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샤먼(Immortals in the Village, 跳大神)'은 중국 헤이루장성(黑龍江省) 출신의 우광의(Yu Guangyi) 감독이 70세가 다 된 샤먼(Saman) 쉬얼센과 동료 샤먼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마을 사람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카메라에 담은 다큐 영화다. 샤먼(도대신)은 신령이나 죽은 사람의 영혼과 소통하여 혼령과 인간 사이를 매개하여 병을 고치는 무당을 말한다. 이 마을의 샤먼들은 자신을 영매(靈媒)라고 부른다. 영매들의 주업은 농사를 짓는, 대부분 가난한 농부들이다. 이들은 농사를 짓는 틈틈이 아픈 사람들의 요청으로 굿을 하거나 축원을 하여 병을 고쳐 준다. 굿에 드는 비용은 660, 880, 990 위안이다.
'불멸의 샤먼'의 한 장면(출처 다음 영화)
중국 북동부 헤이룽장성 어느 산골마을 쉬 무당은 그 지역 무당들 중에서도 가장 염험하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 그는 젊은 시절에는 교사였고, 공장 생산 팀의 회계사로 일하기도 했다. 어려서 신병을 앓은 쉬 무당의 형으로부터 그의 아버지가 사냥꾼들로부터 구미호를 구해주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구미호의 도움으로 쉬 무당의 아버지는 눈병의 명의가 되었고, 쉬 자신도 무속의 영험함을 체험한 뒤 무당이 되어 지금까지 구미호와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나이가 들어서 무당이 된 당나귀 가죽으로 만든 북을 치면서 축원의 노래를 부르며 온갖 영혼들을 불러 모은다. 쉬 무당의 영험함은 구미호의 혼령이 도와주기 때문일까?
쉬 무당의 아내는 마을 최초로 가게를 열고 술을 팔았다. 그런데, 술에다 물을 타서 팔다가 사람들에게 발각이 된 뒤로 가게는 망했다. 지금은 교사직을 그만둔 것을 후회하고 있다. 무당이 굿을 해서 버는 수입은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한 농부가 병을 얻자 사람들은 그의 치료를 위해 무당을 부른다. 쉬 무당이 왔다. 그는 주문을 외더니 순간 움찔하면서 신이 오르고, 도교의 신령을 부른다. 그나저나 이 마을 사람들 남자나 여자나 담배를 엄청 피워댄다. 거의 줄담배다.
또 다른 집에서 어린아이의 건강과 복을 비는 굿을 위해 무당을 부른다. 이번에는 쉬 무당뿐만 아니라 류, 차오 영매도 왔다. 한 사람은 북을 치면서 경을 외고 한 무당은 신이 오른 듯 몸을 떤다. 쉬 무당은 밖에서 폭죽을 터뜨리고 들어오더니 본격적으로 신이 오른 듯 의자에 앉아 몸을 부들부들 떤다.
신들린 쉬 무당이 예언을 한다. 아들이 감옥에 가고 사고를 당할 거란다. 서른 살에 조심하란다. 한번은 부처님이 살려주셨단다. 성격과 말투를 고쳐야 한단다. 대인관계도 조심하란다. 신령도 산으로 돌아가고 쉬 무당은 잠깐 혼절했다가 일어난다. 굿은 끝났다. 굿이 끝나면 참가자들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술과 음식을 먹으며 농사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니눈다.
일년 뒤 눈이 내린 겨울 쉬 영매의 아내가 죽었다. 아픈데 돈이 없어 동네 사람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병원에 갔는데 그만 거기서 죽었다. 자식들은 다 대처에 나가서 살고 그는 혼자 남았다.
어느 날 평소처럼 마을 사람들이 모여 술판이 벌어지고..... 한 무당은 술에 취해 북을 치며 주문을 외다가 몸을 가누지 못하고 넘어진다. 술판은 그야말로 난장판, 넘어진 무당 이름이 녜다셴이던가? 이 마을 사람들은 혼령을 믿고 무슨 문제가 있으면 무당에게 의지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다. 굿이 거의 생활화되어 있는 것 같다. 마을 사람들이 병이 나거나 죽게 되면 그들은 북을 치고 노래를 부르고 주문을 외운다.
무당들의 굿은 화려하거나 신비로운 것과는 거리가 멀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나 신이 잘 들리는 것 같다. 뱃속에서부터 무당 유전자를 갖고 태어난 것일까? 한 여자는 이상한 행동을 하더니 구미호신이 들렸다. 구미호가 내렸다는 약-물을 심장병 환자에게 준다. 심장병 환자는 그 약을 받아 마시고 이번에는 나으리라는 희망을 갖는다.
한 집에 불이 나서 삽시간에 다 타버렸다. 마을 사람들은 80~100위안씩 거둬서 화재가 난 집을 돕자고 한다. 두레 정신은 여기서도 아직 살아 있었다. 일년 뒤 이 마을에서 가장 영험한 무당 쉬얼셴이 죽었다. 그가 키우던 그 많던 돼지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
김정구는 '샤먼 쉬와 니에, 그리고 차오는 때로 굿판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갖기도 하지만, 그들은 서로를 존중하고 공동체를 이루며 함께 살아간다. <불멸의 샤먼>은 호기심 어린 태도로 중국 동북부의 마을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농촌 무속 문화를 관찰한다. 때로는 진솔한 인터뷰를 통해, 때로는 참을성 있는 긴 호흡의 롱테이크를 통해, 이 영화는 마을에서 이 무속 문화가 갖는 의미를 탐구한다. 사실 영화 속 굿판은 화려하거나 신비롭다기보다는 소박하고 일상적이다. 때로는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토속적이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삶에서 굿판은 그들의 삶을 지탱해 주는 굳건한 믿음이자 원칙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감독은 관객들에게 뭘 보여주려고 한 것일까? 무당은 영원하다? 중국 어느 변방 지방에서 무당과 마을사람들이 살아가는 법?
2018.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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