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는 한국의 국화(國花)이며, 나라를 상징하는 국장(國章)이기도 하다. 대통령 휘장부터 국회의원 배지, 법원 휘장, 경찰관과 교도관의 계급장 등 나라의 거의 모든 상징은 무궁화이다. 하지만 강효백은 자신의 저서 ‘두 얼굴의 무궁화’에서 이런 무궁화의 위상을 정면으로 배척한다. 무궁화가 우리 고서(古書)에서 거의 ‘피어본 적이 없는’ 꽃이며 오히려 ‘일본의 꽃’이라는 주장을 제기한다. 이에 대해 조현래는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서 이 주장이 친일파 또는 친일 잔재의 척결이라는 과잉 목적의식이 현실과 실제를 부정하고 왜곡하는 경지에 이르렀다고 비판한다. 박정희 정권이 무궁화를 권위주의와 국가의 상징으로 과도하게 선전한 것에 대한 비판은 정당하지만, 그것이 사실을 부정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것으로 이어지는 것이어서는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조현래는 주장한다. 두 사람의 논쟁이 국민들로 하여금 무궁화에 대해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林 山>

[두 얼굴의 무궁화] "시코쿠의 남서부 태평양에 면해 있는 고치 현의 남서부 시만토 시의 남서부에는 '무궁화천신궁'이라는 전문적으로 무궁화 천신을 모시는 신궁이 있다"(p.108) |
[두 얼굴의 무궁화] "하늘나라에서 내려온 무궁화 미녀가 인근 호수에서 목욕을 하다 승냥이 떼의 공격을 받아 나신인 채로 그곳에서 피했다는 신화를 기본으로 설립된 무궁화 천신을 배향하는 신궁이다"(p.108) |
《fact check(1)》 : '근화천신궁'에서 무궁화를 숭배한다고?!- 전혀 사실이 아니다!
▷ 『두 얼굴의 무궁화』, p.108에는 일본 시코쿠 남서부에 무궁화 천신을 전문적으로 숭배하는 신궁이 있다며, 위 <사진1>의 녹색 네모 부분을 게재하고 있다. 그러나 아래에 적힌 주소를 Google 지도로 검색을 해보면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는다. 이미 사라져 존재하지 않는 신궁?
▷ 명칭을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으로 되어 있는 저곳에서 숭배하는 신(御祭神)은 정말 무궁화일까? 『두 얼굴의 무궁화』, p.108에는 사진이 너무 작게 나와 있어 알 수 없으나, <사진1>처럼 확대된 모습을 보면 뚜렷하게 보인다. '스가와라 노미치자네(菅原道真, 845~903)'라는 헤이안 시대의 학자이다(아래 <사진2> 참조). 그럼 무궁화 천신은?
▷ 명칭만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일 뿐 무궁화를 숭배하는 곳이 아니다! 책에 캡쳐된 사진에는 '名称'(명칭)이라는 부분이 빠져 있다!
《fact check(2)》 : '근화천신궁'은? - 무궁화와 관련이 없다!
▷ 그럼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은 어찌되어 저런 이름이 붙었을까? 신궁은 보이지 않고, 이름만 남아 있어 알 수 있는 자료가 없다. 다만,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이라고 일본 사이트에서 검색을 하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보인다. 이에 대한 내용은 http://www.hitozato-kyoboku.com/kinka-tenjin-sugi.htm 참조.
ところで「槿花」だが、ムクゲの花のことである。ムクゲは、せっかく開いた花が夕方にはしぼんでしまうものだから、しばしば儚いことの象徴としてとらえられる(実際は、夕方しぼんでもまた翌朝開くのだが)。天神宮とどのように結びついたのか不思議に思ったので、近くで農作業をしておられた男性に尋ねてみた。 その方のお話では、「槿花(きんか)」はムクゲのことではなく、東方約4kmにあった志和天神山城主のお姫様の名前だという。西原城に輿入れする際、この場所で休んだ。たいそう美しい姫だったという。
少し前まで建物はなく、サカキの木そのものを祀っていたが、最近になって、大杉のそばに小社を建てた。そんなお話だった。休憩地に過ぎなかったのに、天神宮にその名を残すくらいだから、美貌もさることながら、きっと領民に愛されたお姫様だったに違いない。 |
▷ 내용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오래된 거목 사진을 담아 정리하는 사람이 그곳에 있는 오래된 삼나무(スギ) 사진을 담다가, 왜 그 지역을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이라고 하는지 궁금하여 마을 주민에게 물었더니, 무궁화와 관련은 없고 근처에 시와텐진 산성의 성주의 딸 이름이 槿花(근화)였고, 시집을 가다가 그곳에 잠시 머물렀는데 매우 아름다워 그 이름을 따서 신궁의 이름이 붙여졌다는 것이다.
▷ 이름만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일 뿐 무궁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무궁화를 숭배하는 곳도 전혀 아니라는 것!
《결론(1)》 : 괴벨스적인 선동과 그 선동이 통하는 사회!!
▷ 이상에서 확인 가능한 사실(fact)은 (i) '槿花天神宮'(근화천신궁)이라는 명칭이 있다는 것과 (ii) 그 명칭은 근처 산성에 '槿花'(근화)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 뿐이다.
▷ 이렇게 사실을 왜곡하면서까지『두 얼굴의 무궁화』, p.108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궁화=일본꽃'이다. 이 주장을 위해 필요하다면 99%거짓말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것인가?
사람들은 한번 말한 거짓말은 부정하고, 두번 말하면 의심하게 되고, 세번 말하면 이내 그것을 믿게 된다. 100%의 거짓말보다는 99%의 거짓말과 1%의 진실 배합이 더 나은 결과를 보여준다[『두 얼굴의 무궁화』, p.78]. - 독일 히틀러 정권의 선전장관 괴벨스(Paul Joseph Goebbels, 1897~1945) |
▷ 히틀러가 정권을 장악할 수 있었던 것은 저절로 된 것이 아니라 다수의 협조자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황당한 글이 백주대낮에 버젓이 유통되고 있는 것은 어떠한 검증도 없이 연속기사로 게재했던 신문사, 이것을 책으로 엮은 출판사, 이 책을 광고해 주는 언론사 그리고 아무런 검증이 없이 내용을 퍼나르는 서평자들이 있기 때문은 아닌가?
《결론(2)》 : 일본에 무궁화를 숭배하는 신궁이 있다고 하여 무궁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단 하나라도 바뀌어지지 않는다!!
▷ 가령 일본에 무궁화(무궁화 천신)를 전문적으로 숭배하는 신궁이 있다고 하더라도 무궁화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단 하나라도 바뀌어지지 않는다. 일본인들이 이순신 장군과 퇴계 이황을 흠모하고 숭배한다고 하여 우리의 이순신 장군과 퇴계 이황에 대한 인식이 변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 이유이다.
▷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우리의 것을 무시하고 사실을 왜곡해서라도 일본의 것을 찾으려 매달리는가? 이것이야말로 바로 일본 제국주의가 남긴 타율성의 논리이고 식민주의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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