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를 위한 변주곡(Variations for piano op.27)>은 안톤 베베른(Anton Webern, 1883~1945)이 1936년에 완성해서 에두아르트 스토이엘만(Ediard Steuermann)에게 헌정한 3악장의 음렬음악이다. 초연은 1937년 10월 26일 페터 슈타들렌의 피아노 연주로 이뤄졌다.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 - Variation for piano, Op.27(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Marurizio Pollini(마우리치오 폴리니), piano, 2002
소위 제2빈악파라고 불려지는 3인방, 즉 쇤베르크, 베르크, 베베른은 서로 많은 점들을 공유하면서도 각자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이들은 ‘조성’이라는 영원히 지속될 것만 같았던 음악의 원리를 과감하게 버리고 ‘새로운 음악’의 길을 개척해내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청중들의 평가는 그야말로 무관심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청중들의 냉대와 조롱을 받았던 이들의 작품들 중에서도 몇몇 예외는 있다. 쇤베르크의 작품들 중에서 후기 낭만주의의 언어로 작곡된 초기작이나 몇몇 작품들은 어느 정도 청중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또한 베르크의 오페라 작품들은 전 세계적으로 호평을 받았다.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 - Variation for piano, Op.27(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Glenn Gould, piano. 1974
하지만 유독 베베른의 작품은 오늘날까지도 청중들에게 ‘어려운 곡’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마도 이러한 현상은 그가 사랑해마지 않았던 엄격한 수학적 논리와 추상성 때문일 것이다. 1937년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을 초연했던 페터 슈타들렌은 이 곡에 대해 작곡가는 오로지 ‘추상적인 것’만을 드러내려고 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슈타들렌의 발언과 달리, ‘표현’은 베베른의 작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단어이기도 하다. 그의 스승이자 평생의 멘토 쇤베르크는 '나의 음악은 모던한 것이 아니라, 단지 엉터리로 연주될 뿐이다.'라고 말했다.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 - Variation for piano, Op.27(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EMURA Natsuki, piano. Tokyo, 2017.
안톤 베베른(Anton von Webern) - Variation for piano, Op.27(피아노를 위한 변주곡)
Sviatoslav Richter, 1992
슈타들렌과 함께 이 곡의 초연을 위한 연주를 준비하면서 베베른은 슈타들렌에게 많은 것들을 조언해주었고 심지어 '이 곡에 등장하는 음들은 거의 부수적이다. 표현의 전달자로만 여기면 된다.'라고까지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베베른은 이 곡의 1악장을 브람스의 〈인터메조〉에 비유했고, 2악장의 민첩함을 바흐의 〈관현악 모음곡 2번〉의 바디네리 악장에 비유했다. 베베른의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에서 우리가 적막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것은 3악장일 것이다. 이 곡이 만들어진 다음 해에 베베른의 스승 쇤베르크는 나치의 유태인 탄압을 피해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날아갔고, 베베른 역시 히틀러가 정권을 잡게 되면서 그의 음악은 ‘퇴폐 음악’으로 낙인찍혀야 했다. 결국 그는 오스트리아에서 고독한 말년을 앞두고 있었다.
1. Sehr mäßig(매우 적당하게)
Mitsuko Uchida, 2001
2. Sehr schnell(매우 빠르게)
Mitsuko Uchida, 2001
3. Ruhig fileßend(조용히 흐르는 듯하게)
Mitsuko Uchida, 2001
〈피아노를 위한 변주곡〉은 짤막한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된다. 각 악장은 같은 모티브를 사용하고 있는데, 이 모티브는 상행과 하행이 교대로 등장하는 음들로 구성된다. 주제를 리듬적으로, 화성적으로 변주하면서 단순한 것에서 복잡한 것으로 나아가는 종래의 변주곡 형식과 다르게, 이 곡에서 베베른은 음렬의 사용에서 ‘변주’의 힌트를 얻는다. 이에 비해 리듬의 구조는 상대적으로 일관성을 유지한다.(클래식 백과)
2017. 1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