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뜰보리수 '부부의 사랑'

林 山 2021. 7. 23. 18:23

충주시 호암지 호반에는 지인의 아담한 집이 한 채 있다. 이 집 대문 역할을 하는 문 옆에는 뜰보리수 한 그루가 서 있다. 문 이름이 해탈문(解脫門)이니 고타마 싯다르타(悉達多喬達摩)가 수행을 하고 깨달음을 얻었다는 보리수(菩提樹) 한 그루쯤 있어야 제격이다.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보리수는 보리수나무나 뜰보리수와는 전혀 다른 나무다. 

 

인도 비하르 주 가야 근처 부다가야에서 싯다르타가 선정에 들어 깨달음을 었었다는 보리수는 사유수(思惟樹) 또는 인도보리수라고도 불리는 보오나무(Ficus religiosa)이다. 보오나무는 장미목 뽕나무과 무화과나무속의 활엽수다. 키는 30m까지 자란다. 

 

사찰에서 흔히 재배하는 보리수라고 하는 나무는 중국이 원산인 보리자나무(Tilia miqueliana Maxim)다. 보리자나무는 아욱목 피나무과 피나무속의 활엽 교목이다. 보리자나무의 독어명은 린덴바움(Lindenbaum), 영어명은 인디언 트리(linden tree)이다. 슈베르트의 연가곡집 ‘겨울 나그네’의 제5곡 '린덴바움(Lindenbaum)'에 나오는 보리수는 바로 보리자나무이다. 

 

뜰보리수(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뜰보리수는 팥꽃나무목 보리수나무과 보리수나무속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보리수처럼 생겼으나 열매가 커서 재배하기 때문에 뜰보리수라고 한다. 학명은 엘레아그누스 멀티플로라 툰베리(Elaeagnus multiflora Thunb.)이다. 

 

뜰보리수의 영어명은 체리 엘리애그너스(cherry elaeagnus)이다. 중국명은 무반샤(木半夏) 또는 창어무반샤(长萼木半夏)이다. 일어명은 나츠구미(ナツグミ, 夏茱萸, 夏胡頽子) 또는 도우구미(とうぐみ, 唐茱萸, 唐胡頽子)이다. 뜰보리수를 야앵도(野櫻桃), 사월자(四月子), 다화호퇴자, 집보리수나무, 참당보리수나무라고도 한다. 꽃말은 '부부의 사랑', '결혼', '부부애'이다.  

 

뜰보리수는 일본 특산종으로 귀화식물이다. 주로 한국과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전국에서 식재한다. 보통 과수로 많이 심는다.

 

뜰보리수(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뜰보리수는 키가 3m 정도까지 자란다. 일년생 가지에는 적갈색 비늘털이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긴타원모양이고 첨두 또는 둔두, 예저이다. 잎 표면에는 비늘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지고, 뒷면은 흰색 비늘털과 갈색 비늘털이 섞여 있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은 4~5월에 연노란색으로 피며 향기가 있다. 잎겨드랑이에 1~2개씩 달리고, 꽃받침통 밑부분이 좁아져 씨방을 둘러싼다. 꽃대 길이는 4~8mm이다. 꽃받침조각은 4개다. 수술은 4개, 암술은 1개이다. 열매는 핵과로 긴 타원모양이다. 길이는 1.5cm로 밑으로 처진다. 6~7월에 붉은색으로 성숙한다.

 

뜰보리수는 꽃과 열매가 아름다워서 공원이나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으면 좋다. 열매는 먹을 수 있다. 다소 떫은 맛도 있지만 단맛이 더 강하다.

 

뜰보리수의 과실을 본초명 목반하(木半夏), 뿌리 및 뿌리껍질(根皮)을 목반하근(木半夏根)이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목반하는 수렴(收斂), 소종(消腫), 활혈행기(活血行氣)의 효능이 있어 타박상, 천식(喘息), 이질, 치창(痔瘡)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목반하근은 9~10월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활혈행기, 보허(補虛)의 효능이 있어 타박상, 치창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하거나 술에 담가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근피를 달인 물로 악창개(惡瘡疥)를 세척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안 쓴다.

 

뜰보리수(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뜰보리수의 유사종에는 보리수나무, 보리밥나무, 민보리수나무, 왕보리수, 긴보리수나무, 보리장나무, 좁은잎보리장나무, 녹보리똥나무 등이 있다. 

 

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Thunb.)는 잔가지에 흰 비늘털이 많고, 열매는 길이 1cm 미만으로 작다. 보리밥나무(Elaeagnus macrophylla Thunb.)는 9~10월에 흰꽃이 피어 겨울을 지내고 이듬해 4~5월에 열매가 붉은색으로 익는다. 민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var. parvifolia (Royle) C.K.Schneid.)는 잎 표면과 암술대에 별모양털이 있다가 떨어지며, 표면에는 인모가 없다. 왕보리수[Elaeagnus umbellata var. coreana (H.Lev.) H.Lev.]는 잎이 거꿀피침모양이고 어릴 때 잎 표면에 별모양의 압모가 있다. 보리수나무에 비해 잎이 넓다. 열매는 뜰보리수보다 약간 크다. 긴보리수나무(Elaeagnus umbellata var. longicarpa (Uyeki) T.B.Lee)는 열매 길이가 7~8mm, 지름 5mm이다.

 

보리장나무(Elaeagnus glabra Thunb.)는 전라남도 및 제주도에 분포한다. 상록 활엽 덩굴성 식물이다. 잎 표면에 갈색 인모가 있으나 점차 없어지고, 뒷면에 갈색 인모가 밀생한다. 잎 가장자리에는 물결모양의 톱니가 있다. 좁은잎보리장나무(Elaeagnus glabra f. oxyphylla (Servett.) W.T.Lee.)는 잎이 좁은 피침형이고 양끝이 좁으며 제주도에서 자란다. 녹보리똥나무(Elaeagnus maritima Koidz.)는 보리장나무에 비해 잎이 크고 타원형 또는 긴타원모양이며 표면에도 갈색 인모가 있다. 흑산도 및 완도에서 자란다.

 

2021. 7. 23. 林 山. 2022.11.22. 최종 수정.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蔥)  (0) 2021.07.26
무늬둥굴레  (0) 2021.07.24
보리수나무 '해탈'  (0) 2021.07.23
흰철쭉  (0) 2021.07.22
흰산철쭉  (0) 2021.0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