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꽃 가운데 이른봄에 가장 먼저 피는 꽃은 변산바람꽃이다. 그 뒤에 너도바람꽃이 피고, 이어 꿩의바람꽃이 핀다. 꿩의바람꽃 바로 뒤에 피어나는 바람꽃이 만주바람꽃이다. 만주바람꽃은 중국 만저우(滿洲) 지방에서 처음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식물 이름 앞에 지명이 붙으면 대부분 그 지역에서 가장 먼저 발견된 식물임을 뜻한다. 만주바람꽃도 그렇다.
바람꽃들은 대부분 소박하면서도 가녀린 느낌을 준다. 키도 작고, 꽃도 아주 작은 만주바람꽃은 더더욱 그렇다. 꽃이 흰색인 다른 바람꽃들과 달리 만주바람꽃은 미색(米色, 옅은 노란색) 꽃이 피어 한층 더 은은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만주바람꽃은 피자식물문(被子植物門, Magnoliophyta, Angiospermae) 목련강(木蓮綱, Magnoliopsida) 미나리아재비목(Ranunculales) 미나리아재비과(Ranunculaceae) 만주바람꽃속(Isopyrum)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가표준식물목록(국표) 등재 만주바람꽃속 식물은 만주바람꽃 1종만 있다. 만주바람꽃의 꽃말은 '덧없는 사랑'이다.
국표,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국생정) 등재 만주바람꽃의 학명은 이소피룸 만수리쿰 (코마로프.) 코마로프. 엑스 W.T.왕 & P.K.샤오[Isopyrum manshuricum (Kom.) Kom. ex W.T.Wang & P.K.Hsiao]다. 국립생물다양성 한반도의 생물다양성 등재 학명은 이소피룸 만슈리쿰 코마로프(Isopyrum manshuricum Kom.)다.
속명 '이소피룸(Isopyrum)'은 현대 식물학의 시조 칼 폰 린네(Carl von Linné, 1707~1778)가 명명했다. '이소피룸(Isopyrum)'은 고대 그리스어 명사로 '곡물 같은 열매(grain-like fruit)'를 뜻한다. 린네는 열매가 '밀처럼 보인다(looks like wheat)'는 뜻으로 '이소피룸(Isopyrum)을 속명으로 삼았다. 고대 그리스어에서 '이소스(isos)'는 '동일(equal)', '피로스(pyros)'는 '밀(wheat)'을 의미한다. 밀을 닮은 열매를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 '만수리쿰(manshuricum)'의 기원은 알 수 없다. '만드수리쿰(mandshuricum)'은 '만주의, 만주인의(Manchurian)'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형용사 '만드수리쿠스(mandshuricus)'의 어미 변화형이다. '만수리쿰(manshuricum)'은 '만드수리쿰(mandshuricum)'과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만수리쿰(manshuricum)'은 최초 발견지 또는 자생지가 만주(滿洲)임을 표현한 이름이다.
'코마로프(Kom)'는 러시아의 식물학자 블라디미르 레온티에비치 코마로프(Vladimir Leontyevich Komarov, 1869~1945)다. '엑스(ex)'는 처음 이름을 붙인 사람이 유효한 출판을 하지 못하고, 다음 사람이 유효한 출판을 했다는 뜻이다. 'W.T.왕(W.T.Wang)'은 중국 식물 분류학자 왕원차이(王文采, 1926~2022), 'P.K.샤오(P.K.Hsiao)'는 중국 식물학자 샤오페이건(肖培根, 1932~)이다.
국표, 국생정 등재 만주바람꽃의 영어명은 만추리안 이소피룸(Manchurian isopyrum)이다. '만주에 자생하는 만주바람꽃속 식물'이라는 뜻이다. 국표, 국생정, 일본어판 YList 등재 일본명은 만슈우시로카네소우(マンシュウシロカネソウ, 滿洲白銀草)다. YList, 중국어판 바이두백과(百度百科), 위키백과(維基百科) 등재 중국명은 둥베이비엔궈차오(东北扁果草)다.
만주바람꽃은 한강토(조선반도), 중국에 분포한다. 한강토에서는 경기도 광주시, 남양주시, 연천군, 강원도 평창군, 화천군 등지에 분포한다. 이른 봄 경기도 천마산과 남양주시 평내동 부곡골과 부근의 낙엽이 깔린 바위 사이에서 볼 수 있고, 계방산과 영동에서도 난다. 자생지 및 개체수가 매우 적으며, 북방계 식물로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국생정). 둥베이비엔궈차오(东北扁果草)는 중국 둥베이(东北), 러시아(俄罗斯), 한강토(朝鲜)에 분포한다(百度百科). 중국 지린(吉林), 헤이룽쟝(黑龙江)에 분포한다(維基百科).
만주바람꽃은 원뿌리에서 많은 가지뿌리가 나오는데, 보리알 같은 덩이뿌리가 달린 땅속줄기가 옆으로 길게 자라고, 끝에서 잎과 줄기가 자란다.
줄기의 키는 20cm 정도까지 자란다. 원줄기 밑부분에 흰색 막질((膜質)의 비늘 같은 조각이 있고 흰색의 연한 털이 다소 많이 있다.
근생엽(根生葉)은 엽병(葉柄)이 길고, 밑부분이 흰색 막질로서 넓으며, 2회3출엽(二回三出葉)이다. 어린 싹이 올라올 때는 마치 개구리 발톱과 같은 모양으로 올라온다. 줄기잎은 2~3개이고, 짧은 엽병 끝에서 3개로 갈라지며, 엽병 밑에 둥근 포(苞)가 2장 있다. 소엽(小葉)은 작은 잎자루가 있으며, 1~2회3출엽이고 갈라진다. 최종열편(最終裂片)은 끝이 둔하고 가장자리가 밋밋하며, 뒷면은 분백색(粉白色)으로서 흰색의 짧고 연한 털이 다소 있다. 탁엽(托葉)은 막질이고 엽병보다 길며, 달걀 모양으로서 가장자리가 밋밋하거나 물결 모양이다.
꽃은 3월 말~5월에 흰색 또는 미색으로 피는데, 줄기의 윗부분 잎겨드랑이에서 긴 화경(花莖)이 나와 지름 1.5cm 가량의 꽃이 1송이씩 달린다. 꽃받침은 꽃잎 모양의 5장이고, 긴 달걀 모양이다. 수술은 30여 개이고, 꽃밥은 길이 1.6mm이다. 2개의 암술은 윗부분이 통통하며 약간 굽었다. 꿀샘판은 반 쌈지 모양 또는 달걀 모양이다.
열매는 삭과(蒴果)로 2개씩 달리고, 거의 둥글다. 끝에 길이 2mm 정도의 부리가 있으며, 과병(果柄)은 길이 2mm 정도이고 털이 없다.
2021. 4. 20. 林 山. 2024.3.17. 최종 수정
#만주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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