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보리수나무 '해탈'

林 山 2021. 7. 23. 12:31

2021년 4월 하순으로 접어들자 충주시 교현동 주공아파트 화단에 보리수나무 꽃이 일제히 피어나기 시작했다. 보리수나무 가지마다 긴 꽃자루 끝에 미색의 작은 꽃들이 무수하게 피었다. 

 

보리수나무는 인도 비하르 주 가야 근처 부다가야에서 고타마 싯다르타(悉達多喬達摩)가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菩提樹)와는 전혀 다른 나무다. 보리수는 사유수(思惟樹) 또는 인도보리수라고도 불리는 보오나무(Ficus religiosa)이다. 보오나무는 장미목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의 활엽수다. 키는 30m까지 자란다. 

 

사찰에서 흔히 재배하는 보리수라고 하는 나무는 중국이 원산인 보리자나무(Tilia miqueliana Maxim)다. 보리자나무는 아욱목 피나무과 피나무속의 활엽 교목이다. 보리자나무의 독어명은 린덴바움(Lindenbaum), 영어명은 인디언 트리(linden tree)이다.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의 제5곡 '린덴바움(Lindenbaum)'에 나오는 보리수는 바로 보리자나무이다. 

 

보리수나무는 팥꽃나무목 보리수나무과 보리수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엘레아그누스 움벨라타 툰베리(Elaeagnus umbellata Thunb.)이다. 보리수나무를 뻐루똥나무, 보리화주, 보리똥나무, 포리똥나무, 보리화주나무, 볼네나무, 덩굴보리수나무라고도 한다. 꽃말은 '부부애'이다.

 

보리수나무의 영어명은 재퍼니즈 실버베리(Japanese silverberry) 또는 엘리애그너스 엄벨라타(Elaeagnus umbellata), 오텀 엘리애그너스(Autumn Elaeagnus)이다. 일어명은 아키구미(あきぐみ, アキグミ, 秋茱萸)이다. 중국명은 뉴나이즈(牛奶子) 또는 샤오예후튀즈(小叶胡颓子), 샤주위(夏茱萸), 탕주위(唐茱萸), 츄주위(秋茱萸), 톈자오(甜枣), 졘즈궈(剪子果), 츄후튀즈(秋胡颓子)이다.  

 

보리수나무의 원산지는 아시아이다. 지구상에 약 45종이 있으며 주로 한국과 중국, 일본 등 아시아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황해도와 강원도 이남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서 자란다. 제주도에도 자생지가 있다. 뿌리에 질소 고정균이 있어서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란다.

 

모란(포천 국립수목원, 2022. 5. 8)

보리수나무의 뿌리는 곁뿌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키는 3~4m까지 자란다. 나무껍질은 회흑갈색이다. 가지에는 가시가 있다. 일년생 가지는 은백색 또는 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기하고 타원형 또는 달걀형의 긴 타원형이며 무딘형 또는 짧은 점첨두에 원저 또는 넓은 예형이다. 잎 뒷면에는 은백색 인모가 밀생한다. 

 

은 4월 중순~6월 중순에 새가지의 잎겨드랑이에 1~7개가 우산모양꽃차례에 달린다. 꽃잎은 없고 꽃받침이 종(鍾) 모양으로 자라 꽃부리를 이룬다. 처음에 필 때는 흰색이었다가 점차 연황색으로 변하고, 향기가 있다. 꽃받침통은 끝이 4갈래로 갈라진다.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이다. 암술대에는 인모가 있다. 열매는 둥글고 인모로 덮여 있으며 붉은색이다. 종자는 7월 말~9월 말에 성숙한다.

 

보리수나무는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조경용 수목이나 관상수, 생울타리로 이용할 만하다. 열매는 먹을 수 있으며, 잼이나 파이 원료로도 이용된다. 술을 담가 먹기도 한다. 꽃에는 꿀이 많아 밀원식물로도 중요하다. 염료용으로도 이용 가치가 있다. 

 

보리수나무의 뿌리, 잎, 과실을 우내자(牛奶子)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우내자는 청열이습(淸熱利濕), 지혈(止血)의 효능이 있어 해수(咳嗽), 하리(下痢), 이질, 임병(淋病), 붕루(崩漏), 대하(帶下)를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쓰지 않는다. 

 

보리수나무의 유사종에는 보리밥나무, 뜰보리수, 보리수, 민보리수나무, 왕보리수, 긴보리수나무, 보리장나무, 좁은잎보리장나무, 녹보리똥나무 등이 있다. 

 

보리밥나무(Elaeagnus macrophylla Thunb.)는 9~10월에 흰꽃이 피어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4~5월에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다. 뜰보리수(Elaeagnus multiflora Thunb.)는 연한 황색으로 피는 꽃이 나팔처럼 긴 통꽃이다. 7월에 익는 열매는 1.5~2cm이고 타원형이며 붉은색으로 익는다. 민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var. parvifolia (Royle) C.K.Schneid.)는 잎 표면과 암술대에 별모양털이 있다가 떨어지며, 표면에는 인모가 없다. 왕보리수[Elaeagnus umbellata var. coreana (H.Lev.) H.Lev.]는 잎이 거꿀피침모양이고 어릴 때 잎 표면에 별모양의 압모가 있다. 보리수나무에 비해 잎이 넓다. 열매는 뜰보리수보다 약간 크다. 긴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var. longicarpa (Uyeki) T.B.Lee)는 열매 길이가 7~8mm, 지름 5mm이다. 

 

보리장나무(Elaeagnus glabra Thunb.)는 전라남도 및 제주도에 분포한다. 상록 활엽 덩굴성 식물이다. 잎 표면에 갈색 인모가 있으나 점차 없어지고, 뒷면에 갈색 인모가 밀생한다. 잎 가장자리에는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좁은잎보리장나무(Elaeagnus glabra f. oxyphylla (Servett.) W.T.Lee.)는 잎이 좁은 피침형이고 양끝이 좁으며 제주도에서 자란다. 녹보리똥나무(Elaeagnus maritima Koidz.)는 보리장나무에 비해 잎이 크고 타원형 또는 긴타원모양이며 표면에도 갈색 인모가 있다. 흑산도 및 완도에서 자란다.

 

2021. 7. 23. 林 山. 2022.7.12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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