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함박꽃나무 '수줍음'

林 山 2021. 10. 14. 17:12

깊은 산속에서 만나는 야생화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꽃을 꼽으라면 함박꽃나무가 아닐까 한다. 함박꽃나무 꽃은 수줍은 듯 소박하고 우아하면서도 고결한 아름다움이 있다. 꽃에서 풍기는 향기도 매혹적이다. 함박꽃나무의 꽃이 필 무렵 깊은 산에 들어가면 바람에 실려오는 은은한 향기가 먼저 반겨 주곤 한다. 

 

함박꽃나무(설악산 토왕골, 2016. 5. 15)

함박꽃나무는 목련목 목련과 목련속의 낙엽 활엽 소교목이다. 학명은 매그놀리아 지볼디 카를 코흐(Magnolia sieboldii K.Koch)이다.  영어명은 매그놀리아(magnolia) 또는 오야마 매그놀리아(Oyama Magnolia)이다. 일어명은 오야마렌게(おおやまれんげ, 大山蓮華)이다. 중국명은 톈뉘무란(天女木兰) 또는 톈뉘화(天女花), 샤오화무란(小花木兰), 위롄(玉蓮)이다. 함박꽃나무를 산에 자라는 목련이라고 해서 산목련(山木蓮), 나무(木)에 피는 난(蘭) 같다고 해서 목란(木蘭), 개목련, 합판초(合鈑草), 함박이, 함백이꽃, 천상의 여인에 비유하여 천녀목란(天女木蘭), 천녀화(天女化), 산목단(山牡丹), 산목란(山木蘭), 힌뛰함박꽃, 야도초(野桃草)라고도 한다. 꽃말은 '수줍음'이다. 

 

함박꽃나무( 월악산 만수골, 2021. 5. 22)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에서는 함박꽃나무를 목란(木蘭)이라 부르며, 국화(國花)로 지정하고 있다. 1964년 5월 황해북도의 한 휴양소에 머물고 있던 김일성 주석이 함박꽃나무를 보고 목란이라는 이름을 지어 주었다는 설이 있다. 

 

함박꽃나무는 한반도를 비롯해서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함경북도를 제외한 전국의 산지에 야생한다. 산골짜기 숲속에서 자란다.

 

함박꽃나무( 월악산 만수봉, 2021. 5. 30)

함박꽃나무의 뿌리는 길게 뻗어 자란다. 키는 7m까지 자란다. 줄기 껍질은 잿빛이 도는 황갈색이며 속은 백색이다. 일년생 가지 및 동아에는 복모가 있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두껍다. 잎 모양은 장타원형, 거꿀달걀모양 또는 도란상 긴 타원형이다. 잎 윗부분은 둔하지만 끝은 뾰족하고 원저이다. 잎 가장자리는 밋밋하고 표면에 털이 없다. 잎 뒷면은 회록색으로서 맥을 따라 털이 있다. 잎자루는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함박꽃나무(포천 운악산, 2015. 5. 31)

꽃은 양성꽃으로서 5~6월에 잎이 핀 다음 나와서 밑을 향해 흰색으로 핀다. 꽃에는 향기가 있다. 화경은 털이 있다. 꽃잎은 6개이며 거꿀달걀모양 또는 타원형이다. 꽃밥과 수술대는 붉은 빛이 돈다. 

 

열매는 달걀상 원형이고 붉은 구형의 육질로 되어 있다. 9월에 검은색으로 익는다. 종자는 타원형이며 적색으로 익는다. 육질이 익으면 터져 나와 백색 줄에 달린다.

 

함박꽃나무(지리산 노고단, 2016. 6. 5)

함박꽃나무는 매일 몇 송이씩 피는 꽃이 아름답고, 향기가 좋아 조경수나 정원수, 공원수로 적합한 관상수이다. 함박꽃나무의 수피는 건위제나 구충제로 사용한다. 향기가 강하고 맛이 쓴 꽃은 눈병이나 두통 등의 치료에 쓴다. 중국에서는 씨를 감싸고 있는 붉은색 껍질을 말린 가루를 고급 요리의 향신료로 이용한다. 씨껍질은 맵고 향이 있다.

 

함박꽃나무(설악산 서북능선, 2015. 6. 6)

함박꽃나무에서 얻은 추출물은 위염과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알려진 헬리코박터균(Helicobacter pylori)의 증식을 억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줄기의 수피에서 얻은 추출물에는 코스튜놀리드(costunolide)라는 산화 질소 화합효소를 억제하는 화합물이 함유되어 있다. 코스튜놀리드는 사람의 백혈병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함박꽃나무(남양주 천마산, 2006. 6. 11)

 

함박꽃나무(정선 함백산, 2022. 6. 11)
함박꽃나무(정선 함백산, 2022. 6. 11)
함박꽃나무(포천 국립수목원, 2022. 6. 19)

함박꽃나무의 유사종에는 겹함박꽃나무, 얼룩함박꽃나무 등이 있다. 겹함박꽃나무(Magnolia sieboldii f. semiplena T.B.Lee)는 꽃잎이 12개 이상이다. 얼룩함박꽃나무(Magnolia sieboldii for. variegata)는 지리산에 분포한다. 잎에 반점이 있다.  

 

함박꽃나무(양평 용문산, 2006. 7. 2)

함박꽃나무와 같은 목련속 식물에는 백목련(白木蓮, yulan), 자목련(紫木蓮, lily magnolia, しもくれん), 자주목련, 홍목련(紅木蓮, 적목련, 벌컨목련), 황목련, 태산목, 일본목련(日本木蓮, Japanese cucumber tree, にほんもくれん), 솔란기아나목련, 별목련 등이 있다.

 

백목련(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자목련(출처 다음백과)
자주목련(충주시 노은면 물탕골, 2022. 4. 16)

백목련(Magnolia denudata Desr.)은 키가 15m까지 자란다. 이른 봄 잎이 나오기 전에 커다란 흰색 꽃이 핀다. 자목련(Magnolia liliiflora Desr.)은 백목련과 비슷하지만, 꽃잎의 안과 밖이 모두 진한 보라색 꽃이 핀다. 자주목련[Magnolia denudata var. purpurascens (Maxim.) Rehder & E.H.Wilson]은 꽃잎의 겉이 홍자색이고 안쪽은 백색이다.

 

홍목련(출처 오클랜드 식물원)
황목련 (출처 Go Botany)

홍목련(Magnolia 'Vulcan')은 분홍색 꽃이 핀다. 키는 4m까지 자라며 큰 꽃이 핀다. 황목련[Magnolia acuminata (L.) L.]은 북미 원산의 희귀종이다. 노란색 꽃이 핀다. 

 

태산목 (출처 꽃과 나무 사전)
일본목련(출처 꽃과 나무의 세계 2)

태산목(Magnolia grandiflora L.)은 키가 20m까지 자란다. 흰색 꽃이 핀다. 목련에 비하여 꽃이나 잎이 크기 때문에 태산목이라고 한다. 일본목련(Magnolia obovata Thunb.)은 키 20, 지름 1m까지 자란다. 꽃은 잎이 핀 다음에 가지 끝에 1개씩 위를 향해 유백색으로 피고 향기가 강하다. 꽃의 지름이 15cm이다.

 

솔란기아나목련(출처 위키피디아)
함박꽃나무 ( 월악산 만수봉, 2021. 5. 30)

솔란기아나목련(Magnolia soulangiana)은 나무의 키는 작지만 적자색의 큰 꽃이 핀다. 별목련(Magnolia stellata)은 원산지가 중국이다. 꽃잎은 10개가 넘으며, 꽃 모양이 별을 닮았다. 

 

2021. 10. 14. 林 山. 2022.9.22. 최종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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