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윤판나물

林 山 2021. 8. 11. 12:15

2021년 5월 초하루 주말을 맞아 월악산 만수골 야생화탐방로에 들렀다. 마침 노란색의 윤판나물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윤판나물 주변에는 하늘매발톱도 고운 하늘색 꽃을 피우고 있었다. 

 

윤판나물은 그 이름이 특이하다. '야생화백과사전'에는 이름 유래에 대해 '지리산 주변에서는 귀틀집을 윤판집이라고도 부르는데, 이 식물의 꽃받침이 마치 윤판집의 지붕을 닮아서 윤판나물이라고 붙였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나와 있다. 또, 윤판서의 마당에 피어난 꽃이라고 하여 왕이 윤판나물이라는 이름을 하사했다는 설도 있다. 

 

윤판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1)

윤판나물은 백합목 백합과 애기나리속의 숙근성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디스포룸 우니플로룸 베이커(Disporum uniflorum Baker)이다. 속명 'disporum'은 2를 뜻하는 'dis'와 종자를 뜻하는 'sport'의 합성어에서 유래한 말다. 자방(子房)의 각 실이 두 개의 난세포(卵細胞: egg cell)를 가지고 있어서 붙은 속명이다.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이다.

 

윤판나물의 영어명은 코리언 페어리벨스(Korean fairybells)이다. 생명자원정보서비스에는 코리언 디스포룸(Korean disporum)으로 수록돼 있다. 일어명은 기바나호우챠쿠소우(キバナホウチャクソウ, 黃花寶鐸草) 또는 고가네호우챠쿠소우(コガネホウチャクソウ, 黃金寶鐸草)이다. 중국명은 샤오화완셔우주(少花万寿竹)이다. 북한명은 대애기나리이다. 윤판나물을 누른대애기나리, 큰가지애기나리, 금윤판나물, 윤판나물아재비라고도 한다. 

 

윤판나물의 원산지는 한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아시아이다. 한국을 비롯해서 일본, 중국, 러시아 사할린 등지에 분포한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와 울릉도, 남부지방, 중부지방 등의 산지 숲속 그늘에서 자란다. 애기나리속은 한국에 4종이 있으며, 3종은 애기나리류로 내음성(耐陰性) 식물이다.

 

윤판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1)

윤판나물의 근경은 짧고 때로는 옆으로 뻗으면서 자란다. 키는 30~60cm 정도이다. 원줄기는 윗부분에서 크게 갈라진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잎 모양은 긴 타원형이고 끝이 뾰족하며 밑부분이 둥글다. 엽병은 없다. 잎맥은 3~5개가 뚜렷하다.

 

은 4~6월에 가지끝에 1~3개가 밑을 향해 노란색으로 달린다. 꽃자루는 짧고, 화피열편과 수술은 각 6개이다. 암술은 화피와 길이가 비슷하고 끝이 3개로 갈라진다. 화피는 거꿀피침모양으로 밑부분이 좁으며 끝이 뾰족하고 밑부분의 가장자리와 안쪽에 털이 있다. 열매는 장과(漿果)이다. 장과는 둥글며 흑색이다.

 

윤판나물의 유사종에는 윤판나물아재비(Common fairybells), 애기나리(fairy-bells), 큰애기나리 등이 있다. 윤판나물아재비(Disporum sessile D. Don)는 울릉도, 제주도, 가거도 등지에 분포한다. 꽃은 4~6월 줄기 끝에 1~3송이가 녹색을 띤 흰색으로 달리고 밑으로 쳐진다. 애기나리(Disporum smilacinum A.Gray)는 중부 이남에 분포한다. 키는 15-40cm로 큰애기나리보다 작다.꽃은 4~5월 가지끝에 1~2개의 연한 녹색꽃이 밑을 향해 달린다. 큰애기나리(Disporum viridescens (Maxim.) Nakai)는 전국 각지의 산지에 분포한다. 키는 30~70cm 정도이다. 애기나리에 비해 가지가 보다 많이 갈라진다. 꽃은 5~6월 가지끝에 1~3개가 연한 녹색으로 밑을 향해 달린다.  

 

금강애기나리[Streptopus ovalis (Ohwi) F.T.Wang & Y.C.Tang, Geumgang twisted-stalk]는 애기나리속이 아니고 죽대아재비속이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에서 처음 발견되어 진부애기나리라고 부르던 식물이다. 잎과 줄기에 가시 돌기가 있고, 잎 밑동은 줄기를 약간 감싼다. 꽃은 4~6월에 연한 황백색으로 피고 자주색의 반점이 있다. 애기나리에 비해 화피 끝이 뾰족하고, 뒤로 젖혀진다. 열매는 약간 세모지고, 붉은색으로 익는다.

 

윤판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1)

윤판나물은 노란 꽃이 아름다워서 공원 등의 낙엽성 교목 아래에 지피식물로 이용 가치가 있다. 정원에 관상용으로 심기도 한다. 어린순은 나물로 무치거나 국을 끓여서 먹는다. 많이 먹으면 설사나 중독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윤판나물(월악산 만수골, 2021. 5. 1)

윤판나물의 근경(根莖) 및 부리를 석죽근(石竹根)이라 하며 민간에서 약용한다. 여름에서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약성은 평(平)하고 감(甘)하다. 윤폐지해(潤肺止咳), 건비소적(健脾消積)의 효능이 있어 허손해천(虛損咳喘), 담중대혈(痰中帶血), 장풍하혈(腸風下血), 식적창만(食積脹滿), 폐결핵, 폐기종, 장염, 대장출혈(大腸出血), 치질 등을 치료한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2021. 8. 11.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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