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시간으로 7월 14일 밤 10시 윔블던 센터 코트에서는 대망의 남자 단식 결승전 세계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 대 2위 로저 페더러(스위스)의 경기가 열렸다. 살아 있는 전설 세계 1위와 2위의 대결이라 섣부른 승부 예측은 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페더러에게는 유니 클로의 저주가 걸려 있었다. 한국인들은 일본 상품인 유니 클로 테니스복을 입은 페더러가 진다고 예언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니 클로는 한국매장에서 한국인들이 극도로 싫어하는 욱일승천기를 팔아서 논란이 된 적도 있다.
우승이 확정된 후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는 노박 조코비치
조코비치는 지금까지 호주 오픈에서 7회, 윔블던에서 4회, US 오픈에서 3회, 프랑스 오픈에서 1회의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페더러는 윔블던에서 8회, 호주 오픈에서 6회, US 오픈에서 5회, 프랑스 오픈에서 1회 우승한 바 있다. 두 선수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테니스계의 전설들이다. 이번 결승전은 용호상박의 흥미진진한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만약 페더러가 우승한다면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써야 했기에 테니스 팬들의 관심도 매우 높았다.
윔블던 센터 코트에는 세기의 대결을 보려는 관중들이 꽉 들어차 있었다. 드디어 테니스계의 살아 있는 전설 페더러와 조코비치 두 선수가 입장했다. 관중석에는 영국 왕실의 윌리엄 왕자와 캐서린 왕자비 부부의 모습이 보였다. 호주의 테니스 전설 로드 레이버, 페더러의 부인 미르카도 보였다.
페더러의 선공으로 결승전 1세트 경기가 시작됐다. 첫 게임은 페더러가 가볍게 따냈다. 두 번째 게임은 조코비치가 페더러의 범실을 틈타 러브 게임으로 잡았다. 3번째 게임은 페더러, 4번째 게임은 듀스까지 가는 접전 끝에 조코비치, 5번째 게임은 페더러가 강력한 서브에 힘입어 러브 게임으로 잡았다. 6번째 게임은 조코비치가 에이스 하나와 페더러의 범실을 묶어 쉽게 따냈다. 7번째 게임은 페더러가 멋진 서브 앤드 발리로 가볍게 가져갔다. 8번째 게임은 조코비치가 멋진 패싱샷과 스매싱으로 따냈다. 9번째 게임은 페더러가 날카로운 스트로크와 에이스로 가져갔다. 균형은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10번째 게임에서는 페더러의 멋진 드롭샷 두 개가 나와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이어진 경기에서 어이없는 범실로 게임을 내주고 말았다. 11번째 게임은 에이스와 패싱샷을 주고받으면서 듀스까지 갔다. 페더러는 코너 깊숙이 찌르는 스토로크를 성공시키며 게임을 따냈다. 12번째 게임은 드롭샷과 예리한 스트로크, 에이스를 성공시키며 조코비치가 가져가면서 타이브레이크가 되었다.
타이브레이크에 들어가자 페더러의 컨디션이 흔들리면서 역전을 허용했다. 결국 1세트는 7-6으로 조코비치가 힘겹게 따냈다. 페더러가 1세트를 잃자 미르카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유니 클로의 저주였을까?
2세트는 조코비치의 선공으로 시작됐다. 페더러는 조코비치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잡고 2-0으로 앞서나갔다. 페더러는 난조에 빠진 조코비치와 자신의 서브 게임을 또다시 잡고 4-0으로 달아났다. 컨디션을 회복한 조코비치 5번째 게임을 따내서 4-1, 페더러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잡고 5-1, 마지막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6-1로 잡으면서 2세트를 가볍게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페더러의 서브 게임으로 시작된 3세트는 1세트의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지키면서 6-6 타이브레이크까지 갔다.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면 이상하게도 유니 클로의 저주가 걸린 듯 페더러는 맥을 추지 못했다. 페더러의 난조를 틈타 조코비치가 3세트를 따내며 세트 스코어 2-1로 승기를 잡았다.
4세트는 조코비치의 서브로 시작됐다.게임 스코어 2-2에서 페더러가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잡고 2-3이 되면서 2세트와 비슷한 상황이 재현될 조짐이 보였다. 결국 페더러는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을 하나 더 잡고 6-4로 4세트를 가져가면서 세트 스코어 2-2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윔블던 2019 남자 단식 우승자 노박 조코비치와 준우승자 로저 페더러
5세트는 조코비치의 서브로 시작됐다. 마의 5세트는 1, 2 세트와 같은 상황이 그대로 재현되었다. 조코비치는 한때 페더러의 서브 게임을 잡고 4-2로 달아나면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반격에 나선 페더러는 조코비치와 자신의 서브 게임을 연달아 잡고 4-4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후 조코비치와 페더러는 각각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잡고 6-6이 되면서 듀스 게임으로 들어갔다. 전설들의 결승전답게 듀스 게임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후반전으로 갈수록 페더러의 체력이 떨어지는 것이 눈에 보였다. 스트로크에서도 조코비치에게 밀리는 모습이었다. 피말리는 듀스 게임은 12-12까지 갔다. 두 선수는 그야말로 용호상박의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보여주었다.
12-12부터는 타이브레이크가 적용되었다. 1, 3세트에서 보듯 페더러는 타이브레이크까지 간 게임은 모두 졌다. 그리고 두 번 의 메치 포인트 찬스도 살리지 못했다. 유니 클로의 저주였을까? 결국 타이브레이크에서 페더러는 조코비치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조코비치는 장장 5시간에 걸친 혈전 끝에 3-2로 페더러를 물리치고 대망의 윔블던 남자 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그랜드 슬램 대회 단식 타이틀 통산 16회, 윔블던 단식 타이틀 통산 5회의 대기록을 세웠다.
조코비치는 윔블던 통산 5번째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상금 2,350,000파운드(약 34억6,272만원)를 받았다. 페더러도 준우승 상금 1,175,000파운드(약 17억3,136만원)를 챙겼다.
혼합 복식에서 우승한 찬용잔과 로버트 린드스테드 조
남자 단식 결승전과 같은 시간 1번 코트에서는 혼합 복식 엘레나 오스타펜코(라트비아), 로버트 린드스테드(스웨덴) 조 대 찬용잔(타이완), 이반 도디그(크로아티아) 조의 경기가 열렸다. 찬, 도디그 조가 오스타펜코, 린드스테드 조를 2-0으로 격파하고 혼합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여자 복식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는 바보라 스트리코바와 셰쑤웨이 조
남자 단식 결승전에 이어 센터 코트에서는 여자 복식 결승전 바보라 스트리코바, 셰쑤웨이 조와 가브리엘라 다브로프스키, 쉬이판 조의 경기가 열렸다. 스트리코바, 셰쑤웨이 조가 다브로프스키, 쉬이판 조를 2-0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2019.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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