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클래식에서 헤비메탈

100 Greatest Heavy Metal Album 60 - 이기 & 스투지스(Iggy & The Stooges)의 '로 파워(Raw Power)

林 山 2020. 4. 12. 02:26

'로 파워(Raw Power)'는 1973년 2월 7일 컬럼비아 레코드에서 발매한 미국 락 밴드 스투지스(the Stooges)의 3번째 스튜디오 앨범이다. 크레딧에는 이기 & 스투지스(Iggy and the Stooges)로 되어 있다. 'Raw Power'의 커버 사진은, 어딘가를 반항적으로 노려보고 있는 이기 팝(Iggy Pop, 본명 James Jewel Osterburg)의 모습을 담고 있다. 이 사진은 앨범을 제작하기 전에 그가 겪어야만 했던 소송과 그가 받은 박해에 굴하지 않는 인내와 뚝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스투지스를 해산한 이기는 디트로이트를 탈출해 뉴욕에서 글램 락(Glam rock) 뮤지션 데이빗 보위(David Bowie)와 결합했다. 보위는 'Raw Power'를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에서 녹음하자고 제안했다. 보위의 제안으로 이기와 그의 작업 파트너인 기타리스트 제임스 윌리엄슨((James Williamson)은 런던으로 건너갔다. 이기는 스투지스의 리듬 섹션을 담당했던 론 애시튼(Ron Asheton)과 스콧 애시튼(Scott Asheton) 형제를 런던으로 불렀다. 


'Raw Power'의 녹음에는 이기 팝(보컬), 제임스 윌리엄슨(기타), 론 애쉬튼(베이스), 스콧 애쉬튼(드럼)이 정식 라인업으로 참여했다. 앨범 전곡은 이기와 윌리엄슨이 작곡했고, 프로듀서는 이기와 보위가 함께 맡았다. 앨범 제작 당시 이기는 야심에 불타고 있었다. 그 결과 'Raw Power'는 거칠고 마초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앨범으로 탄생됐다. 또, 보위의 영향으로 이 앨범은 성적 모호함을 특징으로 하는 글램 락 장르에 가깝게 되었다. 'Raw Power'는 1973년 영국 앨범 차트에서 44위를 기록했다. 



Iggy and the Stooges - Search And Destroy(Live in Sydney)


앞면 1번 트랙은 'Search and Destroy(서치 앤드 디스트로이, 3:29)'다. 1번 트랙은 앨범을 대표하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리드 싱어 이기 팝은 노래 제목에 대해 베트남 전쟁을 다룬 타임 지 칼럼 제목에서 따온 것이라고 말했다. 1997년 이기와 브루스 디킨슨이 협력해서 다시 만든 'Search and Destroy'는 보위와 함께 믹스한 앨범 수록곡보다 훨씬 더 공격적이었다.  2004년 롤링 스톤즈 지는 이 곡을 시대를 초월해서 가장 위대한 곡 500선에서 468위에 선정했다. 2009년 VH1은 이 곡을 시대를 초월해서 가장 뛰어난 하드 락 차트에서 49위에 선정했다. 이 노래는 개러지 락(Garage rock), 글램 락, 프로토 펑크 장르에 속한다. 개러지 락은 흔히 비전문 음악인들이 연주하는 열정적인 락 음악을 말한다. 'Search And Destroy'는 카메론 크로우(Cameron Crowe) 감독의 2000년 영화 '올모스트 페이머스(Almost Famous)'에 삽입되기도 했다. 



Iggy and the Stooges - Gimme Danger(1986, Ritz) Official


2번 트랙은 'Gimme Danger(김미 데인저, 3:33)'이다. 라이브 무대에서 이기 팝은 과격한 퍼포먼스를 연출한다. 2016년 짐 자무쉬(Jim Jarmusch) 감독은 이기 팝을 주인공으로 한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를 찍었다. 다큐멘터리 영화 'Gimme Danger'는 2017년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에도 출품되었다. 1960년대 후반 음악계에 큰 반향을 일으킨 스투지스의 과격한 락 음악은 이후 등장한 펑크 락과 얼터너티브 락의 토대가 되었다는 내용이다. 1번 트랙과 함께 앨범의 대표곡이라고 할 수 있다. 



Iggy and the Stooges - Your Pretty Face Is Going To Hell(Live in Sydney)


3번 트랙은 'Your Pretty Face Is Going to Hell(유어 프리티 페이스 이스 고잉 투 헬, 4:54)'이다. 원래 제목은 'Hard to Beat(하드 투 비트)'였다. 라이브 공연 비디오를 보면 이기는 상의를 완전히 다 벗고, 엉덩이에 걸쳐 있는 바지는 금방이라도 흘러내릴 듯 위태위태한 차림으로 '뻑킹'을 연발한다. 필을 받으면 무대 아래로 내려가 관중들과 함께 뒤섞이기도 한다. 마약에 취한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이기의 공연은 과격하고 돌발적이다. 기존의 모든 음악, 모든 질서에 도전하는 듯한 느낌이다. 나는 살아있다는 외침이면서 동시에 기존 지배 질서에 대한 저항이다.  



Iggy and the Stooges - Penetration(Live in Sydney)


4번 트랙은 'Penetration(페너트레이션, 3:41)'이다. 라이브에서 이기 팝은 괴성을 마구 내지르며 'I'm alive, I'm alive, I'm alive.'를 연신 외친다. 무대 위에서 공연 삼매경에 빠질 때 이기 팝은 살아있음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의 라이브 공연 비디오를 보고 있노라면 무당의 살풀이 굿을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묵직한 기타 리프가 이기 팝의 보컬과 어우러져 강렬한 느낌을 준다. 


Iggy and the Stooges - Raw Power(Live in Sydney)


뒷면 1번 트랙은 'Raw Power(로 파워, 4:16)'이다. 앨범의 타이틀 곡이다. 윌리엄슨의 현란하게 질주하는 기타 연주, 론 애쉬튼의 묵직한 베이스 리프에 이기 팝은 절규하는 듯한 목소리를 얹어 'Raw Power'를 외쳐댄다. 라이브에서 이기 팝은 무대 위의 무법자로 돌변한다. 바로 펑크 락이다. 'Raw Power'는 앞면 1, 2번 트랙과 함께 앨범의 대표곡으로 꼽힌다.   



Iggy and the Stooges - I Need Somebody


2번 트랙은 'I Need Somebody(아이 니드 섬바디, 4:53)'이다. 장중하게 깔리는 베이스 리프가 은은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이기 팝은 샤우팅에 가까운 목소리로 'I need somebody, baby. I need somebody, too. I need somebody,'를 외쳐댄다. 후반부 윌리엄슨의 강렬하고 현란한 기타 연주가 이기의 보컬에 시너지 효과를 준다.



Iggy and The Stooges - Shake appeal(Live Pression Live au Casino de Paris 2012)

 

3번 트랙은 'Shake Appeal(셰이크 어필, 3:04)'이다. 단순한 기타 리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기 팝은 괴성을 지르듯이 'one, two, three, four. Ow! Said a shake appeal. Moves so fast on me. Shake appeal. Moves so fast to see. Moves so fast moves so fast. Move a little misery.....'라고 외쳐댄다. 



 Iggy and The Stooges - Death Trip


4번 트랙은 'Death Trip(데스 트립, 6:07)'이다. 앨범 'Raw Power'의 다른 트랙들과 마찬가지로 이 곡도 상당히 거친 음악이다. 열차가 종착역을 향해 달리듯이 연주는 질주를 하고, 이기 팝은 'Save me, save me, save me now.Save me, save me, save me now. Save me, save me, save me now'라고 절규한다. 


2020. 4.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