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 협주곡 G장조(Piano Concerto in G Major)>는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1875~1937)이 1929년~1931년에 완성해서 마르게리트 롱(Marguerite Long, 1874~1966)에게 헌정한 3악장의 기악곡이다. 초연은 1932년 1월 14일 파리에서 라벨 지휘와 마르게리트 롱의 피아노 연주로 이뤄졌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피아노 협주곡 G장조)
Martha Argerich. Andrej Boreyko, conductor. Orchestra Sinfonica Nazionale della Rai
편성은 피아노, 피콜로, 플루트, 오보에, 잉글리시호른, 클라리넷 3, 바순 2, 호른 2, 트럼펫, 트롬본, 팀파니, 트라이앵글, 스네어 드럼, 베이스드럼, 심벌즈, 탐탐, 우드블록, 휘프, 하프, 현악성부로 되어 있다. 〈피아노 협주곡〉 G장조는 또 다른 피아노 협주곡인 〈왼손을 위한 협주곡〉과 같은 시기에 작곡된 작품이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피아노 협주곡 G장조)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London Symphony Orchestra - Sergiu Celibidache
미국으로 연주여행을 갔던 라벨은 미국 청중들의 열렬한 환호에 고무되어, 미국에서 초연할 새로운 작품을 구상하게 되었다. 그는 미국에서 다양하게 접하게 된 재즈의 어법을 사용한 피아노 협주곡을 쓰기로 결정하고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파울 비트겐슈타인이 전장에서 한 팔을 잃은 자신을 위한 피아노 협주곡을 의뢰했고, 라벨은 두 작품을 같은 시기에 작업하게 되었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피아노 협주곡 G장조)
Jean-Yves Thibaudet, piano. Gustav Mahler Jugendorchester
Philippe Jordan. conductor. London, Proms 2013
라벨은 이 작품을 미국에서 직접 초연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만큼 자신을 환영해준 미국의 청중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러나 동시에 두 개의 협주곡을 작곡해야 했을 뿐 아니라, 건강 역시 쇠약해지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었고, 마침내 1931년이 되어서야 완성할 수 있었다. 이미 라벨의 건강상태는 더욱 악화된 상태였고, 야심차게 계획했던 연주여행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피아노 협주곡 G장조)
Hélène Grimaud, piano. Tugan Sokhiev, conductor. Berliner Philharmoniker
라벨은 미국이 아닌 가까운 암스테르담에서 초연하기로 계획을 바꾸었지만, 이 계획 역시 포기해야만 했다. 자신의 건강상태가 연주를 감당할 수 없을 정도라는 것을 깨달은 라벨은, 대신 마르게리트 롱에게 이 작품의 초연을 부탁해야만 했다. 그리하여 1932년, 라벨이 지휘하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마르게리트 롱의 연주로 드디어 초연이 이루어질 수 있었다. 초연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으며 곧이어 유럽 각지를 순회하며 수많은 청중에게 〈피아노 협주곡〉 G장조를 선보였다. 라벨이 그토록 열망했던 미국 초연 역시 같은 해 보스턴과 필라델피아에서 이루어졌다.
모리스 라벨(Maurice Ravel) - Piano Concerto in G Major(피아노 협주곡 G장조)
ESTONIAN NATIONAL SYMPHONY ORCHESTRA, conductor ARVO VOLMER
soloist ANNA SZAŁUCKA (Poland)
라벨은 협주곡이 심오하고 난해하기보다는 쾌활하고 화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신념을 반영하듯, 피아노협주곡 G장조는 재즈라는 새로운 어법을 활용한 재기발랄한 쾌활함을 담고 있다. 미국에서 재즈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리듬에 매료된 라벨은 1악장과 3악장에서 재즈의 리듬을 다양하게 활용하여 현대적인 감각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독특한 타악기들을 통해 재미있는 음향을 연출함으로써 라벨의 세련된 오케스트레이션을 새롭게 과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이 재기발랄한 유쾌함만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2악장에서 보여주는 섬세함과 우아함은 신비로우면서도 투명한 라벨 특유의 음악세계를 보여준다. 감미로우면서도 애수 어린 2악장의 아름다움은 가을 햇살과 같은 투명한 슬픔을 담아내고 있다.
1악장 알레그라멘테(Allegramente)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London Symphony Orchestra - Sergiu Celibidache
1악장 알레그라멘테(Allegramente)
Jean-Yves Thibaudet · Orchestre Symphonique de Montréal · Charles Dutoit, 1996
1악장 알레그라멘테(Allegramente). 드럼과 첼로가 트레몰로를 연주하는 동안 비올라가 날카로운 피치카토로 음악을 시작한다. 채찍 소리를 내는 휘프의 일격과 함께 피아노의 연주가 곧바로 시작된다. 피아노가 1주제를 연주하는 동안 목관이 촘촘한 짜임새로 반주한다. 이어서 오케스트라가 1주제를 반복한 뒤 몽환적인 피아노의 선율이 뒤따른다. 그러나 피아노의 선율은 금세 오케스트라의 블루스풍 음악에 방해를 받는다. 장조와 단조를 넘나드는 블루스에 이어 심벌즈와 캐스터네츠가 독특한 리듬의 경과구를 연주한 뒤 2주제로 진행된다. 기괴한 불협화음으로 시작된 2주제는 곧 풍부한 표정의 선율을 노래한다. 라벨은 이 악장을 고전적인 ‘소나타 알레그로 형식’으로 구성하고 있는데, 특히 제시부에 무게를 두어 무려 106마디에 달하는 긴 제시부 속에서 1악장의 주요 주제를 대부분 소개하고 있다. 스페인적인 음향과 재즈 어법의 만남이 더없이 매력적이다. 길고 현란한 카덴차는 2주제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역동적인 코다에 이어 금관이 대담한 스케일을 연주하면서 간결하게 마무리된다.
2악장 아다지오 아사이(Adagio assai)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London Symphony Orchestra - Sergiu Celibidache
2악장 아다지오 아사이(Adagio assai)
Jean-Yves Thibaudet · Orchestre Symphonique de Montréal · Charles Dutoit, 1996
2악장 아다지오 아사이(Adagio assai). 2악장은 1악장과는 매우 대조적으로 단조로운 리듬과 우아함을 보여준다. 피아노가 모차르트풍의 선율을 고요하게 연주하면서 음악이 시작된다. 라벨은 이 선율을 쓰기 위해 매우 고심했고, 긴 호흡의 프레이즈를 유려하고 우아하게 끌고 가기 위해서 여러 차례 수정을 했다고 한다. 오른손이 3/4박자의 선율을 연주하는 동안 왼손은 6/8박자의 반주를 연주함으로써 마치 불안한 왈츠 같은 느낌을 준다. 피아노가 긴 트릴을 연주하면서 주제선율을 마무리하면 목관악기들이 차례로 이 트릴을 변주하면서 악상을 더해간다. 독주 플루트가 C#음을 길게 연주하면서 쇼팽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우아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전환시킨다. 이어서 목관이 2주제를 연주하는데, 1주제에 비해 불협화음을 많이 사용하고 있으며 보다 밀도 높게 구성되어 있다. 피아노가 2주제를 장식적으로 변형하여 반복하면서 음악은 절정을 향해간다. 잉글리시 호른이 다시 1주제를 반복하고 피아노가 이를 장식음으로 반주하면서 코다로 이어진다. 짧고 우아한 코다는 부드럽고 투명한 음향으로 종지된다.
3악장 프레스토(Presto)
Arturo Benedetti Michelangeli. London Symphony Orchestra - Sergiu Celibidache
3악장 프레스토(Presto)
Jean-Yves Thibaudet · Orchestre Symphonique de Montréal · Charles Dutoit, 1996
3악장 프레스토(Presto). 카프리치오 풍의 화려한 피날레 악장은 1악장의 강렬함을 되살리면서, 빠른 진행과 고난이도의 기교를 선보인다. 드럼의 트릴로 시작된 악장은 바순과 금관, 첼로의 날카로운 스타카토로 이어진다. 곧이어 피아노가 화음들의 빠른 연쇄로 이루어진 1주제를 연주한다. 피아노의 역동적인 연주에 목관악기들이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마침내 피아노의 날카로운 스타카토로 1주제가 마무리된다. 경쾌한 2주제에 이어 호른이 재미있는 종결주제를 연주한다. 주제선율들이 자유롭게 발전되면서 더욱 역동적으로 진행되다가 처음에 제시된 4개의 화음을 반복하면서 피날레 악장이 마무리된다. 이 마지막 악장은 짧게 축약된 소나타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초연 당시 피날레 악장의 무게감이 부족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금관의 음색과 피아노의 발랄함을 재즈 어법으로 탁월하게 녹여낸 눈부신 악장이다.(클래식 백과)
2017. 1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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