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톤 폰 베베른(Anton von Webern, 1883~1945)은 1883년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태어났다. 빈대학 철학과에서 음악학을 전공하고, 1904년 이후는 A. 쇤베르크 밑에서 작곡을 공부했으며, 1908년부터 스승과 함께 조성(調性)을 버리는 방향으로 나갔다. 베베른은 지휘자로 활동하는 한편, 독자적인 작풍을 추구하여 무조적(無調的)인 작품을 발표하고, 1924년부터는 12음기법을 쓰기 시작하였다. 1939년 오스트리아에 나치스정권이 들어서자 공적 활동을 못하고, 1945년 잘츠부르크 근처의 작은 마을에서 점령군인 미군의 오인으로 사살되었다.
베베른의 음악적 의식은 쇤베르크나 베르크보다 진보적이었으며, 본질만을 표현하려는 정밀한 기법은 전자음악의 탄생을 촉진하는 등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2음기법의 확립자인 스승 쇤베르크, 동문 A. 베르크와 함께 그가 이룬 업적은 20세기 최대의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작품으로는 '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 Op.5'(1909), '관현악을 위한 6개의 소품'(1910), '피아노 3중주(1927)', '피아노 변주곡'(1936), '현악 4중주'(1938), '오케스트라를 위한 변주곡'(1940) 등이 있다.
<5 movements for string quartet, Op.5(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은 12음기법으로 쓰이지 않은 베버른의 초기 무조작품이다. 1909년 완성된 이 곡은 20년 후인 1929년 작곡가 자신에 의해 현악합주를 위해 편곡되었다. 5악장으로 이루어진 이 곡의 총 연주시간은 대략 8분정도이다. 세 번째 곡인 스케르초에서는 30초 정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이렇게 짧은 악장이 또 있었던가! 그렇기 때문에 익숙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작품은, 아니 전반적인 베버른의 작품은 당혹감을 안겨준다. 도대체 뭘 들어야지? 음악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청취자라 한다해도 몇 개의 동기와 형식상의 연관성을 파악하기도 전에 곡은 끝나버린다.
안톤 베베른 - 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
Anton von Webern - 5 movements for string quartet, Op.5
Alban Berg Quratett
안톤 베베른 - 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 Part 1
Anton von Webern - 5 movements for string quartet, Op.5 Part 1
Penderecki String Quartet
안톤 베베른 - 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 Part 2
Anton von Webern - 5 movements for string quartet, Op.5 Part 2
Penderecki String Quartet
또한 그 곡이 나온 1910년 경의 음악계 풍토는 바그너, 브루크너, 슈트라우스, 그리고 말러 등의 작품으로 짧게는 1시간 길게는 5시간이 넘게 걸리는 작품을 듣는데 너무나 익숙해져 있었다. 후기낭만주의의 과도한 감정이입 시대이기도 했던 1910년경에 30초 정도로 이루어진 작품이 나왔으니 그 당시 청중들이 받았을 충격이 어찌했을지 쉽게 짐작이 가고도 만다. 그렇기 때문에 혹자는 베버른의 음악을 '벙어리의 음악'이라던가 '음악이 드디어 침묵으로 변화되었다'라던가 하는 비평을 했지만 농축된 동기와 그 농축된 동기의 다양한 상호 연관성이 다른 한편으로는 감탄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안톤 베베른 - 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
Anton von Webern - 5 movements for string quartet, Op.5
Orchestra Filarmonica della Regione Marche, Massimiliano Messieri
28 aprile 2012 - Auditorium Pedrotti, Pesaro
안톤 베베른 - 현악 4중주를 위한 5악장
Anton von Webern - 5 movements for string quartet, Op.5
Karajan - New York Philharmonic, 15 Nov. 1958
하지만 이런 특성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끈기 있고 지적인 정확한 분석이 필요하며 청각적으로 분별하기 위해선 여러 번 들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여기서 필자는 딜레마에 빠진다. 그럼 바쁘고 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분석과 끈기를 요구하여야 하는가? 음악을 전공하지 않고 순수하게 음악을 듣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작품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만약에 음악을 학문으로 보지 않고 순수하게 기능으로만 보려 한다면 이 작품의 감상에 어떤 목적이 있는가? 음악감상을 위해서는 공부가 필연적인가? 하는 등등의 풀리지 않는 문제점들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1. Heftig bewegt( 열정적으로 빠르게)
Emerson String Quartet, 1995
2. Sehr langsam(아주 느리게)
Emerson String Quartet, 1995
3. Sehr bewegt(아주 빠르게)
Emerson String Quartet, 1995
4. Sehr langsam(아주 느리게)
Berliner Philharmoniker · Pierre Boulez, 1995
5. In zarter Bewegung(부드러운 움직임으로)
Emerson String Quartet, 1995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이런 독특한 개성과 작품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아무 선입관 없이 들어보려고 하는 열려 있는 마인드와 귀를 가지고 있다면 독창성과 간결미에서 오는 아름다움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며 새로운 것에서 오는 환희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네이버 Composer Sung)
2017.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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