같을 것이다. 묵은 일반적으로 니맛도 내맛도 아닌 담담하고 싱거운 맛이 특징이다. 복어껍질묵 맛도 그렇다. 양념 맛이다.   


홍어애


홍어애회는 톡 쏘면서도 고소하고, 입에서 살살 녹는 그런 맛이다. 홍어 매니아라면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다. 홍어애는 홍어의 간과 내장이라서 신선하지 않으면 먹을 수 없는 부위다. 무등산 막걸리 한 잔에 홍어애 한 점은 그야말로 환상이다. 


홍어전


홍어전은 홍어를 달걀 반죽으로 옷을 입혀서 청고추와 홍고추 고명을 얹어서 소댕(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부친 것이다. 쏘는 맛에 고소한 맛과 매콤한 맛이 더해진 그런 맛이다. 


잘 삭힌 홍어회를 안주삼아 무등산 막걸리 한 사발을 마시니 세상에 부러울 것이 하나도 없다. 음식은 역시 남도다. 맛과멋이 있다. 다음에 또 광주에 오게 된다면 영광할매집도 들러볼 생각이다.  


2017. 2.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