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병원 24시(Wild - Life, Death and Love in a Wildlife Hospital)'는 이스라엘의 다넬 엘펠레그(Danel Elpeleg), 유리엘 시나이(Uriel Sinai) 감독의 다큐 영화다. 팔레스타인 문제로 인해 이스라엘에 대해 비판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필자로서 이스라엘 다큐 영화를 본다는 것은 다소 인내심이 필요했다.
'야생동물병원 24시(Wild - Life, Death and Love in a Wildlife Hospital)'의 한 장면
전시 야전병원처럼 분주한 이스라엘의 야생동물병원이다. 온갖 종류의 야생동물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다큐 영화는 병들거나 다친 동물들을 수호천사처럼 헌신적으로 돌보는 야생동물 병원 수의사 아리엘라와 수석 간호책임자 슈물리크를 다루고 있다.
한의사인 필자의 경험으로도 환자와 의사의 관계는 종종 소통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 동물처럼 말을 하지 못하거나 스스로 결정을 내리지 못할 때 수의사는 필자보다도 훨씬 더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에 직면할 것이다. 영화의 주인공인 수의사 아리엘라와 간호사 슈물리크에게는 이것이 매일의 일상이다.
사람을 치료하는 의사, 한의사와 마찬가지로 동물을 치료하는 수의사들도 '모든 삶이 살 가치가 있는가? 고통만 수반한 생명연장이 필요한가? 언제 이들을 보내줘야 할 순간일까?'라는 문제를 가지고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동물들도 존엄한고 귀중한 생명을 가진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리엘라와 슈물리크는 정말 열심히 최선을 다해서 다치거나 아픈 동물들을 치료하고 있다. 동물들의 재활에도 많은 정성을 기울이는 장면은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열심히 치료했음에도 끝내 회복하지 못하고 죽는 동물도 많다. 이럴 때는 아리엘라와 슈물리크도 한계를 느낄 수밖에 없다. 이들은 죽어서도 동물들과 함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동물들의 하늘나라가 있다면 말이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할 때도 동물을 보살필 때의 그런 마음과 자세를 잃지 않았으면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탄압으로 현재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다.
2019.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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