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작아서 그 진가를 모르거나 너무 흔해서 관심을 끌지 못하는 꽃들이 있다. 꽃마리도 그런 꽃들 가운데 하나다. 꽃마리 꽃을 사진으로 찍어서 확대하여 놓고 보면 그 앙증맞고 귀여운 모습에 홀딱 반하게 된다. 꽃마리는 너무나 흔해서 도시의 보도 블럭 사이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잘 모르던 풀꽃도 그 이름을 알고 나면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인연이란 그런 것이다.
꽃마리는 통화식물목 지치과 꽃마리속의 두해살이풀이다. 꽃이 필 때 꽃차례가 말려 있어 꽃마리라는 이름이 붙었다. 학명은 트리고노티스 페던큘라리스 (트레비르.) 벤섬. 엑스 헴슬.[Trigonotis peduncularis (Trevir.) Benth. ex Hemsl.]이다.
꽃마리의 영어명은 큐컴버 허브(Cucumber herb)이다. 어린잎을 비비면 오이 냄새가 난다고 해서 큐컴버 허브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어명은 큐우리구사(きゅうりぐさ, 胡瓜草), 중국명은 푸디차이(附地菜)이다. 꽃마리를 꽃따지, 꽃말이, 잣냉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나를 잊지 마세요, 나의 행복'이다.
꽃마리는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러시아 극동부 등 아시아의 온대와 난대 지방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전국 각지 어디서나 자란다. 특히 들이나 밭의 습윤한 곳에서 잘 자란다.
꽃마리의 키는 10~30cm 정도로 자란다. 줄기는 밑으로부터 가지를 많이 쳐서 총생상태를 이루며, 전체에 짧은 복모가 있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잎 모양은 긴 타원형 또는 달걀모양에 양끝이 좁고, 둔두 쐐기모양이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다. 잎 양면에는 짧고 거센 복모가 있다. 엽병은 밑부분의 것은 길지만, 위로 갈수록 짧아져서 없어진다.
꽃은 3월부터 7월까지 연한 하늘색으로 계속 피고 진다. 날씨가 따뜻하면 가을에도 핀다. 꽃의 지름은 2~3mm이다. 꽃은 줄기나 가지끝에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꽃이 필 때 태엽처럼 둘둘 말려 있던 꽃들이 펴지면서 밑에서부터 한송이씩 판다, 밑부분에는 흔히 잎이 있다. 꽃자루는 처음에는 비스듬히 위를 향하지만 점차 옆으로 퍼진다. 꽃받침은 5개의 끝이 뾰족한 달걀모양 조각으로 갈라지고, 털이 있다. 화관도 5개 조각으로 갈라지고, 황색 후부에 5개의 인엽이 있다. 수술은 5개로 짧고, 판통 중앙부에 달려 화관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씨방은 4갈래로 깊게 갈라진다.
열매는 소견과이다. 소견과는 짧은 대가 있으며, 사면체로 꽃받침이 숙존한다. 분과는 윗부분이 뾰족하고, 짧은 털이 약간 있거나 없다. 종자는 8월에 익는다.
꽃마리의 유사종에는 참꽃마리, 덩굴꽃마리, 좀꽃마리가 있다. 참꽃마리의 학명은 Trigonotis radicans var. sericea (Maxim.) H. Hara이다. 참꽃마리는 꽃이 잎겨드랑이에서 한 송이씩 연한 남색으로 핀다. 꽃의 지름은 7~10mm 정도이다. 덩굴꽃마리의 학명은 Trigonotis icumae (Maxim.) Makino이다. 덩굴꽃마리는 줄기가 곧추서지 않고 옆으로 기면서 자란다. 연한 하늘색의 꽃은 지름 10mm이고, 가지옆에서 7~10개가 총상꽃차례로 달린다. 좀꽃마리의 학명은 Trigonotis coreana이다. 한국 특산종으로 경상남도 거제도, 함경북도 무산 등지에 분포한다. 꽃의 지름이 6~8㎜로 꽃마리보다 크다.
꽃마리는 어린순을 나물로 먹는다. 된장국 등에 넣어 먹기도 한다. 순은 찬물에 담가 매운맛과 쓴맛 등 자극적인 맛을 어느 정도 빼낸 뒤 조리하면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참기름으로 무치거나 볶기도 한다. 식물 전체로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독은 없지만 성질이 차기 때문에 냉체질인 사람은 많이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꽃마리의 전초(全草)를 본초명 부지채(附地菜)라 하며 민간에서 약재로 쓴다. 초여름 개화시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부지채는 이뇨작용이 있으며, 뼈에도 좋은 성분이 들어 있다. 유뇨(遺尿), 적백리(赤白痢), 발배(發背), 수족마비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짓찧어 낸 즙 또는 술에 담근 것을 사용한다. 외용시에는 짓찧어서 바르던가 또는 가루를 만들어 환부에 문질러 바른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안 쓴다.
2021. 4. 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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