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뉘른베르크의 명가수(Die Meistersinger von Nürnberg)>는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 1813~1883)가 1845~1867년에 완성한 3막의 오페라다. 초연은 1868년 6월 21일, 뮌헨 국립극장에서 한스 폰 뷜로 지휘로 이뤄졌다.
등장인물은 에바(포그너의 딸, 소프라노), 포그너(마이스터징어, 금세공업자, 베이스), 한스 작스(마이스터징어, 구두장인, 바리톤), 발터 폰 슈톨칭(프랑코니아의 귀족, 에바의 구혼자, 헬덴테너), 다비트(작스의 도제, 테너), 마그달레나(에바의 유모, 소프라노), 지크투스 베크메서(시의 서기, 마이스터징어, 라이트 바리톤), 프리츠 코트너(마이스터징어, 바리톤), 쿤츠 포겔게장(마이스터징어, 테너), 마이스터징어들, 도제들, 야경꾼, 베이스 바리톤 , 시민들, 여행객들 등이다. 배경은 16세기 중엽, 뉘른베르크다. 대본(리브레토)은 바그너가 썼다.
악기 편성은 피콜로,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3, 트럼본 3, 튜바, 팀파니, 베이스드럼, 심벌즈, 트라이앵글, 글로켄슈필, 하프, 류트, 현5부로 되어 있다. 무대 위에도 호른, 트럼펫, 오르간, 류트, 테너 드럼, 뿔피리 호른이 편성되어 있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바그너가 쓴 유일한 희극 오페라로 〈니벨룽겐의 반지〉연작을 잠시 중단하고 작곡한, 〈트리스탄과 이졸데〉 다음으로 쓴 작품이다. 바그너가 이 작품을 착상한 것은 1845년이었다. 당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마리엔바드로 휴양을 갔던 바그너는 게오르크 고트프리트 게르비누스의 《독일문학사》를 읽으면서 구두장이 시인이자 가장 유명한 마이스터징어로 알려진 한스 작스(Hans Sachs)는 실존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실제로 바그너는 극중 작스의 노래를 《독일문학사》에 수록된 한스 작스의 시를 가사로 하여 만들었다. 바그너는 마이스터징어의 이야기를 오페라로 만들기로 마음먹었지만, 정작 작품이 완성된 것은 1867년이 되어서였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바그너의 코미디 작품으로 다른 작품에서처럼 신들이 나오지 않으며 마법도 없다. 중세에 있었던 독일 뉘른베르크 명가수연맹의 노래 경연대회를 다룬 작품으로 바그너 특유의 라이트모티프가 전편을 누빈다. 공연 시간은 5시간이다.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Die Meistersinger von Nürnberg(뉘른베르크의 명가수)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작곡하던 당시 바그너는 그 파란만장한 인생 중 또 다른 역경의 시기를 겪고 있었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의 대본을 완성했던 1861년에는 바그너가 그토록 고대했던 '탄호이저'의 파리 공연이 좌절되었다. 1844년에는 무려 77차례나 리허설을 거친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빈 공연 역시 무산되었다. 잇따른 공연계획의 무산으로 좌절해 있던 바그너에게 또 하나의 비보가 날아든 것은 1866년이었다. 그의 아내 민나가 심장질환으로 사망한 것이었다.
사회로부터 인정받지 못하는 열패감과 민나에 대한 회한으로 괴로워하던 바그너는 음악에서 도피처를 찾고자 작곡에 매진했다. 결국 1867년에 '뉘른베르크의 명가수'가 완성되었고, 1868년 뮌헨에서 한스 폰 뷜로의 지휘로 초연이 이루어졌다.
리하르트 바그너(Richard Wagner)-Die Meistersinger von Nürnberg(뉘른베르크의 명가수)
장장 6시간에 달하는 긴 공연시간에도 불구하고 초연에 대한 반응은 열광적이었다. 청중들은 공연이 끝난 뒤 열렬한 환호로 바그너의 이름을 외쳤다. 당시 바그너의 지원자였던 바바리아의 루트비히 2세와 함께 로열 박스석에서 공연을 관람하던 바그너는 청중들에게 고개 숙여 인사하며 환호에 답했다. 이는 당시의 관례를 깨뜨리는 행동으로, 오직 군주만이 무대로 나와 청중에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바그너에 반대했던 정치인들이 루트비히 2세에게 항의했지만, 루트비히 2세는 바그너에 대한 지원을 철회하지 않았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바그너의 작품들 중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바그너가 성숙기에 작곡한 유일한 희극일 뿐 아니라, 특정 문학작품을 바탕으로 하지 않고 바그너 자신이 모든 스토리를 만들어낸 유일한 작품이다. 또한 신화적인 배경 대신 특정한 역사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유일한 작품이기도 하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16세기 중반 뉘른베르크를 배경으로 한다. 뉘른베르크는 신성로마제국 시대의 자유도시로, 여러 장인들의 길드를 중심으로 상공업이 발전한, 르네상스 시대 북유럽의 중심지였다. 바그너는 당시의 뉘른베르크의 모습과 마이스터징어의 전통을 사실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실제 역사적 시공간을 배경으로 한 만큼, 이 작품에는 바그너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초자연적이거나 마술적인 사건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 더욱 주목할 만한 점은, 이 작품에는 바그너가 그동안 개혁하려 해 왔던 오페라의 여러 관습들이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는 바그너가 그토록 반대했던 운율에 따른 가사, 아리아, 합창, 2중창과 3중창, 앙상블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이는 희극이라는 작품의 특징을 살리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접하고 바뀌게 된 바그너의 음악관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다.
1854년부터 쇼펜하우어의 저서를 읽으면서 깊이 감명 받은 바그너는 이후의 작품들에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음악으로 표현해왔다. 쇼펜하우어는, 고통스러운 세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예술이며, 그 중 세계의 거짓된 표상과 무관한 음악이야말로 최상의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접한 바그너는 음악의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일찍이 자신의 저서 '음악과 극'(1951)에서 기존 오페라의 관습적인 구성요소들인 아리아, 합창, 2중창, 3중창, 레치타티보 등을 비난했던 바그너는, 쇼펜하우어를 읽은 후 이러한 요소들의 가치에 대해 재평가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서 이 요소들을 거부감 없이 사용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는 쇼펜하우어 철학의 정수들이 고스란히 표현되어 있다. 음악만이 허구로 가득한 이 세계에 위안을 줄 수 있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은, 모든 사람이 자유롭게 음악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바그너의 사고와도 상통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사고는, 극중에서 한스 작스가 일반인들에게 마이스터징어를 뽑도록 하자고 제안하는 장면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즉 주로 중산층 출신인 마이스터징어와 같은 특정 계층 뿐 아니라 일반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예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바그너의 신념이 표현된 것이다.
또한 허구로 가득한 세계와, 이러한 허상들이 인간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파괴하는 행위를 하도록 만든다는 쇼펜하우어의 철학 역시 극 중에 표현되고 있다. 2막의 폭동 장면은 에바로 변장한 마그달레나에 대한 오해로 벌어지는 해프닝으로, 이러한 허구적인 정체성으로 인해 파괴적인 행위가 벌어질 수 있음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것이다. 또한 3막의 한스 작스의 독백 역시 허상으로 가득한 세계를 한탄하는 내용으로, 실제로 쇼펜하우어의 문구를 패러프레이즈한 가사이다.
이처럼 바그너는 한스 작스라는 인물을 통해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표현하고 있다. 그 정수는 에바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는 장면이라 할 수 있다. 바그너와 쇼펜하우어는 모두 성적 갈망을 가장 강렬한 인간의지로 생각했으며, 이러한 의지를 포기한다는 것은 쇼펜하우어가 말한 의지의 포기를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행위인 것이다. 한스 작스가 에바에 대한 사랑을 얻기를 포기하는 장면에서, 바그너는 전작인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이야기를 언급하면서 두 작품이 모두 쇼펜하우어의 철학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암시하였다.
이처럼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평등한 인간사회와 예술의 가치에 대한 바그너의 신념이 투영된 작품이다. 이와 함께, 이 작품에는 독일정신을 지켜내려는 바그너의 민족주의가 강하게 드러나 있기도 하다.
'뉘른베르크의 명가수'에는 바그너가 자신의 작품을 통해 일관적으로 표현하려 했던 독일정신에 대한 신념이 가장 뚜렷하게 표현되어 있다. 특히 당시 프랑스가 이탈리아에 비해 세련되지 못하다고 평가되었던 독일문화와 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시키는 내용들이 포함되어 있다. 한스 작스가 발터를 설득하여 마이스터징어 칭호를 받도록 하는 장면에서, 작스는 ‘외국의 헛된 규칙을 신봉하면 나라가 분열되고 장인정신이 사라질 것이다. 신성로마제국이 사라져도 신성한 독일 예술은 살아남을 것이니 진정한 독일 정신을 찬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이 짧은 모노로그 속에 바그너는 자신이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즉 통일된 독일과 독일정신의 우월성, 그리고 이국의 영향에 오염되지 않을 것을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이국의 영향에 대한 바그너의 거부감은 유대인에 대한 거부감이기도 했다. 실제로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는 유대인에 대한 거부감이 특정인물을 겨냥하고 있다고 하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극 중 인물인 베크메서가 문제의 인물로서, 바그너는 베크메서를 통해 유대인을 비판하고 있으며 유대교회의 성가를 풍자적으로 변형한 노래를 부르게 함으로써 희화화하고 있다. 문제는 베크메서에 대한 묘사가 당시 바그너에 대해 가장 적대적인 평론가였던 한슬리크를 연상시킨다는 점이었다. 실제로 바그너는 베크메서의 이름을 처음에는 한슬리크의 이름을 본따 지으려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유대인이면서 바그너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던 한슬리크는 정작 이 작품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평론을 썼다.
바그너가 표현하고자 했던 독일 민족주의와 반유대주의는 히틀러가 이용하기에 매우 적합한 것이었다. 바그너의 민족주의는 히틀러에 의해 쇼비니즘과 선전도구로 이용되었다. 히틀러는 나치 전당대회를 일부러 뉘른베르크에서 개최하였으며, 1943~1944년 시즌에는 바이로이트에서 오직 '뉘른베르크의 명가수'만을 상연하도록 하면서 전쟁의 선전도구로 이용하였다. 3막에서 군중들이 부르는 ‘잠에서 깨어나라’는 실제 한스 작스가 루터의 종교개혁을 위해 만든 노래였지만, 히틀러는 이 노래를 전의를 고취시키기 위한 것으로 이용했다.
뉘른베르크의 시민들은, 비록 유대인에 대해서는 반감을 갖고 있기는 했지만, 나치가 자신들의 도시를 이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극렬히 반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틀러는 뉘른베르크를 나치의 선전도구로 이용했으며, 결국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연합군은 이 도시를 나치독일의 심장부로 간주하여 뉘른베르크에서 전범재판을 열어 시민들에게 치욕을 느끼게 만들었다.
작품 구성과 줄거리
1막. 뉘른베르크의 성 카테리네 교회에서 포그너의 딸 에바를 본 발터는 그녀의 미모에 반하고, 다음 날 열릴 노래 경연 대회의 우승자가 그녀와 결혼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은 발터는 그 대회에 참가하여 우승할 것을 결심한다. 발터에게 호감을 느낀 에바는 하녀 마그달레나와 친밀한 관계인 한스 작스의 도제 다비트에게 발터를 도와줄 것을 요청한다. 발터는 다비트에게 경연 대회의 규칙을 물어보며 도움을 구한다.
포그너와 베크메서가 등장하고, 베크메서는 포그너에게 에바를 자신의 아내로 허락해달라고 말한다. 포그너는 경연 대회의 규칙을 낭독하면서 우승자에게 에바를 주겠다고 공표하고, 새로운 지원자 발터에 대한 예선이 열린다. 발터는 사랑과 봄에 대한 노래를 부르지만 베크메서는 그의 단점을 과장하여 기록한다. 발터가 노래하면서 의자에서 일어나자, 규칙을 어겼다며 심사위원들이 그를 야유한다. 심사위원들은 발터의 노래를 ‘귀가 찢어지는 소음’이라고 비난한다. 이 부분은 바그너가 자신의 음악에 대한 비판들을 그대로 옮겨놓은 대사이다. 그러나 한스 작스만은 독창적인 발터의 재능에 깊이 감명 받는다.
2막. 다비트로부터 발터가 예선에 탈락했다는 소식을 들은 마그달레나가 급히 에바에게 이 소식을 알리고, 에바는 한스 작스를 찾아가 발터가 우승하지 못한다면 대신 작스가 우승하기를 원한다며 작스를 유혹한다. 발터와 에바의 관계를 짐작한 작스는, 에바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고 이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한다. 작스의 계획을 모르는 에바와 발터는 야반도주를 계획하고, 작스는 이들을 말리려 한다.
한편 베크메서는 에바의 창 앞에서 노래를 부른다. 사실 에바는 발터와 함께 도망치기 위해 마그달레나를 대신 방에 남겨두었다. 작스는 베크메서가 실수할 때마다 망치질을 하면서 베크메서를 당황하게 만들고, 창밖으로 마그달레나가 머리를 내밀자 더욱 당황해버린다. 마침 다비트가 등장하여 마그달레나를 보고 베크메서가 자신의 연인을 유혹하려 한다고 오해하여 사람들과 함께 소동을 일으킨다.
분노한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동안 작스는 도망치려던 발터와 에바를 데려오고, 에바는 아버지에게 이끌려 집으로 돌아간다. 소동이 잠잠해지고 야경꾼이 중세의 단조로운 선율을 노래한다.
3막. 작스의 작업장에 발터가 찾아와, 자신이 꿈꾼 노래에 대해 말한다. 작스는 그의 노래를 인정하면서 마이스터징어의 규칙을 따를 것을 충고한다. 두 사람이 퇴장한 후 베크메서가 등장하여, 작스가 받아 적은 발터의 시를 보고 위대한 작스가 지은 것이라고 생각하여 그것을 훔친다. 작스가 등장하자 베크메서는 간밤의 일을 항의하고, 작스는 결국 그 시를 베크메서에게 넘겨준다.
에바 역시 작스의 작업장으로 찾아와 발터를 만나려 하고, 발터가 기사복장으로 등장하자 작스는 아침에 부른 노래를 들려달라고 청한다. 발터의 노래에 감동한 에바가 작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작스는 그 시에 대한 보증인으로 다비트를 지정하면서 다비트의 지위를 승격시켜준다. 지위가 승격되면서 결혼할 수 있게 된 다비트와 마그달레나, 에바와 발터, 작스가 아름다운 5중창을 부른다.
드디어 경연 대회가 열리고, 도제들과 소녀들이 즐겁게 춤추며 축제의 시작을 알린다. 경연 대회가 시작되고, 베크메서가 발터의 시를 노래하지만 관중들의 야유만이 돌아올 뿐이다. 화가 난 베크메서는 이 시를 지은 것이 한스 작스라고 말하고, 작스는 사실 자신이 아니라 발터가 지은 것이라고 말한다. 발터가 등장해 노래하고 관중들은 그 노래의 아름다움에 환호를 보낸다. 에바가 그에게 승리의 월계관을 씌워주고, 포그너는 그에게 마이스터징어의 지위를 허락한다고 말한다. 발터가 마이스터징어가 되기를 거부하자, 작스가 독일정신의 가치를 역설하며 그를 설득하고, 마침내 발터가 마이스터징어가 되자 청중들은 독일 예술의 영원성을 노래한다.
주요 음악
전주곡(Overture)
전주곡(Overture)
전주곡(Overture)
1막 전주곡. 바그너의 전주곡 중 가장 인기 있는 곡 중 하나로, 극의 진행을 미리 보여주는 동시에 음악적인 아름다움을 함께 보여주고 있다. 웅장한 주제로 시작된 음악은, 사랑의 주제와 발터의 자부심의 주제로 이어진다. 웅장한 첫 주제는 많은 극작품에서 인용되기도 했으며, 사랑의 주제는 20세기 초반 할리우드 영화 음악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마침내 다시 웅장한 첫 주제로 돌아와 금관과 타악기의 장엄한 음향으로 서곡이 마무리되고, 휴지부 없이 1막의 교회음악으로 이어진다.
폭동의 노래(Darf ich mich Meister nennen- Zum Teufel mit dir, verdammter)
2막 ‘폭동의 노래(Darf ich mich Meister nennen- Zum Teufel mit dir, verdammter)’. 다비트가 에바를 대신하고 있는 마그달레나에게 세레나데를 부르는 베크메서를 보고 분노하는 장면으로,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이나 로시니의 '세비야의 이발사'를 연상시키는 우스꽝스럽고 소란스러운 장면이다. 소박하게 시작된 다비트의 선율이 성난 군중들의 목소리와 뒤섞이면서 요란한 소동이 벌어지고, 웅장한 오케스트라가 제시된 후 소란이 잦아든다. 야경꾼이 나팔 소리와 함께 조용한 선율로 11시를 알린다.
기만, 기만, 모두가 기만이다(Wahn! Wahn! Überall Wahn!)
기만, 기만, 모두가 기만이다(Wahn! Wahn! Überall Wahn!)
한스 작스의 노래, ‘망상이야, 망상!(Wahn, Wahn!)’. 쇼펜하우어의 대변자로서의 한스 작스의 면모가 돋보이는 이 노래는, 2막에서 벌어진 소동을 회상하는 노래로 ‘반(wahn) 모노로그’라고 불리기도 한다. 인간의 광기와 허상을 한탄하는 이 노래에는 세계의 허상에서 벗어나 고귀한 인간성을 회복하려 하는 쇼펜하우어적인 면모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색적인 가사와 느리고 장중한 느낌의 선율이 바리톤의 음색과 어우러져 철학적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다. 잠시 격렬하게 진행되던 선율은, 현악의 피치카토와 함께 깨달음의 기쁨과 성찰의 고요함으로 이어진다.
5중창(Quintet) '나의 행복은 해처럼 웃는다(Selig, wie die Sonne)'
3막 5중창. 발터가 새로운 노래를 선보이고, 이에 흡족한 작스가 그의 실력을 인정하면서 이 노래에 대한 보증인으로 다비트를 내세운다. 도제의 신분으로는 보증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작스는 다비트의 신분을 승격시켜 준다. 이로써 마그달레나와 결혼할 수 있게 되어 기쁨에 찬 다비트와 마그달레나, 희망에 부푼 에바와 발터, 그리고 자신의 욕망을 포기하고 진정한 사랑을 이루게 해 준 작스의 심정이 어우러진 5중창이 펼쳐진다. 모두가 기쁨에 들떠 부르는 이 5중창은 모든 오페라의 5중창 중 가장 뛰어난 것으로 손꼽힐 정도로 각 인물들의 감정이 생생하게 묘사되면서도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수상곡(Preislied) '아침은 장미빛으로 빛나고(Morgenlich leuchtend im rosigem Schein)'
수상곡(Preislied) '아침은 장미빛으로 빛나고(Morgenlich leuchtend im rosigem Schein)'
발터의 승리의 노래 ‘아침은 장미빛으로 빛나고(Morgenlich leuchtend im rosigen Schein)’. 드디어 경연 대회의 무대에 오른 발터가 부르는 노래로, ‘상의 노래’라고도 불린다. 한스 작스의 집에서 아침에 불렀던 노래이지만, 가사를 들고 있던 코트너가 가사를 적은 종이를 떨어뜨리면서 중간에 즉흥연주 같은 선율이 삽입되기도 한다. 고음의 선율에 장식음이 많아서 매우 고난이도의 노래이다. 바그너의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이탈리아 오페라 테너에게 잘 어울리는 곡이지만, 바그너 특유의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함께 노래해야 하기 때문에 풍부한 성량을 필요로 하는 곡이다. 감미로운 선율과 현악의 아르페지오가 어우러져 사랑의 기쁨을 탁월하게 표현하고 있다.(클래식백과)
'라일락 향기가 얼마나 좋은가(Was duftet doch der Flieder)'(T), '이제 듣고 알았도다(Nun hört und versteht)'(T)도 베스트 아리아다. 3막에 나오는 '도제공(Apprentices)들의 춤'과 '장인(Master)들의 입장'은 연주회 프로그램에도 많이 등장하는 곡이다.
라일락 향기가 얼마나 좋은가(Was duftet doch der Flieder)
이제 듣고 알았도다(Nun hört und versteht)
2017.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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