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셴펑(霹靂先鋒, 벽력선봉, Final Justice)'은 황바이원(黃柏文, 황백문) 감독이 1988년에 찍은 홍콩 영화다. '피리셴펑'은 홍콩 IIA 등급, 즉 어린이 관람 불가 영화다.
'피리셴펑'은 범죄 수사물이다. 홍콩 범죄 경찰 영화의 대부 리슈셴(李修賢, 이수현)이 아는 것은 좀 부족하고 우직하지만 의리와 정의감이 충만한 주인공 역을 맡았다. 홍콩 경찰 영화와 갱 영화가 만난 것이 1989년에 만들어진 저우룬파(周潤發, 살인청부업자 아쏭 역), 리슈셴(리 경위 역) 주연의 '띠에쉬에솽숑(喋血双雄, 첩혈쌍웅)'이다.
영화 '피리셴펑(霹靂先鋒, 벽력선봉, Final Justice)' 포스터
저우싱츠(周星馳, 주성치)는 '피리셴펑'으로 홍콩 영화계에 데뷔했다. 그는 신인이지만 이 영화에서 주연급 조연을 맡았다. 저우싱츠는 이 영화로 타이완(台湾, 대만) 진마장(金马奖, 금마장)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홍콩 진샹장(金像奖, 금상장)에서는 남우조연상 후보로도 선정되었지만 수상에는 실패했다. 신인치고는 대단한 성과였다.
2019년 10월 12일 '피리셴펑'을 방영한 Asia M 채널에서는 '주성치의 웃음기 싹 빠진 액션, 주성치의 벽력선봉'이라는 소제목을 달았다. 이 영화를 개봉한 1988년 당시만 해도 이런 소제목은 감히 달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리슈셴은 홍콩 영화계 대스타였고, 저우싱츠는 아직 풋나기 신인이었기 때문이다. Asia M 채널의 소제목은 요즈음 네임 밸류 역전 현상을 반영한 것이다.
그런데! 저우싱츠가 나오는데, 하나도 안 웃기네? 그렇다. '피리셴펑'이 정극이기 때문이다. '피리셴펑'을 보면 저우싱츠가 정극에서도 연기를 매우 잘한 배우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저우싱츠 영화의 팬이라면 이 영화에서 벌써 '샤오린주치우(少林足球, 소림축구, 2001)'나 '꿍푸((功夫, 쿵푸 허슬, 2004)'에서 절정에 달한 양아치 연기의 싹이 보이고 있음을 간파했을 것이다.
홍콩 특별수사반의 장철주(리슈셴 분)는 단호한 신념을 가진 경찰관이다. 장철주는 우직하고 독선적인 성격으로 새로 부임한 상사 로 경위와 사사건건 충돌한다. 경찰이 있으면 반드시 악당이 있게 마련이다. 갱단 두목은 바로 홍콩의 전설적인 악역 전문 배우 쳉퀴안(成奎安, 성규안)이 맡았다. 쳉퀴안의 부하로 분한 황광량(黃光亮), 허자쥐(何家駒, 하가구)도 악역 전문 배우들이다. 쳉퀴안, 황광량, 허자쥐는 바로 홍콩 악역 전문 배우 삼인방이다.
이하는 스포일러다. 저우싱츠는 갱단의 운전이나 해주고 푼돈이나 받는 좀도둑 Y역을 맡았다. 갱단에 들어가고 싶어도 안 받아주는 양아치 역이다. 4인조 갱단은 불법으로 사들인 무기로 무장하고 강도 행각을 벌인다. 장철주는 좀도둑 Y를 체포하지만 갱단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우정이 싹트게 된다. 그러다가 Y가 범인들에게 납치당하는 일이 벌어진다.
부두에서 갱단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Y는 로 경위가 쏜 총에 맞고 쓰러진다. 갱단을 모두 소탕하고 Y는 앰블런스에 실려 병원으로 향한다. 이때까지도 장철주는 Y가 죽은 줄 안다. 하지만 Y는 거짓말처럼 깨어난다. 장철주의 방탄복을 몰래 입고 있었기 때문이다. 장철주가 Y를 쥐어박는 장면으로 영화는 끝난다. 그러니까 이 영화는 해피 엔딩이다.
'피리셴펑'은 스토리 전개가 다소 엉성하고 터무니없는 부분도 있다. 홍콩 영화는 으례 그러려니 하고 봐야 한다. 저우싱츠 팬이라면 이 영화를 빼놓아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저우싱츠 데뷔 영화이기 때문이다.
2019. 10.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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