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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코미디 액션 영화 '두샤 II: 상하이탄두셩(賭俠 II 之上海灘賭聖)'

林 山 2019. 10. 27. 12:23

케이블 TV에서 왕징(王晶) 감독, 저우싱츠(周星驰), 꽁리(巩俐), 뤼량웨이(呂良偉) 주연의 '두샤 II: 상하이탄두셩(賭俠 II 之上海灘賭聖, 1991)'이 방영되었다. 한국어 제목은 '도협2 상해탄도성'이다. 한국 상영 포스터 크레딧에는 짱민(張敏)이 주연으로 올라왔는데, 내가 보기에는 조연이다. 그것도 비중이 낮은 조연 말이다. 크레딧에는 조연으로 나왔지만 우멍다(吳孟達)가 오히려 주연급이다. 왕징 감독도 극중에서 쿵푸 시범 경찰 역으로 등장한다. 


홍콩 영화 중에서 '두(賭)'자가 들어가는 영화는 잘 안보는 편이다. 천하의 저우룬파(周潤發)나 류더화(刘德华)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스토리가 너무나 뻔할 뻔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샤 II: 상하이탄두셩'은 다르다. 왜냐하면 꺼벙이 저우싱츠가 나오기 때문이다. 우멍다가 나오지 않으면 또 저우싱츠 영화가 아니다. 황이페이(黃一飛)까지 나오면 쓰리콤보 완전체다. 저우싱츠와 우멍다가 컴비로 나오면 영화 스토리가 황당무계하게 전개되는 것은 거의 공식이다. '두샤 II'도 예외가 아니다. 그래도 '두샤 II'를 보아야 한다. 저우싱츠 영화 팬이기 때문이다. 


홍콩 영화 '두샤 II: 상하이탄두셩(賭俠 II 之上海灘賭聖)' 포스터


왕징 감독은 '두샤 II'를 만들기 전에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의 공상과학영화 '백 투 더 퓨처(Back To The Future, 1985)'를 보았음에 틀림없다. '두샤 II'의 몇몇 장면은 '백 투 더 퓨처'에서 아이디어를 그대로 빌려왔다. '백 투 더 퓨처'를 본 사람들은 대번에 알아차렸을 것이다.   


두션(赌神)에게 6개월 동안 도박 수련을 받은 두셩(賭聖, Saint of Gamblers) 저우싱초(Chow Sing Cho, 저우싱츠 분)는 발바닥 안마술만 배워와 주위의 빈축을 산다. 기자 회견이 있던 날 밤, 돌아온 대군(정동 분)과 서로 초능력을 최고로 끌어모아 결투를 벌이던 중 두셩은 타임 터널을 통해 1930년대의 상하이로 가게 된다. 


1930년대 상하이다. 두셩은 여기서 실연을 비관하여 목을 매려는 삼촌(우멍다 분, 1인2역)을 만난다. 두 사람은 범죄 조직 싸움에 말려드는데, 거기서 부하를 잃고 보복을 꾀하는 대두목 딩릭(뤼량웨이 분)을 만나게 된다. 카지노를 경영하는 딩릭은 두셩을 자신의 심복으로 삼으려 하고, 두셩은 딩릭의 약혼자인 여선(꽁리 분, 1인2역)에게 사랑을 느낀다. 신부로 가장하여 여선에게 사랑을 고백한 두셩은 쉽게 뜻을 못 이루고 실의에 빠진다. 


그때 일본 여간첩 가와시마가 딩릭의 카지노에 대군을 대동하고 나타나 그의 초능력으로 딩릭을 몰락시키려고 한다. 첫 대결에서 패한 가와시마는 10일 후 카드로 재대결할 것을 선언하고 물러간다. 일본인을 무찌른 축하 파티에서 딩릭이 여선과의 약혼을 발표하자 두셩은 상사병에 걸린다. 딩릭은 10일 후 다가올 결전을 생각하여 여선의 쌍동이 동생 여몽(꽁리 분, 1인2역)을 데려와 완쾌시킨다. 딩릭은 할아버지(우멍다 분, 1인1역)에게 기계를 내주고, 신세를 진 두셩은 충성을 다할 것을 결심한다. 


어느 날 두셩과 할아버지는 일본인들에게 붙잡히고 딩릭을 죽이라는 지령을 받는다. 두셩은 딩릭이 죽은 것처럼 꾸며서 난국을 피하려 하지만, 이를 믿지 않는 가와시마 일당은 카지노 대결에 두셩을 못나가게 하려고 이들을 가둔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다. 두셩과 할아버지는 탈출을 하는데, 오가행이 인솔하는 경찰특공대가 이들을 구출한다. 


두셩은 무사히 카지노 대결장으로 오고 일본군이 데려온 프랑스인 도박사와 운명을 건 마지막 한판 승부를 벌인다. 마침 그 자리에서 마음을 바로잡은 대군의 도움으로 두셩은 도박에서 이기게 되고, 그 초능력의 힘으로 다시 타임 터널로 빨려들어간다. 


다시 현재로 돌아온 두셩은 슈퍼커를 타고 가다가 길거리에서 미녀 짱민을 만난다. 짱민에게 두셩이 한눈에 마음을 빼앗긴 것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짱민은 이 장면에서만 아주 잠깐 나온다. 그래도 크레딧에 주연으로 올라간 것은 미인대회 여왕 출신이기 때문이리라.  


마지막에 저우싱츠가 슈퍼카를 타고 가다가 짱민을 만나는 장면은 속편을 암시하는 스포일러일 수도 있다. '두샤 III'이 나오게 되면 분명 짱민이 여주인공 역을 맡을 것이다. 두셩은 도박 기술을 연마하여 새로운 카지노판을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이 장면은 '두샤 III'의 밑밥이라고 할 수 있다. 공간적 배경은 미국 라스베가스 카지노가 적당하겠다. 저우싱츠는 '두샤 III'에서 짱민과 어떤 사랑을 나누게 될까? 


2019. 10.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