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시간에 중국식당에서 볶음밥을 먹다가 EIDF 2018 상영작 '댄싱 베토벤(Dancing Beethoven)'을 보았다. '댄싱 베토벤'은 2016년 스페인의 아란차 아기레(Arantxa Aguirre) 감독이 20세기 발레의 전설 모리스 베자르(Maurice Béjart)가 안무한 베토벤의 9번 교향곡 '합창'을 발레로 연주하는 과정을 담은 다큐 영화다. 이 다큐 영화는 2017년 제1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도 참가한 바 있다.
'댄싱 배토벤'의 한 장면(출처 다음 영화)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강렬하고 웅장하다. 하지만 '합창'을 작곡할 땅시 베토벤은 청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자신의 음악을 들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시대를 초월하여 현대무용의 신화 모리스 베자르는 베토벤에게 '합창'을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스위스 베자르 발레 로잔(BBL)은 모리스 베자르의 안무로 베토벤 '합창' 교향곡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BBL을 비롯해서 일본의 도쿄 발레단, 주빈 메타(Zubin Mehta)의 이스라엘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Israel Philharmonic Orchestra) 등 전세계 350명의 아티스트들과 협업한다. '합창' 교향곡을 다문화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열정적으로 리허설을 하는 댄서들과 오케스트라 단원들의 모습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드디어 리허설이 끝나고 불가능할 것 같았던 춤으로 베토벤을 연주하는 교향곡 ‘합창’ 공연이 마침내 도쿄에서 펼쳐진다.
주빈 메타는 '모든 인류는 형제다'라는 실러의 말을 인용한다. 현재는 바로 그런 정신이 필요할 때란다. 세계 각 지역에서 분쟁이 일어나는 것을 보더라도..... 무용수들이 흑인, 황인, 백인들을 망라해서 구성된 것도 그런 정신의 발로다.
주빈 메타는 '합창' 교향곡 2악장을 듣거나 연주하면서 빈 교외에서 환희에 차 있는 베토벤의 모습이 보인단다. 베토벤도 하늘에서 발레로 연주하는 '합창' 교향곡 공연을 보고 있을까? 군무로 이루어진 피날레는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고도 남는다.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공연이다.
내레이터가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원할 수 있을까? 그래도..... 희망은 언제나 승리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2018.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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