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악 4중주 6번(String Quartet No.6, Sz.114)>은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1881~1945)가 1939년에 완성해서 콜리시 4중주단에 헌정한 4악장의 기악곡이다. 편성은 바이올린 2, 비올라, 첼로로 되어 있다. 이 곡은 모든 악장에 슬프게라는 지시어가 있는데 이 때문에 전반적으로 슬픈 분위기가 감도는 작품이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String Quartet No.6 Sz.114(현악 4중주 6번)
Shanghai Quartet, April 2, 2011, 8:00pm.
Alexander Kasser Theater Montclair State University
Weigang Li, Violin. Yi-Wen Jiang, Violin
Honggang Li, Viola. Nicholas Tzavaras, Cello
그의 마지막 현악 4중주. 1939년에 완성된 바르토크의 마지막 현악 4중주는, 그가 고국인 헝가리에서 쓴 마지막 작품이기도 하다. 바르토크가 스위스 자넨에 머물 때 그와 친밀한 관계였던 졸탄 세케이가 새로운 현악 4중주를 위촉하여 작곡에 착수했지만, 부다페스트로 돌아와 이 작품을 완성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나치의 망령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이로써 세케이와 연락이 끊어진 그는 미국에서 바르토크의 음악을 의욕적으로 연주해온 콜리시 4중주단에 이 작품을 헌정했다. 초연은 1941년 콜리시 4중주단의 연주로 뉴욕에서 이루어졌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String Quartet No.6 Sz.114(현악 4중주 6번)
Tempest Quartet, Castleman Quartet Program 2016
깊은 비탄 속에서 희망을 구하다. 바르토크의 현악 4중주 작품들은 20세기에 작곡된 현악 4중주 중 유일하게 발전적 성장을 보여주었다고 평가된다. 실제로, 6개의 현악 4중주는 그의 음악세계가 변화하는 양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남긴 마지막 현악 4중주는 이전의 작품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준다. 〈현악 4중주 5번〉에서 자신만의 어법을 완결된 형태로 제시했던 바르토크는 〈현악 4중주 6번〉에서 전혀 다른 형식을 사용하여 또 다른 음악적 방향을 모색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String Quartet No.6 Sz.114(현악 4중주 6번)
Aeolus Quartet, 12th Banff International String Quartet Competition
Banff Centre, August 29-September 4th, 2016
〈현악 4중주 6번〉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모든 악장이 ‘mesto(슬프게)’라고 지시된 느린 선율로 시작된다는 점이다. 이 선율은 1악장에서는 서주에서만 짧게 등장하지만, 2악장과 3악장에서 점점 더 긴 형태로 제시된다. 4악장에서는 이 선율이 1악장의 다른 재료들과 함께 전체 악장을 관통하는 중심이 된다.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 String Quartet No.6 Sz.114(현악 4중주 6번)
Bordone Quartet
바르토크가 이 작품을 쓸 때는 자신이 고국을 떠나게 될 것임을 예상하지 못했겠지만, 어머니의 죽음과 불안한 정치적 상황을 겪으면서 느낀 깊은 비탄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나치가 자행하는 광적인 만행이 헝가리에까지 미치게 되자, 그는 그토록 사랑했던 조국을 등지고 미국으로 향한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도 병마와 생활고를 겪으며 힘겨운 시기를 보내야 했다. 다행히 바르토크의 음악을 사랑했던 쿠세비츠키 등의 도움으로 〈관현악을 위한 협주곡〉 등을 작곡하며 미국 청중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길 수 있었고, 이러한 성공을 발판으로 〈현악 4중주 7번〉을 구상하고 작곡에 착수했지만 결국 완성하지 못한 채 세상을 등지고 말았다.
1악장 메스토-비바체(Mesto - Vivace)
Glinka String Quartet, June 7, 2011. Small Hall of Saint Petersburg Philharmonia
Vladislav Pesin - Violin I, Vladislav Bezrukov - Violin II
Lev Serov - Viola, Oleg Smirnov - Cello
1악장 메스토-비바체(Mesto - Vivace)
Emerson String Quartet, 1988
1악장 메스토-비바체(Mesto - Vivace). 〈현악 4중주 6번〉의 첫 악장은 고전적 소나타 형식을 따르면서도 보다 간결하고 명료한 형태를 보여준다. 비올라가 무반주로 메스토 선율을 연주하며 악장이 시작된다. 템포가 비바체로 빨라지면서 역동적인 1주제가 제시된다. 이어지는 2주제는 헝가리 민속음악의 장단을 살린 민요풍 선율이다. 그러나 고정된 패턴에 속박되기보다는 유연하고 자유롭게 전개되면서 바르토크 특유의 어법을 보여준다. 종결주제는 1주제와 2주제의 재료들을 변형하여 사용하고 있다.
재현부에서는 고전적 소나타 형식에 따라 1주제를 간략하게 먼저 재현한 뒤 2주제와 종결주제를 차례로 재현한다. 코다에서는 렌토로 템포가 느려지면서 긴장을 이완시킨다. 바이올린이 2악장의 중심모티브를 예고하며 다음 악장으로 이어진다.
2악장 메스토-마르치아(Mesto - Marcia)
Castalian String Quartet, YCAT Finals, 19/05/2016, Wigmore Hall
Sini Simonen, violin. Daniel Roberts, violin
Charlotte Bonneton, viola. Christopher Graves, cello
2악장 메스토-마르치아(Mesto - Marcia)
Alexander String Quartet, 2013
2악장 메스토-마르치아(Mesto - Marcia). 1악장에서 연주된 비통한 메스토 선율이 3성부로 연주되면서 악장이 시작된다. 이어지는 트리오 부분에서는 첼로가 변덕스럽게 변화하는 선율을 연주하고, 다른 악기들은 트레몰로와 피치카토로 이를 반주한다. 트리오는 각각의 악기들이 카덴차 풍의 고난이도의 패시지를 연주하며 마무리되고, 뒤이어 마르치아 부분이 반복된다. 불협화음적 음정과 더불어 다양한 테크닉을 통해 음산한 음향을 만들어낸다.
3악장 메스토-부를레타(Mesto - Burletta)
Rodolfo Vieira, Terra Warger, violins, Miriam Barfield, Viola, Ashton Lim, cello
Meadowmount School of Music on July 24, 2009
3악장 메스토-부를레타(Mesto - Burletta)
Chiara String Quartet, 2016
3악장 메스토-부를레타(Mesto - Burletta). 마찬가지로 깊은 슬픔을 담은 메스토 선율로 악장이 시작된다. 이어지는 냉혹한 풍자적 음악은 이 비탄을 상쇄하기보다는 더욱 강조하는 역할을 한다. 바르토크는 1바이올린과 2바이올린을 4분음 다르게 조율하도록 지시함으로써 새로운 음향적 시도를 제시했다. 두 바이올린은 느린 상행 글리산도를 함께 연주하면서 음악적인 익살을 연출한다. 이처럼 신랄한 유머를 자아내다가 트리오로 접어든다. 트리오에서는 1악장의 모티브들을 사용함으로써 악장 간의 통일성을 획득한다. 뒤이어 다시 부를레타 반복한 뒤 바이올린의 피치카토로 마무리된다.
4악장 메스토-몰토 트란퀼로(Mesto - Molto tranquillo)
Fine Arts Quartet, 2014
4악장 메스토-몰토 트란퀼로(Mesto - Molto tranquillo). 시종일관 깊은 비탄을 토로하는 마지막 악장은, 바르토크의 개인적 슬픔을 절절히 담아내고 있다. 그는 원래 이 현악 4중주의 마지막 악장을 춤곡 풍으로 흥겹게 끝맺으려 했지만, 이 작품을 작곡하던 중 어머니의 죽음을 겪으면서 마지막 악장은 깊은 슬픔을 품은 비가로 완성하게 되었다.(클래식 백과)
2017. 10.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