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의 잔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 복원을 강력 반대한다!
충주시는 2015년 6월, 충주 시민들이 흔히 ‘가구점 골목’이라고 부르는 성내동 243번지, 약 251 평과 그 땅에 세워진 건물 약 140 평을 7억 원에 매입하였다. 일제하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이었던 그 건물을 사들여 근대박물관을 만든다는 계획이었다. 내세운 명분은 충주에 남아있는 근대 건축유산이라는 것, 어두운 역사도 기억해야 한다는 것 등이었지만 역사에 대한 진지한 논의는 없었다.
더욱이 그 장소는 충주가 일본에 의해 지속적으로 유린된 읍성 내이고 식산은행이 충주의 민중을 수탈했던 원한의 기관이었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 일본과 대결하며 조상들이 피를 흘리고 가장 많은 피해를 본 충주가, 그것도 읍성 내에 관아건물들을 파괴하고 일제가 건립한 식민지 수탈의 상징인 ‘조선식산은행’ 건물을 복원한다는 것을 대체 어떤 말로 포장할 수 있을까? 복원해야한다면 일제가 부수고 흔적을 없애려 한 충주 읍성과 관아 건물이지, 그들이 남기고 간 식민지 잔재 수탈기관은 결코 아닌 것이다.
혹자는 욕된 역사를 보존하여 반성과 기억의 장소로 남기자고 한다. 블랙투어리즘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반인류 범죄 현장인 난징대학살이나 아우슈비츠를 보존하는 이유는 피해자뿐 아니라 가해자인 일본과 독일이 그 현장에 와서 역사적 죄과를 참회하는 의미가 있다. 그런데 어느 일본인이 복원된 충주식산은행에 와서 그들의 식민지 죄과를 반성할 것인가? 오히려 지난 영광을 되새기며 흐뭇해하지 않을까?
이제는 낡아 허물어지기 직전인 건물을 거액의 혈세를 들여 복원하겠다는 것은 역사에 무지하거나 눈 감은, 더도 덜도 아닌 친일파의 논리이며 나아가 허울 좋은 공공의 이름으로 국민의 세금을 좀먹는 작태일 뿐이다. 애초에 계획했던 근대박물관도 말이 안 되는데, 최근에는 ‘조선식산은행’을 복원하여 미술관으로 만들자는 논의가 무르익고 있다. 충주에서 오늘을 살고 있는 ‘현대’ 미술가들은 과연 조선식산은행에서 자신의 작품을 걸고 싶을까?
이 수치스러운 건물이 아직도 버젓이 충주 시내 한복판에 서 있다는 사실 자체가 엽기적이다. 그것은 사직산에 있던 ‘일본천황신사’가 부수어지던 1945년 8월에 같이 사라졌어야 할 추악한 상징이다. 임진왜란 때 도륙을 당한 충주 읍성의 우리 선조들, 의병 전쟁 때 피를 뿌린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의 원혼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충주식산은행 철거를 충주 시민들의 늦은 축제로 만들고 진정 복원할 것을 복원하자! 우리에게는 아직 되찾고 복원해야 할 수많은 유산과 정신이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충주 시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다.
일제의 잔재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 복원을 강력 반대한다!
2017년 10월 16일
일제강점기 조선식산은행 충주지점 건물 복원반대 시민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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