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초부터 들판의 논둑이나 밭둑, 공터의 풀밭에는 좁쌀만한 크기의 작고 노란색 꽃이 피어나기 시작한다. 바로 개갓냉이꽃이다. 대개 원종보다 변변치 못한 식물의 이름 앞에 '개'자를 붙이는데, 원종으로 추정되는 갓냉이라는 식물은 없다. 개갓냉이속의 식물 중 한국에 분포하는 종은 개갓냉이를 비롯해서 속속이풀과 좀개갓냉이, 구슬갓냉이 등 4종밖에 없다. 속속이풀은 갓냉이, 개갓냉이는 선속속이풀 또는 졸속속이풀이라고도 한다. 또, 구슬갓냉이를 둥근속속이풀이라 부르기도 한다. 따라서 개갓냉이의 원종은 속속이풀이라고 할 수 있다. 속속이풀이라는 이름은 작고 노란 꽃이 조(粟)와 비슷한 것에서 유래하지 않았을까 추정해 본다.
개갓냉이는 양귀비목 십자화과 개갓냉이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로리파 인디카 (엘.) 하이언[Rorippa indica (L.) Hiern]이다. 영어명은 베리어블 립 옐로우크레스(Variable leaf yellowcress) , 일어명은 이누가라시(いぬがらし, 犬芥子)이다. 중국명은 한차이(蔊菜), 시차이(蒠菜) 또는 예여우차이(野油菜), 주거차이(诸葛菜), 펑화차이(风花菜), 라미차이(辣米菜)이다. 개갓냉이를 쇠냉이, 선속속이풀, 졸속속이풀, 날미채(辣米菜), 야개채(野芥菜), 야유채(野油菜)라고도 한다. 꽃말은 '무관심'이다.
개갓냉이는 한국을 비롯해서 말레이시아, 인도 등 서남아시아, 일본, 타이완, 북미 등지에 분포한다. 전국 각지의 경작지나 도랑가, 풀밭에서 자란다. 들판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개갓냉이의 키는 20~50cm이다. 줄기 전체에는 털이 없으며 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근생엽은 한군데서 모여나고, 우상으로 갈라지거나 갈라지지 않으며,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어긋나기하고 피침형으로서 갈라지지 않는다. 잎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고 양끝이 좁으며 엽병이 없다.
꽃은 5~6월에 노란색으로 핀다. 가지 끝과 원줄기 끝에 작은 십자모양꽃부리가 총상으로 달린다. 꽃받침조각은 선상 긴 타원형이며 털이 약간 있다. 꽃잎은 노란색이며 주걱모양 비슷하고 꽃받침보다 약간 길다. 4개의 긴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다.
열매는 장각과이다. 장각과는 좁은 선형이며, 약간 안으로 굽으면서 옆으로 뻗는 대 위에 달린다. 끝에는 굵고 짧은 암술대가 있다. 종자는 노란색이다.
개갓냉이의 어린순은 나물로 먹는다. 데쳐서 국을 끓여 먹기도 한다. 김치를 담그기도 한다. 충주 지방에서는 개갓냉이를 나물로 이용하지 않는다.
개갓냉이의 전초를 한채(蔊菜)라고 하며, 민간에서 한약재로 쓴다. 개화기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린다. 청열이뇨(淸熱利尿), 활혈통경(活血通經)의 효능이 있어 감기, 열해(熱咳), 인후통(咽喉痛), 마진불이투발(痲疹不易透發, 未發疹의 홍역), 류머티스성 관절염, 황달, 수종(水腫), 정창(疔瘡), 타박상 등을 치료한다. 달여서 복용한다. 외용시에는 짓찧어서 바른다. 한의사들은 임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다.
개갓냉이의 유사종에는 속속이풀(Northern marsh yellowcress, スカシタゴボウ)과 좀개갓냉이(canton-rorippa), 구슬갓냉이(a kind of horseradish) 등이 있다. 속속이풀[Rorippa palustris (Leyss.) Besser]은 키가 30~60cm로 좀 큰 편이다. 열매가 개갓냉이나 좀개갓냉이에 비해 짧고 통통하다. 좀개갓냉이[Rorippa cantoniensis (Lour.) Ohwi]는 한해살이풀이고, 키는 10~40cm이다. 식물체가 작다. 열매는 개갓냉이보다 짧고, 속속이풀보다 길다. 구슬갓냉이[Rorippa globosa (Turcz. ex Fisch. & C.A.Mey.) Hayek]는 충북 단양 이북의 산지에 분포한다. 여러해살이풀이다. 키는 60cm로 큰 편이다. 열매는 거의 둥근 모양의 각과이다.
2021. 8. 23. 林 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