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ois Gymnopédies: I. Lent et douloureux(3개의 짐노페디: 1번 느리고 비통하게)'는 프랑스의 에릭 사티(Erik Satie,1866~1925)가 1888년 파리에서 발표한 세 곡으로 구성된 피아노 곡이다. 사티의 대표적인 초기 작품인 '짐노페디(Gymnopedie)'는 전체적으로 애조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지나치게 어두운 음향은 아니다. 단음으로 이루어진 선율은 느리고 단순하지만, 선법적인 요소, 그리고 베이스와 만들어내는 미묘한 불협화음이 특징적이다.
Trois Gymnopédies: No. 1 Lent et Douloureux - Frank Glazer
'짐노페디'는 고대 스파르타에서 연중 행사 제전 기간 동안 나체의 젊은이들이 합창과 군무로써 신을 찬양하던 의식을 말한다. 사티는 이 고대 제전의 춤을 기이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3곡의 피아노 모음곡으로 그려냈다. 구성은 1번 '느리고 비통하게(Lent et douloureux)', 2번 '느리고 슬프게(Lent et triste)', 3번 '느리고 장중하게(Lent et grave)'로 되어 있다.
Trois Gymnopédies: No. 1 Lent et Douloureux - Pablo Cintron
'짐노페디' 제1번 '느리고 비통하게(Lent et douloureux)'는 왼손이 낮은 G음, D음을 시이소식으로 반복하는 4마디로 도입된 후 단순한 선율이 흘러나오기 시작 전 30마디로 구성되고, 악절이 함축적인 언어로 되풀이되는 모두 78마디의 소품이다. 하지만, 이들을 형성하는 짧은 프레이즈의 길이가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과 비기능적인 화성이 이렇다할 이유도 없이 불안감을 자아내어 진부함을 피하고 있다.
Trois Gymnopédies: No. 1 Lent et Douloureux - Daniel Varsano
에릭 사티는 군에 입대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자 일부러 기관지염에 걸리게 하여 전역했다. 1887년 몽마르트로 이사한 사티는 이곳에서 낭만주의 시인 파트리스 콩떼미뉘(P. Contamine)와 알게 되었고, 몽마르트의 카페 겸 카바레였던 르 샤 느와르(Le Chat noir, 검은 고양이)의 단골이 되었다. 사티는 여기서 인상주의 음악가 클로드 드뷔시(Claude Achille Debussy)와도 사겼다. 몽마르트의 이러한 환경에서 사티 19세기 ‘살롱 음악’에서 벗어난 첫 작품인 '짐노페디'를 출판했다.
Trois Gymnopédies: No. 1 Lent et Douloureux - IDM/Electronica duo ISAN
'Lent et douloureux(느리고 비통하게)'는 영화 '수취인 불명(Address Unknown, 2001)'과 '사마리아(Samaria, 2004)'의 배경음악으로 삽입된 바 있다. '사마리아'에서 아버지가 잠자는 딸에게 헤드폰을 씌어 줄 때 나직하게 흘러나오는 음악이 바로 'Lent et douloureux'이다. 2006년 4월에 방영된 IPARK 광고에서 흘러나오는 피아노곡도 'Lent et douloureux'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