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16일이었던가? 연수동 평안교회 남쪽 골목길은 평소에 잘 다니지 않는 길이었다. 그런데 이날만은 마치 누가 잡아끌기라도 하듯 나도 모르게 발길이 평안교회 남쪽 골목길로 향했다. 그리고 거기 하얀 꽃이 만발한 불두화(佛頭花) 나무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꽃이 많이 달렸던지 가지가 늘어질 정도였다.
불두화는 쌍떡잎식물 산토끼꽃목 인동과의 낙엽 활엽 관목이다. 학명은 비부르눔 오풀루스 에프. 히드란제오이데스 (나카이) 하라[Viburnum opulus f. hydrangeoides (Nakai) Hara]이다. 꽃 모양이 부처의 곱슬곱슬한 머리를 닮았고, 고타마 싯다르타가 태어난 음력 4월 초파일을 전후해 꽃이 만발하므로 불두화라고 부른다.
불두화의 영어명은 스노우볼 트리(Snowball tree)이다. 일어명은 데마리칸보쿠(テマリカンボク, 手毬肝木)이다. 데마리바나(テマリバナ, てまりばな, 手まり花·手鞠花·手毬花) 또는 오오데마리(オオデマリ, おおでまり, 大手毬)라고도 한다. 불두화를 수국백당이라고도 하는데, 비추천명이다. 꽃말은 '은혜', '베품'이다.
불두화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동북지방, 러시아 극동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는 햇빛이 잘 드는 곳이나 반그늘에서 잘 자란다. 특히 사찰에서 많이 재배한다.
불두화의 키는 3~6m까지 자란다. 어린 가지는 털이 없고 붉은 빛을 띠는 녹색이지만, 자라면서 회흑색으로 변한다. 줄기껍질은 코르크층이 발달하였으며 불규칙하게 갈라진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광난형이다. 잎 끝은 3개로 크게 갈라지고, 가장자리에 굵은 톱니가 있다. 잎 뒷면에는 털이 있다. 엽병은 끝에 2개의 밀선이 있다.
꽃은 5~6월에 피며, 꽃줄기 끝에 산방꽃차례로 달린다. 처음 꽃이 필 때에는 연초록색이나 활짝 피면 흰색이 되고, 질 무렵이면 누런색으로 변한다. 꽃 모양이 수국과 비슷하지만, 불두화는 잎이 세 갈래로 갈라지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열매는 둥근 모양의 핵과(核果)이며, 9월에 붉은색으로 익는다.
불두화는 백당나무의 유성화(有性花)를 없애버리고 무성화(無性花)의 꽃잎만 자라게 한 원예품종이다. 무성화이기 때문에 씨는 생기지 않는다. 이런 상징성 때문에 절에서 정원수로 많이 심는다. 정원에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는다. 꽃이 공처럼 아름다워 꽃꽂이용 소재로도 이용된다.
2021. 9. 8.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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