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큰괭이밥

林 山 2021. 5. 6. 17:45

자생종 괭이밥 가운데 가장 큰 종은 무엇일까? 바로 큰괭이밥이다. 큰괭이밥은 이파리나 꽃이 괭이밥에 비해 훨씬 더 크다. 큰괭이밥의 꽃은 수더분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꽃의 표정도 은은하면서도 환하다. 그래서, 산길을 걷다가 활짝 핀 큰괭이밥 꽃을 만나면 저절로 미소를 짓게 된다. 

 

큰괭이밥(남양주 예봉산, 2021. 4. 4)

큰괭이밥은 쥐손이풀목 괭이밥과 괭이밥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 옥설리스 옵트리앵굴라타 막시모비치(Oxalis obtriangulata Maxim.)이다. 종소명 'obtriangulata'는 '역삼각형'이란 뜻으로 잎의 모양을 보고 지었다. 괭이밥은 고양이 밥이라는 뜻이며, 실제로 고양이가 먹는다. 큰괭이밥은 괭이밥보다 잎이 크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큰괭이밥을 큰괭이밥풀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빛나는 마음'이다.

 

큰괭이밥(남양주 천마산, 2022. 4. 9)

큰괭이밥의 영어명은 라지 우드 소럴샴록-소럴(Large wood sorrelshamrock-sorrel) 또는 라지 우드 소럴(Large wood sorrel), 마운튼-레이디스-소럴( Mountain-lady’s-sorrel)이다. 일어명은 오오야마카타바미(オオヤマカタバミ, 大山酢漿草) 또는 오오미야마카타바미(オオミヤマカタバミ, 大深山酢漿草)이다. 중국명은 싼쟈오예추쟝차오(三角葉酢漿草) 또는 싼쟈오추쟝차오(三角酢漿草)이다. 

 

큰괭이밥은 한국을 비롯해서 중국, 일본, 우수리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고도가 높은 산지의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산기슭이나 계곡에서 자란다.

 

큰괭이밥(남양주 천마산, 2013. 4. 16)

큰괭이밥의 근경은 윗부분에 소비늘잎이 있고, 잎은 꽃이 시들 무렵 뿌리에서 올라온다. 키는 높이  5~15cm 정도로 자란다. 잎은 뿌리에서 나오는 장상의 3출복엽이며, 곧게 서는 엽병이 있고 끝에 3개의 소엽이 돌려나기한다. 소엽은 작은잎자루가 없으며, 도삼각형 절두이고, 상단의 중앙부가 약간 파여 있다. 잎 가장자리에는 털이 약간 있고, 앞뒷면에 복모가 깔려 있다. 정소엽을 따버리면 날개를 편 나비처럼 보인다. 

 

4~6월에 길이 10~20cm의 화경이 잎다발속에서 나와 그 끝에 1개의 붉은색이 도는 흰꽃이 달린다. 꽃잎에는 자주색 줄이 있고, 꽃 바로 밑에는 작은포가 있다. 꽃받침조각은 5개인데, 긴 타원형으로서 털이 있고 수술대보다 길다. 꽃잎은 5개로서 긴 거꿀달걀모양이다. 수술은 10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삭과이다. 삭과는 원주상 달걀모양으로 털이 없고 5실이다. 각 실마다 1~2개의 종자가 6~8월에 익어 5조각으로 벌어진다.

 

큰괭이밥(남양주 천마산, 2013. 4. 16)

큰괭이밥의 유사종에는 괭이밥과 선괭이밥, 애기괭이밥, 자주괭이밥, 자주애기괭이밥, 붉은자주애기괭이밥, 희망봉괭이밥이 있다. 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corniculata L.이다. 잎의 길이와 너비가 각각 1~2.5㎝이다. 꽃이 작고 노란색이어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선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stricta L.이다. 전체에 털이 나고 줄기는 곧게 선다. 키가 20~40㎝로 커서 왕괭이밥이라고도 한다. 뿌리가 가늘고 탁엽이 뚜렷하지 않다. 애기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acetosella L.이다. 키가 5~8㎝로 아주 작다. 꽃의 크기도 작다. 

 

자주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corymbosa DC이다. 남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겨울을 제외하고 거의 연중 연한 홍자색 꽃이 핀다. 관상용으로 많이 심는다. 자주애기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acetosella var. purpurascens Mart.이다. 원변종인 애기괭이밥에 비해 꽃이 연한 붉은보라색이다. 붉은자주애기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acetosella var. rosea Peterm.이다. 원변종인 애기괭이밥에 비해 꽃이 장미색이다. 희망봉괭이밥의 학명은 Oxalis bowieana이다. 꽃괭이밥이라고도 한다. 꽃은 홍색이다. 꽃의 크기가 3㎝로 괭이밥 중 가장 크다. 남아프리카 희망봉이 원산이며, 관상용으로 심는다.

 

괭이밥은 원예품종이 많이 개발되어 있다. 붉은괭이밥은 전체가 붉은 자주색이고, 잎이 괭이밥보다 약간 작으며, 노란 꽃이 핀다. 노랑괭이밥은 남아프리카가 원산이다. 꽃에 무늬가 있는 멕시코 원산의 괭이밥도 있다.

 

큰괭이밥(태백산, 2021. 4. 18)

큰괭이밥의 잎은 신맛이 나며, 생채로 먹을 수 있다. 부드러운 잎을 비빔밥에 넣거나 겉절이를 한다. 다른 산나물과 같이 데쳐서 무쳐 먹기도 한다. 신맛이 나는 것은 잎에 옥살산(oxalic acid)이 다량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잎을 과다 섭취할 경우 옥살산이 칼슘과 결합함으로써 칼슘 흡수를 방해한다.

 

큰괭이밥(태백산, 2021. 4. 18)

민간에서는 큰괭이밥의 전초를 감모, 설사, 이질, 황달성간염, 결석증, 임질, 적백대하, 신경쇠약, 치질, 화상, 종기 등의 치료에 쓰기도 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안 쓴다. 

 

2021. 5. 6. 林 山. 2022.4.15. 최종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