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계 남아프리카공화국 감독 니콜 샤퍼(Nicole Schafer)가 타이완(臺灣)에서 온 후이리(慧禮) 스님이 아프리카 남동부 말라위에 세운 중국계 불교 고아원에 카메라를 갖다 댄다. 후이리 스님은 1992년 아프리카를 방문했을때 에이즈로 사망한 부모들이 남긴 고아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고 이들을 위해 고아원, 학교, 병원을 열었다. 그는 2004년부터 스와질랜드와 레소토를 시작으로 남아프리카 곳곳에 아미타불 케어 센터(Amitofo Care Center , ACC)를 짓고 있다.
아미타불 케어 센터(Amitofo Care Center , ACC) 주지
ACC에는 말라위 전역에서 온 고아 또는 부모로부터 맡겨진 아이들 300명이 살고 있다. 이곳에는 에녹 알루도 있다. 엄마가 아버지와 이혼한 뒤 이곳에 맡겨진 알루는 말라위의 전통적인 삶과 중국의 유교, 불교 사상에 중점을 둔 엄격한 교리 사이에서 갈등을 겪고 있다. 영국 식민지 시절 기독교 선교지로서의 자취가 남아 있고, 최근 남부를 중심으로 이슬람교 교세가 점차 커지고 있는 곳에서 말라위 아이들은 중국 이름으로 불리고, 중국어로 말하며, 부처를 믿고, 쿵후를 익히는 등 힘든 수련 과정을 거친다.
에녹 알루
ACC는 마치 말라위의 샤오린스(少林寺) 같은 느낌이 든다. 아이들은 리롄제(李连杰) 주연 액션 영화를 보면서 무술 배우를 꿈꾼다. ACC에서는 곡예도 가르친다. 에녹은 여기서 꽤 알아주는 곡예 스타다. 해외공연도 많이 다녔다. ACC 곡예단은 일본 공연을 앞두고 있다. ACC는 곡예공연이 주수입원이다. 곡예단 아이들이 앵벌이인가 아닌가라는 논란은 잠시 접어두자.
나는 왠지 이 타이완 불교가 불편히다. 아이들을 군대식으로 통솔하는 것도 그렇다. 통솔자들은 몽둥이를 들고 있다. 아이들은 '고아라고 자기들 종교를 강요하고 때리기까지 한다.'고 생각한다. 결국 폭력 사태가 발생하고 쿵후 사범 샤베이는 본국으로 송환됐다.
ACC에서 불공을 드리는 말라위 원생들
ACC에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 그런 아이들은 도망을 치기도 한다. 어릴 때 들어온 아이들은 중국어는 능통하지만 부족의 언어는 서툴다. 그래서 고향에 돌아가면 종종 소외감이 들기도 한다.
후이리 주지는 중국과 중국 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ACC를 통해서 말라위에 중국 문화를 전파하고 있는 듯하다. 그는 ACC에 있으려면 불교의 방식, 우리(중국)의 방식을 따라야 한다고 말한다.
아프리카와 불교 어딘가 좀 어색하다. 필자의 편견일 수도 있다. 필자는 어떤 종교든 다른 나라에 가서 선교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이다. 선교도 일종의 문화 침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후이리 주지는 중화 문명의 전파를 자신의 사명이라고 공공연하게 말한다. 그는 ACC 출신 고등학교 졸업생들에게 타이완으로의 유학을 권유한다. 20여 명 중 대부분은 타이완 유학을 결심하지만 알루는 그 유학 제의를 거부한다. 그는 말라위에 있는 대학을 가고 싶어한다. 유학파들은 유학 후 돌아와 가난한 말라위를 바꾸겠다는 생각이다. 알루는 국내파다. 국내 실정을 잘 알아야지만 개혁이 가능하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알루도 결국 엄마와 할머니에게 설득을 당해 타이완 유학 대열에 합류한다.
20여 명의 ACC 출신 학생들은 마침내 타이완 유학을 떠난다. 이들을 태운 비행기가 이륙하는 장면에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2019. 8.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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