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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그리기' 이성아 작가 제3회 이태준문학상 수상

林 山 2018. 3. 2. 17:55

제99회 삼일절을 맞은 2018년 3월 1일 12시 서울 성북동 수연산방에서 이태준기념사업회(이사장 임종헌, 회장 안재성)가 주최하는 제3회 이태준문학상 시상식이 열렸다. 제3회 이태준문학상은 단편소설 <그림자 그리기'를 쓴 이성아 작가에게 돌아갔다.   


이성아 작가에게 제3회 이태준문학상패를 전달하는 필자


2016년에 제정되어 제3회를 맞은 이태준문학상은 언론, 출판계의 상업적 개입을 배제하는 의미에서 공식적인 상금은 없다. 이태준문학상 시상식은 이태준 작가의 생가인 서울 성북동 수연산방에서 매년 3월 1일 12시에 열린다.


이태준문학상이 우선적으로 분단과 남북문제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태준 작가의 생애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1930년대 조선 최고의 단편소설 작가로 명성을 떨치던 이태준 작가는 해방 후 친일 민족반역자들이 득세하는 남한 실정에 분개해서 월북하지만 경직된 소련식 사회주의 이념에 경도된 북한의 새로운 모순에 봉착하고 이를 거부하다가 초라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수상작 선정 이유를 설명하는 안재성 회장


이태준 작가와 같은 당대의 양심적 지식인들이 남한과 북한 어디에도 적응할 수 없었듯이, 오늘날에도 분단 상황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많은 유민들이 존재한다. 이태준문학상은 따라서 제1회 김성동 작가, 제2회 손석춘 작가 등 불행한 시대에 고통받거나 저항한 인물들을 그린 작품들에 주목해 왔다.


제3회 이태준문학상 수상 소감을 이야기하는 이성아 작가


이성아 작가는 1998년에 발표한 등단작 단편소설 <미오의 나라>부터 분단이 낳은 고통을 그려왔으며 2000년 북송선을 타고 북한으로 건너간 재일동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장편소설 <가마우지는 왜 바다로 갔을까>로 제11회 세계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한 2016년부터 남한 작가 및 탈북 작가들과 공동으로 북한의 내부 문제, 탈북주민 문제를 다룬 공동 작품집을 발간하는 등, 세계 유일의 분단 상황으로 고통받는 우리 민초들의 삶을 그려오고 있기에 최종심에 오른 여러 뛰어난 작가들을 제치고 제3회 이태준문학상을 받게 된 것이다.


제3회 이태준문학상 시상식 기념 촬영


이성아 작가는 수상 소감을 밝히는 자리에서 '먼저 제3회 이태준문학상을 받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면서 '저의 외조부와 이태준 선생은 휘문고등학교 동창이자 매우 친한 벗이었다.'는 사실을 털어 놓아 참석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이 작가는 이어 '이처럼 세대를 뛰어넘은 깊은 인연이 있었기에 자신이 이태준문학상을 수상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