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Beethoven)-Symphonie No.6 ‘Pastorale’ Op.68(교향곡 제6번 '전원')
베토벤(Beethoven)-Symphonie No.6 ‘Pastorale’ Op.68(교향곡 제6번 '전원')
베토벤(Beethoven)-Symphonie No.6 ‘Pastorale’ Op.68(교향곡 제6번 '전원')
<교향곡 6번 ‘전원’(Symphony No.6 in F major Pastorale, Op.68)>은 루트비히 판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 1770~1827)이 1808년에 작곡해서 로프코비츠 후작과 라주모프스키 백작에게 헌정했다. 초연은 1809년 12월 빈의 안 데어 빈 극장에서 베토벤의 지휘로 이루어졌다. 베토벤이 남긴 9개의 교향곡 중에서 가장 서정적인 교향곡으로 꼽히는 이 작품은 몇 되지 않은 베토벤의 표제음악이다. 자연에서 느낀 감정을 음으로 나타내고자 했던 베토벤의 의도가 잘 드러나 있는 이 작품은 각 악장마다 어떤 자연을 묘사하는지를 설명하는 베토벤의 설명이 붙어있다. 고전 교향곡의 4악장 형식에서 벗어난 5악장 구성이다. 편성은 피콜로, 플루트2, 오보에2, 클라리넷2, 바순2, 호른2, 트럼펫2, 트롬본2, 팀파니, 현5부로 되어 있다.
〈교향곡 5번 ‘전원’〉은 초연무대에서부터 제목을 가지고 있었는데, 그 제목은 ‘시골 생활에 대한 회상’이었다. 오늘날 이 제목은 ‘전원’으로 번역되어 사용되고 있다. 우리에게 알려진 베토벤의 모습 중 가장 익숙한 모습은 자연 속에서 펜과 작은 노트를 들고 악곡의 구상을 고민하는, 고뇌하는 작곡가의 모습일 것이다. 사실 베토벤은 매우 규칙적으로 산책을 즐겼고, 자연을 사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연을 사랑한 베토벤의 마음은 그가 〈‘전원’ 교향곡〉을 작곡하던 1808년 여름, 베토벤이 한때 사랑했던 여인 테레제 말파티에게 보낸 편지에서 정확하게 드러난다. 이 편지에서 베토벤은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숲 속을 거닐 때, 나무들을 지날 때, 풀을 밟으며 그리고 돌멩이들을 밟으며 걸어갈 때 저는 얼마나 행복한지 모릅니다. 숲, 나무, 돌멩이는 우리가 원하는 울림을 전해줍니다.”
베토벤은 작곡을 하기 위해 자주 빈을 떠나 한적한 교외로 나갔던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자연에서 얻은 느낌을 음악적인 언어로 표현한 것은 그가 최초는 아니었다. 예를 들어 1802년 초연된 요제프 하이든의 오라토리오 〈사계〉 역시 자연의 사랑스러움을 묘사하고 있다. 베토벤의 〈‘전원’ 교향곡〉과 마찬가지로 하이든의 〈사계〉에서도 춤을 추는 농부들, 갑작스러운 천둥소리, 새소리 등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베토벤이 하이든과 달랐던 지점은 그가 바로 자연의 모습을 가사, 언어가 있는 오라토리오라가 아닌, 가사가 없는 순수음악인 교향곡으로 표현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럼으로써 베토벤은 가사가 가진 의미를 문자 그대로 음악으로 표현해야 하는 부담감에서 벗어났고, 〈‘전원’ 교향곡〉은 베토벤이 표현한 대로 “소리를 통한 그림이라기보다는 느낌과 관련된 음악”이 될 수 있었다.
〈‘전원’ 교향곡〉의 스케치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이미 1802년부터였다. 초기 스케치 단계에서부터 이 곡의 각 악장들은 표제적인 제목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베토벤은 이 표제들에 대해 이렇게 단언했다. ‘이 곡이 그리는 상황을 찾아내는 것은 감상자의 몫이다. 이 곡에서 전원생활이 무엇인지를 생각하는 사람은 굳이 작곡가의 의도를 나타내는 제목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전원’ 교향곡〉은 고전 교향곡의 4악장 형식을 따르지 않고 5개의 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매우 혁신적이다. 하지만 3, 4, 5악장은 중단되지 않고 이어지도록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전체는 3개의 큰 흐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다. 베토벤은 각 악장에 짤막한 설명을 곁들임으로써 각 악장이 어떠한 자연의 풍경을 묘사하고 있는지를 들려준다. 베토벤은 악보 각 악장마다 '1악장 시골에 도달했을 때의 상쾌한 느낌, 2악장 시냇가의 풍경, 3악장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4악장 폭풍, 5악장 목동의 노래-폭풍이 지나간 뒤 즐겁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기록해 놓았다.
우리는 이 곡을 들으면서 작품의 곳곳에 숨어 있는 자연의 소리들을 음악으로 접하게 된다. 이것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리는 자연이 음악으로 번역된 것이라기보다는, 작곡가 베토벤 자신의 내면적인 풍경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베토벤은 이러한 내면적인 풍경에 이야기를 부여한다. 이 이야기의 등장인물들, 가령 2악장의 시냇물이 흐르는 소리, 3악장부터 5악장에 걸쳐 등장하는 소박한 시골 농부들의 정경과 폭풍 후에 이들의 내면의 풍경까지, 이들 등장인물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들은 작곡가 자신의 자연에 대한 태도를 직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 사실 작곡가 자신의 내면은 1악장, ‘시골에 도달했을 때의 상쾌한 느낌’에서 이미 드러나고 있다. 그런가 하면 2악장에서는 자연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눈에 띈다. 플루트로 표현되는 나이팅게일의 소리, 오보에로 표현되는 메추리, 두 대의 클라리넷으로 묘사되는 뻐꾸기들이 이 곡이 들려주는 이야기의 다른 등장인물들이기도 하다.(클래식 백과)
2017. 7.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