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林 山 2018. 2. 28. 09:33

<바르샤바의 생존자(A Survivor from Warsaw Op. 46)>는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1874~1951)가 12음기법과 무조성에 바탕을 두고 1947년 8월 11일~23일에 완성한 성악곡이다. 초연은 1948년 11월 4일 뉴멕시코 주에서 이뤄졌다. 쇤베르크는 쿠세비츠키 재단의 위촉 작품인 〈바르샤바의 생존자〉의 가사를 직접 쓰고 음악을 작곡하였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Bamberger Symphoniker, Horst Stein conductor, Hermann Prey narrator


악기파트 편성은 플루트 2(제2는 피콜로와 겸함), 오보에 2, 클라리넷 2, 바순 2, 호른 4, 트럼펫 3, 트롬본 3, 튜바, 실로폰, 글로켄슈필, 벨, 차임, 군대드럼, 베이스드럼, 팀파니, 심벌즈, 트라이앵글, 탬버린, 탐탐, 캐스터네츠, 하프, 현으로 되어 있다. 성악파트 편성은 해설자, 남성 합창으로 되어 있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Simon Rattle, conductor


〈바르샤바의 생존자〉는 쿠세비츠키 음악재단의 위촉으로 작곡된 작품이다. 사실 쇤베르크에게 있어 독일군의 학살에 대해 사실적으로 표현한 이 음악은 그 자체로 놀라운 일이다. 이는 쇤베르크가 1920년대 베르크의 오페라 보체크에 대해 “음악은 장병의 하속 나부랭이보다 차라리 천사를 표현하는 데 더 신경을 써야한다”에서도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어떤 의도로 쇤베르크가 그의 음악 철학을 뒤집고 〈바르샤바의 생존자〉를 작곡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단순히 위촉받아 작곡한 것만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오히려 오랜 망명 생활과 더불어 자신의 가족과 친지의 살해라는 본인의 경험이 이 작품을 작곡하는데 결심을 하게 한 계기로 보인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Sprecher: Wieland Satter


작품의 텍스트는 쇤베르크가 직접 작성하였는데, 그에 따르면 “직접 간접으로 받은 정보를 근거”로 하였다고 한다. 텍스트는 총 두 부분으로 나뉜다. 첫 부분은 한 유대인이 가스실로 수송되기 위해 집합장소에 있던 중 나치군의 총개머리판에 맞아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그가 죽었다고 여긴 나치군이 그를 가스실로 보내지 않아 그 유대인은 살아남게 된다. 두 번째 부분은 죽음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유대인들이 ‘슈마 이스라엘(Shema Yisroel)’을 찬송하는 내용이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AVI OSTROWSKY - Conductor, Huub Claessens - Narrator 

Rundfunkchor Berlin, BRT Philharmonic Orchestra


가사를 보면 쇤베르크의 세심한 면을 여러모로 살펴볼 수 있는데, 그 첫 번째가 사용된 세 가지 언어이다. 사건을 서술하는 부분은 영어, 독일군의 말은 독일어, 그리고 기도 합창은 히브리어를 썼다. 그런데 “모두 죽었습니다”라는 독일군의 보고에서는 영어를 사용하여 이 말이 단순한 보고가 아닌 객관적인 사실임을 보여주기도 한다. 또 다른 부분은 유대인이 자신을 지칭하는 ‘나’를 ‘우리’와 혼동해 쓰거나 다른 유대인들을 ‘그들’로 지칭하는 것에서 화자 유대인이 다른 유대인과 동일시하는 것과 역으로 자신과 구분하는 것을 보여준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Brigitte Karner & Peter Simonischek


99마디의 짧은 곡이지만 작품은 극적요소로 다양하다. 작품 초연에서 이 작품의 드라마적인 요소로 청중의 관심을 모으기도 하였다. 프랑크 슈나이더는 〈바르샤바의 생존자〉를 멜로드라마로 보았고 다른 학자 크리스티안 마르틴 슈미트와 미하엘 매켈만은 칸타타로 보기도 한다. 정확한 장르 구분에 대해서 정확한 답은 내리기는 어렵지만, 가사를 표현한 쇤베르크의 음악작법이 아주 세밀하게 고안된 것임은 의심할 수 없을 듯하다.



아르놀트 쇤베르크(Arnold Schönberg) - A survivor from Warsaw(바르샤바의 생존자)


음악은 텍스트와 마찬가지로 두 부분으로 뚜렷하게 나뉘어져 있다. 첫 번째 부분은 자유무조음악으로 작곡되었으며, 두 번째 부분은 12음기법으로 작곡되었다. 이렇게 두 부분을 다른 음악 양식으로 구분하고 있다. 사실 유대교들의 기도 합창 부분을 12음기법으로 작곡한 것은 꽤 흥미로운 선택이다. 나치 음악 정책에서 기피했던 12음 기법을 유대인들의 구원을 의미하는 이 기도에 사용했다는 것은 음악으로 보여주는 나치에 대한 대항의식이 잠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음악은 군대드럼과 베이스드럼의 사용으로 긴장감을 조성하며, 팡파르 모티브의 계속되는 반복은 수용된 유대인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하기도 한다.(클래식 백과)


2017. 12. 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