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커(徐克, Tsui Hark, 서극) 감독, 리롄제(李连杰, Jet Li, 이연걸) 주연의 '黃飛鴻之二男兒當自強(Once Upon a Time in China II, 황페이훙2 : 난얼당쯔창)'은 1885년 경 개혁파와 보수파, 부패한 조정 등 셋으로 갈라져 암투를 거듭했던 칭차오(淸朝, 청조) 말엽을 시대적 배경으로 하고 있다. 밖으로는 외세의 압력이 거세지고, 안으로는 서양 배척을 내세우는 극우주의가 세를 떨치면서 중궈(中國, 중국) 대륙은 혼란을 거듭하고 있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백성들은 도탄에 빠져 있었다.
'黃飛鴻之二男兒當自強(황페이훙2 : 난얼당쯔창)'의 한 장면
'黃飛鴻之二男兒當自強(황비홍2: 남아당자강)'의 주인공 황페이훙(黃飛鴻, 황비홍)은 무술가로서 훙쟈취안(洪家拳, 홍가권) 1대 종사일 뿐만 아니라 한의사로서도 명의였으며, 항일독립운동가로서 중국인들에게 지금도 가장 존경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불의를 보면 참지 않았으며, 불쌍한 사람들을 보면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었다. 그에 대한 영화가 100편 이상 제작된 사실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중국인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영화에서도 황페이훙은 혹세무민하는 바이롄쟈오(白莲教, 백련교) 교주를 처단하고 정의를 세운다.
영화에서는 황비홍이 교류하는 인물 가운데 쑨원(孙文, 손문)과 함께 루하오둥(陸皓東, 육호동)이란 인물이 나온다. 루하오둥은 좀 생소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쑨원과 함께 싱중후이(兴中会)를 조직하여 청조 타도운동을 벌인 혁명가이다. 그는 27살의 젊은 나이에 청나라 관군에게 체포되어 사형을 당했다. 그의 죽음은 쑨원의 혁명의식을 더욱 굳건히 다지는 계기가 되었다. 쑨원은 중궈거밍퉁멍후이(中国革命同盟會, 중국혁명동맹회)를 이끌고 마침내 1911년 신하이거밍(辛亥革命, 신해혁명)을 성공시켜 청조를 타도하고 중화민궈(中華民国, 중화민국)를 수립했다. 중화민궈의 징티엔빠이르치(靑天白日旗, 청천백일기) 도안을 처음 만든 사람이 바로 루하오둥이다.
영화에서 루하오둥은 자신을 습격한 청나라 관병들의 총에 맞아 현장에서 죽는 것으로 나온다. 이는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위해 역사적 사실을 사알짝 왜곡한 것이다. 영화에서는 역사적 사실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약간의 왜곡은 허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黃飛鴻之二男兒當自強(황비홍2: 남아당자강)' 주제가
황페이훙으로부터 징티엔빠이르치를 건네받은 쑨원은 중국을 떠나가는 배 위에서 '태양이 온 국토를 비추도록 하자. 순국 선열들의 피를 잊지 말자'고 다짐한다. 그리고, 영화는 끝난다.
'황페이훙2: 난얼당쯔창' 주제가는 참 명곡이다. 이 곡을 들을 때마다 사람의 심장을 뛰게 만드니까 말이다.
2019. 3.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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