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수염 영주의 성(Bluebeard’s Castle, A kékszakállú herceg vára)>은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1881~1945)가 1911년에 완성해서 마르타 바르토크(Márta Bartók, 1893~1967)에게 헌정한 오페라다. 1917년 수정을 거쳐 1918년 5월 24일 부다페스트에서 초연되었다. 바르토크의 유일한 오페라 〈푸른 수염 영주의 성〉은 그의 가까운 친구 벨라 발라즈(Béla Balázs, 1884~1949)가 프랑스의 동화작가 샤를 페로의 ‘푸른 수염’ 이야기를 바탕으로 쓴 대본에 붙인 단막 오페라이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A Kékaszakállú Herceg Vára(푸른 수염 영주의 성)
등장인물은 푸른 수염 영주(베이스 또는 베이스바리톤), 유디트(소프라노 또는 메조소프라노), 푸른 수염의 아내들(침묵) 등이다. 대본(리브레토)은 벨라 발라즈가 썼다. 편성은 무대 위에 플루트 4, 오보에 2, 잉글리시호른, 클라리넷 3, 바순 4, 호른 4, 트럼펫 4, 트롬본 4, 튜바, 팀파니, 베이스 드럼, 탐부로 피콜로, 탐탐, 심벌즈, 실로폰(원래는 타스티에라), 트라이앵글, 하프 2, 첼레스타, 오르간, 현악성부, 무대 밖에 트럼펫 4, 트롬본 4로 되어 있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A Kékaszakállú Herceg Vára(푸른 수염 영주의 성)
묻힐 뻔한 오페라. 발라즈는 처음에는 자신의 룸메이트였던 졸탄 코다이에게 이 이야기를 다룬 대본을 주기로 하고 2년 동안 집필에 매진했다. 그러나 1910년 이 대본이 출판되었을 때 발라즈는 코다이와 바르토크에게 함께 헌정한다. 발라즈의 대본에 매료된 바르토크는, 1911년에 예정되어 있는 헝가리 예술협회 콩쿠르에 출품할 작품으로 오페라를 기획하였다. 그러나 심사위원단은 오직 두 명의 가수가 동일한 배경 속에서 진행하는 플롯만으로는 극음악에 요구되는 극적인 효과가 부족하다고 평가하면서 바르토크의 작품을 선정하지 않았다. 바르토크는 이 일에 크게 좌절했고, 이 작품이 결코 무대에 오르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A Kékaszakállú Herceg Vára(푸른 수염 영주의 성)
El Casillo de Barbazul (A kékszakállú herceg vára), Dir. Marcelo Lombardero
Scene Diego Siliano, Costume Luciana Gutman, Ligth Ramon Lopez
Judith Adriana Mastrangelo, Kékszakállú Hernan Iturralde
Orquesta del Teatro Municipal de Santiago de Chile, Conductor Jose Luis Dominguez
이로부터 7년이 흐른 뒤인 1918년, 1917년에 초연한 발레 〈허수아비 왕자〉가 성공을 거두면서 그 인기를 발판으로 마침내 〈푸른 수염 영주의 성〉이 초연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19년, 대본작가 발라즈가 정치적 이유로 추방되면서 그의 모든 작품이 상연금지명령을 받았고, 〈푸른 수염 영주의 성〉 역시 1936년까지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A Kékaszakállú Herceg Vára(푸른 수염 영주의 성)
고도의 상징으로 그려내는 남성의 내면. 페로의 동화 《푸른 수염》은 여성의 호기심에 대해 경고하는 이야기로, 오펜바흐, 뒤카 등 많은 음악가들의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그 중에서 바르토크가 그려내는 푸른 수염 영주의 이야기는 매우 독특한 심리극을 보여준다. 바르토크는 다른 작품들과는 달리 여주인공보다는 푸른 수염의 내면 심리를 그려내는 데 집중한다. 그가 연출하는 심리극은 다양한 상징들을 통해 남성의 욕망과 정신세계를 날카롭게 파헤친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A Kékaszakállú Herceg Vára(푸른 수염 영주의 성)
Charlotte Hellekant Judith (mezzo-soprano), Falk Struckmann Bluebeard (bass)
Philharmonia Orchestra, Christoph von Dohnányi conductor
오페라는 푸른 수염과 갓 결혼한 유디트가 그의 성에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어두운 무대는 일곱 개의 문으로 둘러싸여 있다. 각각의 문이 열릴 때마다 서로 다른 색의 조명이 켜지면서, 각 방이 상징하는 푸른 수염의 내면심리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푸른 수염은 유디트에게 그와의 결혼을 다시 생각해 보라고 경고하지만, 유디트는 영주의 어둡고 음산한 성에 자신이 사랑의 빛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빛의 세계를 대변하는 유디트는 푸른 수염의 모든 것을 알고자 하고, 굳게 닫힌 일곱 개의 방을 보여 달라고 말한다. 이후 오페라는 각각의 방을 들여다보며 푸른 수염의 내면세계를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