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향곡 6번(Symphony No.6 op.104)>은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1865~1957)가 1923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초연은1923년 헬싱키에서 헬싱키 필하모닉의 연주와 시벨리우스의 지휘로 이뤄졌다. 편성은 플루트 2, 오보에 2, 클라리넷 2, 베이스 클라리넷, 바순 2,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팀파니, 하프, 현5부로 되어 있다.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 Symphony No.6 in d minor, Op.104(교향곡 6번)
Esa Pekka Salonen, Symphonieorchester des Schwedischen
시벨리우스의 다른 교향곡들이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는 새들을 떠올린다거나, 황량한 핀란드의 풍경을 떠올리게 해준다면, 그의 〈교향곡 6번〉은 날렵한 자전거를 타고 가파른 언덕의 내리막길을 질주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 곡이 주는 가볍고 유희적인 느낌은 그의 어린시절, 에멘리나(Hämmenlinna)의 시골 풍경으로부터 뿌리를 두고 있다. 이 풍경이 바로 〈교향곡 6번〉의 첫 스케치들의 영감을 주었다.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 Symphony No.6 in d minor, Op.104(교향곡 6번)
Orchestra of Southern Utah. Music Director Xun Sun
하지만 1922년 시벨리우스가 이전에 만들어놓은 스케치들을 모아서 하나의 곡으로 엮어내려고 했을 때, 그의 삶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그의 남동생 크리스티안이 1922년 7월 세상을 떠나면서 시벨리우스는 한 동안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또한 그에게 닥친 재정적인 상황도 그의 삶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향곡 6번〉에 대한 그의 집중은 확고한 편이었다. 그 결과 이 곡은 1923년 2월 19일 헬싱키에서 초연될 수 있었다.
얀 시벨리우스(Jean Sibelius) - Symphony No.6 in d minor, Op.104(교향곡 6번)
The Danish National Symphony Orchestra. Leif Segerstam, conductor.
비록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6번〉이 그의 다른 교향곡들과는 색다른 느낌을 주고 있지만, 여전히 이 속에는 시벨리우스만의 제스처들이 포함되어 있다. 현악기들은 신비스러운 느낌을 주고 있고, 바쁘게 패시지들을 반복하면서 매우 시벨리우스적인 동형진행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새의 노랫소리처럼 들리는 효과는 주로 목관악기로부터 비롯되고, 금관악기의 두터운 음향 역시 매우 시벨리우스적인 특징이다.
1악장 알레그로 몰토 모데라토(Allegro molto moderato)
Boston Symphony Orchestra · Sir Colin Davis, 2002
2악장 알레그레토 모데라토(Allegretto moderato)
Berliner Philharmoniker · Herbert von Karajan, 1999
또한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5번〉의 1악장 발전부부터 시작된 시벨리우스 후기 교향곡의 특징 중 하나는 여러 가지의 템포와 분위기가 각각의 ‘메타 흐름’을 만들어내어서 결국 하나의 커다란 강에서 만나는 강의 지류와도 같은 모양새의 느낌을 준다는 것이다.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6번〉이 다른 작품보다 밝게 빛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그가 이 작품에서 중세의 교회선법인 ‘도리안 선법’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점은 3악장 스케르초에서 보다 명백하지만, 이로 인해 이 곡 전체는 장조와 단조 사이에서 떠다니는 느낌을 준다.
3악장 포코 비바체(Poco vivace)
London Symphony Orchestra, Sir Colin Davis, 2004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6번〉은 그의 교향곡을 대표하는 작품도, 매우 전형적인 시벨리우스의 교향곡도 아니다. 또한 시벨리우스의 교향곡 추종자들이 흠모해 마지않는 하늘로 날아오르는 듯한 ‘노래’적인 특징도 가지고 있지 않다. 시벨리우스는 이 작품을 “순수한, 차가운 물”이라고 묘사했고, 이에 반해 그가 살던 시대의 다른 작곡가들이 작곡한 작품들을 “샴페인이나 리큐어 ”에 비교했다.
4악장 알레그로 몰토(Allegro molto)
San Francisco Symphony · Herbert Blomstedt, 2006
우리는 〈교향곡 6번〉의 랩소디적인 특징이나,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어 보이는 자유로움 속에서, 그가 말한 ‘순수함’을 듣게 된다. 특히 선율이 자유롭게 항해하는 1악장, 유희적인 느낌의 플루트와 민첩하게 움직이며 연주되는 하프가 등장하는 2악장, 이후 예측하기 불가능한 전조로 인해 보다 다이내믹한 특징을 가지는 마지막 악장 등에서 우리는 시벨리우스의 순수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된다.(클래식 백과)
2017. 11.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