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왼쪽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머리가 터질 듯이 아프다는 70대 여성 녹내장(Glaucoma, 綠內障) 환자가 내원했다. 안과의원에서 치료를 받고 오는 길인데, 안압이 내려가지 않으면 서울의 큰 병원에 가서 수술을 해야 한다고 했다. 어떤 사람이 갑자기 소리를 질러서 크게 놀란 뒤로 이런 증상이 생겼다고 했다.
이 녹내장 환자를 치료하려면 먼저 크게 놀란 마음부터 안정시켜야 한다. 그리고 동시에 녹내장을 치료해야 한다. 이 두 가지가 치료의 대법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마음을 안정시키고 진정시키는 신문, 내관 등 수소음심경과 수궐음심포경 등의 혈들을 주로 취해서 침 시술을 했다. 그런 다음 녹내장을 치료하는 침 시술을 병행했다.
녹내장은 주로 수양액의 폐쇄로 일어난다. 수양액의 흐름이 막히면 안구 뒷방의 높아진 압력이 유리체를 통해 시신경두와 망막에 전달되면서 안구의 내압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진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시력이 손상될 수도 있다. 방치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녹내장을 치료하기 위해 근위 취혈로 찬죽, 동자료, 사죽공, 사백 등 눈 주위의 족태양방광경과 족소양담경, 수소양삼초경, 족양명위경의 혈들을 주로 선택해서 시술했다. 그리고 원위 취혈로 합곡, 행간, 삼음교, 신맥, 태계 등 수양명대장경과 족궐음간경, 족태음비경, 족소음신경, 족태양방광경 등의 혈을 선택해서 시술했다. 하루에 오전과 오후 2회에 걸쳐서 시술했다.
오늘 다시 환자가 내원했다. 먼저 안과의원에 다녀왔는데, 안압이 현저하게 감소하면서 두통도 많이 가라앉았다고 한다. 서울의 큰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되었다면서 안도했다. 이럴 때 한의사로서 큰 보람을 느낀다.
2018.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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