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5월 말경 월악산 만수골을 찾았다. 만수골 여기저기에는 노란색을 띤 개옻나무 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었다. 개옻나무는 여러 모로 옻나무와 비슷하다. 중국이 원산지인 옻나무는 참옻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개옻나무는 한반도가 원산지임에도 '개'자가 붙었다. '개'자가 붙으면 '원종보다 못하다'는 뜻이다. 옻나무의 순은 나물, 수액은 고급 도료, 나무껍질은 한약재로 쓰이는 등 여러모로 용도가 많다. 하지만 개옻나무는 땔감 외에는 쓰임새가 별로 없다. 그래서 '개'자가 붙은 것으로 보인다.
개옻나무는 무환자나무목 옻나무과 붉나무속의 낙엽 활엽 소교목 혹은 관목이다. 학명은 루스 트리코카르파 미켈(Rhus trichocarpa Miq.)이다. 신학명은 톡시코덴드론 트리코카르품 (미켈) 쿤츠[Toxicodendron trichocarpum (Miq.) Kuntze]이다. 영어명은 이스트 에이션 수맥(East Asian sumac) 또는 브리스틀리 프루트 수맥(Bristly fruit sumac), 차이니즈 수맥(Chinese Sumac), 재퍼니즈 래커 트리(Japanese Lacquer Tree)이다. 일어명은 야마우루시(ヤマウルシ, やまうるし, 山漆)이다. 중국명은 마오치슈(毛漆树) 또는 샨치슈(山漆树), 루슈(栌树)이다. 꽃말은 '현명'이다.
개옻나무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러시아 쿠릴열도 남부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전국 각지의 산과 들에 자생한다. 산기슭이나 중턱에서 흔하게 자란다.
개옻나무의 키는 4~10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는 회갈색 또는 회백색이고, 가지를 자르면 유액이 나온다. 작은 가지와 잎자루는 붉은 갈색을 띤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홀수깃모양겹잎이다. 소엽은 13~17개이며 타원형에 점첨두, 원저이다. 잎 뒷면에는 털이 있고 가장자리가 밋밋한 것과 2~3개의 톱니가 있는 것이 섞여 있다. 작은잎자루는 짧고 엽축은 붉은빛이 돌고 털이 있다. 잎은 가을에 진홍색 단풍으로 물든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4월 말~6월 중순에 녹황색으로 핀다. 잎겨드랑이에서 나오는 원뿔모양꽃차례에 녹황색의 작은 꽃이 조밀하게 달리고, 갈색 털이 밀생한다. 꽃받침조각과 꽃잎 및 수술은 각각 5개이다. 암꽃은 5개의 작은 수술과 3개의 암술머리가 있는 1개의 1실 씨방이 있다. 열매는 핵과로 편구형이며, 황갈색 가시털로 덮여 있다. 종자는 9월 초~11월 말에 성숙한다.
개옻나무의 수액을 채취하여 도료로 이용하나, 독성이 있어 피부염을 일으킨다. 목재는 숯을 굽거나 땔나무로 사용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개옻나무의 수지(樹脂)를 건조 가공한 것을 본초명 건칠(乾漆)이라고 했는데, 이는 명백한 오류이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옻나무(Rhus verniciflua Stokes)의 수지를 건조 가공한 것만을 건칠로 친다.
개옻나무의 유사종에는 붉나무(apanese sumac, 오배자나무, 염부목), 옻나무(Lacquer tree, うるしのき), 검양옻나무(Wax sumac) 등이 있다. 붉나무(Rhus javanica L.)는 키가 7m까지 자란다. 작은 가지는 황색이며 일년생 가지, 엽병, 잎 뒤에는 갈색 털이 밀생한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7월 말~9월 초에 유백색으로 핀다. 열매는 핵과로 편구형이고 짧은 황갈색 털이 밀생한다. 옻나무는 중국 원산으로 전국에 식재하며, 일부 야생으로 퍼졌다. 키는 20m까지 자란다. 작은 가지와 잎자루는 녹색을 띤다. 꽃은 잡성주(雜性株)이며 황록색이다. 열매는 연한 황색이고 털이 없다. 검양옻나무(Rhus succedanea L.)는 전라남도 및 제주도에 분포한다. 키는 10~13m 정도이다. 일년생 가지에는 털이 없다. 꽃은 잡성주이며 황록색이다.
2021. 10. 15. 林 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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