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큰개별꽃

林 山 2021. 5. 3. 18:03

3월 말경부터 전국 각지의 산록이나 계곡에서 피어나 흔하게 만날 수 있는 꽃이 있다. 바로 꽃이 밤하늘에 반짝반짝 빛나는 별을 닮은 큰개별꽃이다. 별을 닮은 꽃에는 별꽃, 개별꽃, 큰개별꽃이 있다. 꽃이 별을 닮아서 별꽃, 별꽃보다 열등하다는 뜻에서 개별꽃, 개별꽃보다 잎이나 꽃이 더 커서 큰개별꽃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대개 원종보다 못하거나 열등한 식물의 이름 앞에 '개'라는 접두어를 붙인다. 하지만 큰개별꽃이나 개별꽃의 아름다움은 결코 별꽃 못지 않다. 개별꽃이나 큰개별꽃이 억울해할 만도 하다.    

 

큰개별꽃(통영 미륵산, 2008. 3. 30)

큰개별꽃은 중심자목 석죽과 개별꽃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슈도스텔라리아 팔리비니아나 (타케다) 오위[Pseudostellaria palibiniana (Takeda) Ohwi]이다. 영어명은 슈도스텔라리아 팔리비니아나(Pseudostellaria palibiniana) 또는 자이언트 폴스-스타워트(Giant false-starwort)이다. 일어명은 히게네와치가이소우(ヒゲネワチガイソウ, 髭根輪違草)이다. 큰개별꽃을 동삼(童蔘), 해아삼(孩兒蔘)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은하수’이다. 

 

큰개별꽃의 원산지는 한국과 중국 등 동아시아이다. 한국에서는 전국의 산지에서 자란다. 산지의 습기가 있는 축축한 나무 숲의 하부나 계곡 주변에서 자생한다.

 

큰개별꽃( 남양주 예봉산, 2021. 4. 4)

큰개별꽃은 방추형의 백색 덩이뿌리가 있다. 줄기는 높이 10~20cm 정도로 자란다. 줄기의 마디 사이가 짧으며, 흰 털이 2줄로 돋는다. 잎은 마주나기한다. 줄기의 마디 사이가 짧아서 마치 잎이 돌려나기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줄기 밑부분의 잎은 주걱모양 또는 거꿀피침모양이며, 밑부분이 좁아져서 엽병처럼 되고, 밑부분에 털이 있다. 줄기 윗부분에 달려 있는 2쌍의 잎은 특별히 크며, 마디사이가 짧고 십자형으로 배열된다. 잎 모양은 넓은 달걀모양에 둔두 또는 예두이며, 밑부분이 급히 좁아져서 엽병처럼 되고, 털이 없다. 잎이 다른 개별꽃류에 비해 크다.

 

큰개별꽃(남양주 천마산 팔현계곡, 2022. 4. 9)
큰개별꽃(남양주 천마산, 2016. 4. 10)

꽃은 4~6월에 두 종류가 핀다. 원줄기 끝에 1개의 흰색 꽃이 위를 향해 달리고, 털이 없다. 꽃받침은 녹색이며 5~7개로 갈라지고, 털이 약간 있다. 꽃잎은 5개로 넓은 거꿀피침모양이고, 길이 6~8mm로서 둔두이다. 수술은 10개이며, 꽃밥은 노란색이다. 씨방은 6개의 모가 진 달걀모양이며, 3개로 갈라진 암술대가 있다. 흔히 지면 가까운 곳에 닫힌꽃이 달리지만 윗부분까지 올라가는 수도 있고 짧은 대가 있다. 열매는 삭과로 4갈래로 갈라져서 작은 종자가 나온다.

 

큰개별꽃(남양주 예봉산, 2015. 4. 19)

큰개별꽃의 유사종에는 개별꽃, 참개별꽃, 숲개별꽃, 긴개별꽃, 덩굴개별꽃 등이 있다. 개별꽃(들별꽃)의 학명은 Pseudostellaria heterophylla (Miq.) Pax이다. 줄기는 1~2개씩 나오고, 흰 털이 나 있다. 꽃받침조각과 꽃잎은 각각 5개, 꽃잎 끝이 파여 있다. 참개별꽃의 학명은 Pseudostellaria coreana (Nakai) Ohwi이다. 잎은 선형 또는 좁은 피침형으로 길이 1.5~2.5㎝이다. 원줄기와 함께 털이 없으며, 끝이 뾰족하다꽃잎은 흰색에 타원형이고 갈라지지 않으며, 꽃받침보다 2배 정도 길다. 꽃밥은 적자색이며 암술대는 3~4개이다. 숲개별꽃의 학명은 Pseudostellaria setulosa Ohwi이다. 설악산과 북부 지방의 고산지대에서 자란다. 꽃은 줄기 끝이나 잎겨드랑이에 1~5송이씩 달린다. 꽃잎은 좁은 거꿀달걀모양이고, 끝이 얕게 2개로 갈라진다. 

 

긴개별꽃의 학명은 Pseudostellaria japonica (Korsh.) Pax이다. 1966년에 대관령에서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강원도 양양군, 평창군에 분포한다. 개별꽃에 비해 높이 자라기 때문에 긴개별꽃이라고 한다. 위쪽 잎은 달걀 또는 긴 달걀모양이고, 아래쪽 잎은 선형 또는 피침형이며 양 면에 털이 있다. 덩굴개별꽃의 학명은 Pseudostellaria davidii (Franch.) Pax이다. 꽃이 핀 후 가지가 옆으로 길게 뻗으면서 덩굴처럼 엉긴다. 덩굴 끝은 실처럼 가늘어져서 땅에 닿으면 뿌리를 내린다. 꽃잎은 5개이며 거꿀피침모양으로서 끝이 둥글고 꽃받침보다 길다.

 

큰개별꽃(충주 천등산, 2006. 4. 23)

큰개별꽃은 낙엽성 관목의 아래에 심거나 그늘진 장소에 지면을 덮는 용도로 심으면 좋다. 넓은 화분에 모아 심어도 관상 가치가 뛰어나다. 어린순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큰개별꽃(보은 속리산, 2013. 4. 28)

큰개별꽃의 덩이뿌리를 태자삼(太子參)이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덩이뿌리를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2~3분 담갔다가 햇볕에 말려서 수염뿌리는 비벼 털고 완전히 건조시킨다. 또는 채취한 그대로 햇볕에 말린다. 태자삼은 보폐건비(補肺健脾)의 효능이 있어 폐결핵의 해수(咳嗽), 신체쇠약, 비위허약(脾胃虛弱)의 식욕부진, 하리(下痢), 동계발한(動悸發汗), 정신피로(精神疲勞)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1. 5. 3. 林 山. 2022.4.19.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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