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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US 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 스페인의 황소 라파엘 나달 우승!

林 山 2019. 9. 9. 12:25

한국시간으로 9월 9일 오전 5시 USTA 빌리 진 킹 국립 테니스 센터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2019 US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 스페인의 황소 라파엘 나달(세계 2위, 33) 대 추운 나라에서 온 사나이 다닐 메드베데프(세계 5위, 23)의 경기가 열렸다. 스페인의 '흙신' 나달은 호주 오픈 1회, 프랑스 오픈 12회, 윔블던 2회, US 오픈 3회를 제패한 그야말로 테니스계의 살아 있는 전설이다.


메드베데프는 2018 시드니 인터내셔널 단식 우승, 2019 소피아 오픈 단식 우승, 웨스턴 앤 서던 오픈 단식 우승 등 ATP 투어에서 3회 우승 경력밖에 없다. 그랜드 슬램 타이틀은 아직 하나도 없다. 메드베데프는 과연 생애 첫 US 오픈 타이틀, 생애 첫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 테니스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관중석에는 다음달 나달과 결혼하는 여자 친구 마리아 프란시스카 페레요가 예비 신랑을 응원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왕년의 테니스 스타 호주의 로드 레이버와 미국의 영화배우 마이클 더글러스의 모습도 보였다.


두 선수는 1세트 초반부터 접전을 벌였다. 뚝심의 사나이 나달은 5 대 5 상황에서 내리 2게임을 따내 세트 스코어 1 대 0으로 앞서갔다. 2세트 들어서 메드베데프는 체력 저하로 인한 범실이 잦아졌다. 나달은 메드베데프의 잦은 범실을 놓치지 않고 2세트를 6 대 3으로 따냈다. 세트 스코어 2 대 0이 되면서 나달의 우승 가능성은 한층 높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메드베데프의 놀라운 추격이 시작되었다. 세트가 진행될수록 나달의 체력 저하가 눈에 띄면서 범실도 잦아졌다. 메드베데프는 피로한 모습이 역력한 나달을 몰아붙여 3세트를 7 대 5로 따낸 뒤 4세트도 6 대 4로 가져가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메드베데프의 드라마틱한 대역전극이 이루어지는 듯했다.


체력이 소진된 두 선수의 대혈전은 5세트 들어서도 계속 이어졌다. 5세트 초반은 메드베데프가 달아나고 나달이 이를 뒤쫓아가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메드베데프는 1 대 0, 2 대 1로 앞서갔다.


나달은 역시 전설이었다. 나달은 1게임을 따라붙어 2 대 2로 만든 뒤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마저 브레이크하면서 3 대 2로 뒤집었다. 이젠 메드베데프가 나달을 쫓아가는 양상이 되었다. 나달은 내쳐 자신의 서브 게임을 잡아 4 대 2로 달아났다. 이어 메드베데프의 서브 게임도 브레이크하면서 게임 스코어는 순식간에 5 대 2가 됐다.


US 오픈 테니스 남자 단식 결승전 우승자 라파엘 나달


반격에 나선 메드베데프는 나달의 서브 게임을 잡고 3 대 5로 만든 뒤 자신의 서브 게임마저 따내 4 대 5로 따라붙었다. 나달의 서브 게임에서 듀스가 되었다. 피말리는 대혈전이었다. 나달은 혼신의 힘을 다해 듀스 게임을 따내 재역전에 성공하면서 세트 스코어 3 대 2로 메드베데프를 물리치고 대망의 남자 단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나달은 남자 단식 우승과 함께 상금 385만 달러(약 46억6천만원)를 거머쥐었다. 이로써 4번째 US 오픈 남자 단식 타이틀과 19번째 그랜드 슬램 타이틀을 차지한 나달은 로저 페더러의 메이저 타이틀 20개 신기록을 1개 차이로 바싹 추격하게 되었다. 이런 추세라면 나달이 2020년이나 2021년에는 페더러를 제치고 신기록을 작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기에 앞서 새벽 2시에는 여자 복식 결승전 세계 8위 애슐리 바티(호주) -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루로시) 조 대 세계 4위 엘리제 메르텐스(벨기에) - 아리나 사바렌카(벨루로시) 조의 경기가 벌어졌다.


우승컵을 들고 폴짝 뛰어오르는 메르텐스 - 사바렌카 조 


1세트는 치열한 접전 끝에 메르텐스 - 사바렌카 조는 5 대 5 동점 상황에서 내리 두 게임을 따내 7 대 5로 다소 힘겹게 이겼다. 2세트 들어서도 메르텐스 - 사바렌카 조는 5 대 5까지 추격당했으나 바티 - 아자렌카 조의 범실을 틈타 또다시 7 대 5로 따내면서 세트 스코어 2 대 0 승을 거두고 대망의 여자 복식 우승을 차지했다. 메르텐스 - 사바렌카 조는 여자 복식 우승컵과 함께 우승 상금 74만 달러(약 8억9천만원)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자 단식은 19세의 파워 테니스 비앙카 안드레스쿠(캐나다)가 우승했다. 남자 복식은 세바스티안 카발 - 로베르트 파라 조, 혼합 복식은 제이미 머리 - 베서니 매틱샌즈 조가 각각 우승했다. 


나달 대 메드베데프의 경기를 마지막으로 2019 US 오픈 테니스 대회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로써 2019년 호주 오픈,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 오픈 등 그랜드 슬램 대회가 모두 끝났다. 그랜드 슬램 대회는 호주 오픈이 열리는 2020년 1월까지 기다려야 한다.


2019. 9.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