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을 하다가 보면 가끔 큰꽃으아리 꽃을 만날 때가 있다. 큰꽃으아리 꽃을 만날 때마다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있는 그 아름다운 모습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큰꽃으아리 꽃을 처음 만났을 때는 원예종 화초가 산과 들로 퍼져 야생화된 것인 줄로만 알았다. 큰꽃으아리는 꽃이 아름다워서 원예종으로 육성할 가치가 매우 큰 야생화 가운데 하나다.
큰꽃으아리는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으아리속의 낙엽성 활엽 만경목(蔓莖木, vine)이다. 학명은 클레마티스 파텐스 찰스 모렌 & 드켄(Clematis patens C.Morren & Decne.)이다. 영어명은 빅-플라워 클레머티스(Big-flower clematis) 또는 라일락-클레머티스(lilac-clematis)이다. 일어명은 가자구루마(カザグルマ, かざぐるま, 風車), 중국명은 좐즈롄(转子莲)이다. 큰꽃으아리를 개비머리, 전자련(轉子蓮)이라고도 한다. 꽃말은 '마음의 아름다움'이다.
큰꽃으아리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일본, 중국 동북 지방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각지의 해발 100~850m 지역에서 자란다. 양지식물로 햇빛이 잘 드는 길가나 숲 가장자리, 화전지 등지에서 잘 자란다.
큰꽃으아리의 뿌리는 국수발 굵기의 연갈색 뿌리가 사방으로 내린다. 줄기는 갈색이고 덩굴성이며, 길이 2~4m까지 자란다. 줄기는 가늘고 길며 잔털이 있다. 잎은 3출 또는 깃모양겹잎이며 마주나기한다. 3~5개의 소엽은 달걀모양 또는 난상 피침형이며 첨두 또는 점첨두에 원저이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다. 잎 표면에는 털이 없으며, 뒷면에는 잔털이 난다.
꽃은 5~6월에 흰색 또는 연한 자주색으로 피고, 지름은 5~10cm 정도이다. 가지 끝에 1개씩 달린다. 꽃받침열편은 6~8개이고 넓은 달걀모양, 타원형 또는 긴 타원형으로서 끝이 뾰족하며 꽃잎같이 보이지만 꽃잎은 없다. 암술과 수술은 여러 개이다. 수술대는 편평하고, 암술대는 끝 부근에 복모가 있다. 꽃대에는 포가 없다. 열매는 수과이다. 수과는 달걀모양으로 9~10월에 익고, 갈색 털이 있는 긴 암술대가 그대로 달려 있다. 열매가 마치 종자같이 보인다. 깃모양으로 변한 암술대는 전체적으로 반시계방향으로 선회상을 이룬다.
큰꽃으아리는 햇빛이 잘 드는 절개사면, 울타리 주변에 심거나 울타리 또는 각종 구조물 등의 녹화에 적합하다. 꽃이 늘어지는 특성을 살려 아파트 베란다 조경 등에 이용한다. 공원이나 정원 등에 관상용으로 심는다. 봄에 연한 새 잎은 나물로 먹을 수 있다. 하지만 독성이 있으므로 주의하는 것이 좋다. 반드시 물에 삶아 맑은 물에 여러 날 우려낸 뒤에 나물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위령선, 큰꽃으아리의 뿌리 또는 전초(全草)를 철선련(鐵線蓮)이라 하며 약용한다.'고 나와 있다.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철선련이 등재되어 있지 않고 위령선만 등재되어 있다. 본초학에서 위령선은 으아리(東北鐵線蓮, Clematis mandshurica Rupr.), 위령선(Clematis chinensis Osbeck), ausekscjftjsfus), 면단철선련(棉團鐵線蓮, Clematis hexapetala Pall.)의 뿌리와 근경(根莖)을 건조한 것이다.
위령선은 본초학에서 거풍습약(祛風濕藥) 중 거풍습지비통약(祛風濕止痺痛藥)으로 분류된다. 거풍제습(祛風除濕), 통락지통(通絡止痛)의 효능이 뛰어나 풍습비통(痺痛)과 지체마목(肢体痲木), 근맥구련(筋脈拘攣), 굴신불리(屈伸不利), 골경인후(骨硬咽喉, 목에 가시) 등을 치료한다. 유주성 동통을 치료하는 좋은 약재다. 특히 팔다리가 저리고 땡기는 증세에 쓰면 좋다. 요산증(尿酸症), 통풍(痛風), 중풍(中風), 적취(積聚)에도 응용할 수 있다. 으아리의 잎과 줄기는 청열해독(淸熱解毒)의 효능이 있어 인후종통(咽喉腫痛)과 급성황달형 전염성 간염(急性黃疸型傳染性肝炎), 학질(瘧疾) 등에 응용할 수 있다.
큰꽃으아리 유사종에는 으아리(Korean virgin`s bower , コウライセンニンソウ, 仙人草, 마음가리나물), 긴잎으아리, 외대으아리(Unifloral clematis), 국화으아리, 참으아리, 좀으아리, 큰위령선 등이 있다. 으아리[Clematis terniflora var. mandshurica (Rupr.) Ohwi]는 키가 2m 정도이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5~7개의 소엽으로 구성된 깃모양겹잎이다. 꽃은 흰색으로 크기는 2~3cm이다. 가지 끝과 잎겨드랑이에서 나온 취산꽃차례에 10~30개의 꽃이 달린다. 긴잎으아리(Clematis mandshurica f. Lancifolia Nakai)는 잎이 바소꼴이다. 꽃은 6~8월에 흰색으로 핀다. 꽃이 으아리보다 약간 크며 꽃받침 길이가 1.2~1.6㎝이다. 외대으아리(Clematis brachyura Maxim.)는 한반도 고유종으로 경기도와 강원도 이북 지방에 분포한다. 키는 1m 정도이다. 하얀색의 꽃은 양성화로 6~9월에 1~3개씩 가지 끝에 달린다. 국화으아리[Clematis terniflora DC. f. denticulata (Nakai) W. Lee]는 한반도 특산종이다. 키는 약 5m이다. 여수와 거문도, 제주도 해변의 산기슭 양지에서 자란다. 작은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있다. 참으아리(Clematis terniflora DC.)는 키가 5m 내외이다. 산록 아래에서 흔히 자란다. 잎 가장자리는 거의 밋밋하나 간혹 깊게 패이기도 한다. 꽃은 흰색이고, 지름은 2~3cm이다. 좀으아리(Clematis mandshurica Ruprecht f. lancifolia Nakai)는 긴잎으아리와 유사하다. 두 으아리를 같은 종으로 보기도 한다. 큰위령선(Clematis mandshurica var. koreana)은 한반도 특산종이다. 속리산, 남산, 금강산 등지에 분포한다. 으아리보다 키가 크고 잎맥이 튀어나와 있으며 잎축이 약간 연하다. 잎은 마주나며 5~7개의 작은 잎으로 된 우상 복엽으로 작은잎은 달걀 모양인데 톱니가 없다.
조희풀, 만사초(Tube Clematis), 사위질빵(Aoiifolia Virgin’s bower, 질빵풀), 할미밀망(할미밀빵), 좀사위질빵도 큰꽃으아리의 유사종이다. 조희풀(Clematis heracleifolia)은 키가 1m 정도이다. 잎은 세 장의 작은잎으로 된 겹잎이며, 작은잎은 달걀 모양이고 거친 톱니가 있다. 여름에 푸른색 꽃이 밀산(密繖)화서로 핀다. 열매는 수과(瘦果)로 편평한 타원형이다. 만사초(Clematis urticifolia)는 한반도 특산종으로 강원도에 분포한다. 조희풀에 비해 꽃잎은 끝이 좁고 뒤로 젖혀지지 않으며 장밋빛이다. 사위질빵(Clematis apiifolia DC.)은 키가 3m까지 자란다. 잎은 마주나기하고 3출복엽 간혹 2회3출한다. 소엽은 달걀형 또는 난상 피침형이다. 잎 가장자리에 작은 톱니들이 있다. 꽃은 7~9월에 흰색으로 무리지어 핀다. 할미밀망(Clematis trichotoma Nakai)은 한반도 특산종이다. 꽃은 6월에 피고, 액생하는 취산꽃차례에 3개씩 달린다. 수과는 15~16개가 한군데 모여 달린다. 좀사위질빵(Clematis brevicaudata DC.)은 잎이 2회3출이며 열매에 털이 없다. 잎이 작기 때문에 좀사위질빵이라고 한다.
2021. 10. 18. 林 山. 2022.7.27.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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