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이슈 화제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이하여

林 山 2017. 6. 10. 09:24

오늘은 6월 민주항쟁(六月民主抗爭)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6월 민주항쟁 과정에서 불법적인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민주인사들의 명복을 빈다.


1987년 6월 10일 12.12 군사반란 주모자 중 한 사람인 노태우는 잠실체육관에서 열린 민주정의당 제4차 전당대회 및 대통령 후보 지명대회에서 제13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되었다. 같은 날 반독재,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위가 전국적으로 벌어지면서 6월 민주항쟁이 시작되었다.


경찰의 불법적인 고문에 의한 박종철 치사 사건(1월 14일), 국민들의 직선제(直選制) 개헌 요구를 거부한 전두환 군부학살 독재정권의 4.13 호헌조치(護憲措置, 선거인단의 간접선거로 대통령을 선출하는 기존 헌법을 고수하겠다는 특별선언), 시위 도중 최루탄에 맞아 사망한 이한열 사건(7월 5일 사망) 등이 도화선이 되어 6월 10일 전국 각지에서 반독재, 민주화를 위한 저항운동이 전개되었다.


노태우는 반독재, 민주화를 요구하는 전국민적인 저항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다. 노태우는 6.29 선언을 통해서 대통령 선거 직선제 개헌을 비롯해서 야당과 재야 세력이 요구한 김대중 사면복권 및 구속자 석방, 사면 등을 대폭 수용한 시국수습방안을 발표했다.


10월 국민투표를 거쳐 마침내 대통령 직선제 개헌이 이루어졌다. 12월 16일 새 헌법에 따라 16년만에 직접선거로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지만 김대중 통일민주당 고문과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가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을 배반하고 각각 독자 출마함으로써 노태우가 제13대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보수 야당의 리더 양김의 분열로 6월 민주항쟁의 목표였던 민주세력의 통합은 실패하고 말았다.


6월 민주항쟁 주도세력과 민주화를 열망하는 국민들은 마침내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탄생시켰다. 국민들이 김, 노 정권을 뽑은 것은 재벌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국방개혁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김, 노 정권의 개혁은 지지부진했고, 실망한 지지자들은 이들에게 등을 돌렸다. 그 결과 이명박근혜 정권이 들어섰고, 국민들은 10년 세월을 잃어버렸다. 이명박근혜 정권, 잃어버린 10년이었다.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 6월 민주항쟁은 4.19 민주혁명, 5.18 광주민중항쟁과 더불어 한국의 민주화 운동사에 큰 족적을 남겼다. 하지만 이제까지 민주화운동의 결과물은 보수 야당이 독차지해온 측면이 있다.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시민사회운동이 경계하고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따라서 6월 민주항쟁은 완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2016년 겨울의 촛불시민항쟁은 이명박 정권을 계승한 박근혜를 탄핵, 파면시키고 문재인 정권을 탄생시켰다. 촛불시민이 문재인 정권을 선택한 것은 다시는 세월호 침몰 참사 같은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 것이다. 또 김대중, 노무현 정권이 못한 재벌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국방개혁을 제대로 하라는 것이다. 문재인 정권은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계승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재벌개혁, 언론개혁, 사법개혁, 국방개혁을 제대로 해주기 바란다. 최소한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세상을 만들어주기 바란다.


6월 민주항쟁 30주년을 맞아 다시 한번 불법적인 공권력에 의해 희생된 민주인사들의 명복을 빈다.


2017.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