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에서 코비드-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으로 인한 3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당초 25일까지 열기로 했던 베네치아 카니발 축제를 23일까지로 축소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카니발 현장
23일(현지시간) BBC는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롬바르디아 주에 거주하던 77세 여성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그는 악성 종양으로 롬바르디아 주 크레마 지역의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던 중 코비드-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탈리아 북부에서는 지난 20일과 21일에도 각각 사망자가 발생했다.
코비드-19 확진자가 갑자기 급증하자 이탈리아 당국은 북부 지자체에 긴급 봉쇄 조치를 명령하고 주민들의 통행을 금지했다. 롬바르디 주지사는 "우리 지역에서 89명의 감염자가 나왔다"며 "대부분은 시골 마을에서 감염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또 확진자가 나온 주변 십여 개 마을을 봉쇄해 현재 사람들은 마을을 오갈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이탈리아 베네토 주 베네치아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최대 축제인 베네치아 카니발도 일정보다 빠르게 마무리됐다. 관계자는 "23일 저녁부터 행사는 물론 스포츠 경기를 비롯한 모든 행사가 취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초 25일까지로 예정됐던 카니발 일정은 모두 취소될 전망이다.
2월 23일 기준 코비드-19와 메르스, 사스 국내외 확진자 및 사망자 비교 도표
한국은 24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비드-19 누적 확진자 수가 700명을 돌파해 763명을 기록했으며, 사망자도 7명이 나왔다. 한국 질병관리본부의 23일 발표에 따르면 22~23일 이틀간 코비드-19 추가 확진자는 398명이 발생했다. 추가 확진자 중 대구 거주자는 200여 명이며 경북에선 152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어 그동안 확진자가 없던 부산, 강원 등에서도 속속 확진자가 나오면서 전국적 지역 감염이 현실화되고 있다.
일요일 한국에서 발표된 169건의 새로운 코비드-19 확진자 중 95건은 신천지 대구교회라는 기독교 종파와 관련이 있다고 한국 질병관리본부(KCDC)는 전했다. 24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확진자 총 763명 가운데 신천지 대구교회 관련자는 458명에 이른다.
한국 내 코비드-19 확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한국발 여행객의 자국 입국을 통제하는 나라가 늘고 있다. 23일 외교부 해외안전여행 홈페이지가 게시한 '코비드-19 확산 관련 한국에 대한 조치 현황 안내'에 따르면 한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거나 14일간 격리하는 조치를 시행 중인 나라는 10여개 국에 달한다.
지난 22일 이스라엘 정부는 한국인 관광객의 입국을 금지했다. 앞서 바레인도 지난 21일부터 한국 등 발병 국가를 최근 14일 이내 방문한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했으며, 남태평양의 섬나라 키리바시와 미국령 사모아도 한국 관광객에게 입국 전 코비드-19 미발생국에서 14일 이상 자가격리, 입국일 기준 3일 이내 건강검진서 제출을 요건으로 내세우며 입국을 통제하고 있다.
이란에서도 코비드-19로 사망한 환자가 8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란 국영방송은 23일(현지시간) 코비드-19 환자 2명이 더 숨졌다고 보도했다. 지금까지 사망자는 총 8명이다. 이란에서는 지난 19일 코비드-19 환자가 처음 확인된 이후 사망자가 증가해 나흘 만에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나라가 됐다.
이란 보건부는 사망자를 포함한 코비드-19 확진자가 23일 현재 전날보다 15명 늘어난 43명이라고 집계했다. 또 785명이 코비드-19 의심 증상을 보여 검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새로 확진된 환자는 이란 내 ‘진원’으로 지목되는 쿰(Qom, 7명)을 비롯해 테헤란(4명), 북부 길란 주(2명), 마즈다런 주(1명), 중부 마르카지 주(1명) 등으로 코비드-19의 확산 범위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란 정부는 중국 우한을 중심으로 코비드-19가 확산하자 지난달 31일 중국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일시 중단해 중국인 입국을 상당히 제한하는 선제적 조처를 했다.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지 않아 전염병 통제에 성공하는 듯 했지만 이달 19일 중부 종교도시 쿰에서 첫 확진자가 확인되면서 빠르게 확산하는 흐름이다.
사이드 나마키 이란 보건부장관은 23일 “역학조사 결과 19일 쿰에서 처음 사망한 환자가 무역업에 종사하는 데 중국에 출장 다녀온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사망자가 이란 당국이 중국행 직항노선을 중단하자 경유편으로 최근 수주간 중국을 정기적으로 오갔다”라고 설명했다. 나마키 장관은 이 사망자가 중국에서 코비드-19에 감염된 뒤 귀국해 쿰에서 최초 감염원이 된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에서는 2월 23일 기준 코비드-19 확진자가 약 7,8810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사망자는 2,462명으로,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피해 수준을 훨씬 상회하고 있다. 중국은 코비드-19 상황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다.
시진핑(習近平) 주석은 방역 업무를 부실하게 하는 간부를 엄중 문책할 것이라면서 형식주의와 관료주의 방식을 단호히 바로잡아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이 같은 발언은 코비드-19 사태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주요 관료들의 빠른 대응을 촉구하는 의도로 해석된다. 그러나 비판론자들은 시 주석이 자신에게 집중되는 책임론을 피하면서 우한과 후베이 성 지방정부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고 풀이했다.
일본 요코하마 항의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나온 사망자가 3명으로 늘어났다. 2월 23일 일본 후생노동성은 크루즈선에서 폐렴 증상을 보여 의료기관으로 이송됐던 80대 일본인 남성 한 명이 이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에는 크루즈선 탑승객 중 코비드-19 확진 판정을 받았던 80대 남성과 여성이 사망했다. 크루즈선 승객과 승무원 중 지금까지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전날보다 57명 늘어 현재 총 691명으로 집계됐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식 명칭은 코비드-19(COVID-19)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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