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에도 '아재비'라는 이름이 붙는 경우가 있다. 미나리아재비도 그중 하나다. '아재비'는 '아저씨'를 낮춰 이르는 말이다. '작은아버지', '고모부', '이모부'의 방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아재비'라는 이름은 '기본이 되는 식물과 비슷하지만 조금 모자라다' 또는 '비슷하지만 거리가 멀다', '본래와 비슷하지만 좀 더 크다'고 생각될 때 붙인다. 하지만 미나리아재비는 미나리와 닮은 구석이라곤 거의 없다.
미나리아재비의 '아재비'는 '아저씨'의 의미가 아니라 '아이를 잡다'는 뜻의 '아잽이'가 변한 것이다. 미나리아재비가 유독성 식물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나리아재비라는 이름에는 이 식물을 잘못 먹으면 '아이들을 잡는다'는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다. 실제로 유럽과 미국에서는 소나 말 등이 미나리아재비를 먹고 죽은 예가 있다.
미나리아재비는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미나리아재비속의 여러해살이풀이다. 학명은 라눈쿨루스 자포니쿠스 툰베리(Ranunculus japonicus Thunb.)이다. Ranunculus는 라틴어 Rana(개구리)에서 유래한 것으로 개구리가 많은 곳에서 자란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미나리아재비의 유사종에는 흰미나리아재비, 바위미나리아재비(Hallasan buttercup), 애기미나리아재비, 구름미나리아재비, 기는미나리아재비(Creeping buttercup), 누운미나리아재비, 산미나리아재비(Mountain meadow buttercup), 만주미나리아재비(Manchurian buttercup), 좀미나리아재비, 유럽미나리아재비, 왜미나리아재비(Franchet's buttercup, 실젓가락나물), 겹왜미나리아재비, 개구리자리(Cursed buttercup, タガラシ, 田辛子), 개구리갓(Catclaw buttercup), 젓가락나물(Asian buttercup), 왜젓가락나물, 매화마름, 민매화마름(Smooth-water crowfoots), 개구리미나리(Longbeak Buttercup), 털개구리미나리 등이 있다.
흰미나리아재비(Ranunculus japonicus f. albiflorus Y.N.Lee)는 강화도에 분포한다. 흰색 꽃이 피는 미나리아재비다. 바위미나리아재비(Ranunculus crucilobus H.Lev.)는 제주도 한라산 고지대에 분포한다. 키는 10cm 정도이다. 줄기 전체에 갈색의 융털이 퍼져 난다. 근생엽은 긴 엽병이 있고 3개로 갈라진다. 열편의 가장자리에는 결각상 또는 거친 톱니가 있다. 줄기잎은 선형이며 3개로 갈라진다. 애기미나리아재비(Ranunculus acris L.)는 북부 고산지대에 모여 난다. 키는 10~50cm 정도이다. 미나리아재비에 비해 작고, 잎이 가늘게 갈라지며, 꽃은 약간 크다. 구름미나리아재비(Ranunculus borealis)는 한라산, 백두산 등지에 분포한다. 키는 10~15cm 정도이다. 전체에 털이 있고 줄기는 곧게 선다. 뿌리잎은 뭉쳐나며, 잎자루가 짧고 두 조각으로 갈라져 있다. 5월에 엷은 황색 꽃이 꽃줄기 끝에 달린다. 기는미나리아재비(Ranunculus repens L.)는 함북에 분포한다. 키는 40cm이며 털이 있다. 옆으로 뻗는 가지가 마치 기어가는 듯하다. 누운미나리아재비(Ranunculus pygmacus for. prostratus)는 습지에 분포한다. 키는 40cm 정도이다. 7월에 노란 꽃이 피고 열매는 수과로 9월에 익는다. 가지가 기다 못해 누운 것 같다. 산미나리아재비[Ranunculus acris var. monticola (Kitag.) Tamura]는 백두산 등 깊은 산지에 분포한다. 키는 40cm 정도이다. 애기미나리아재비에 비하여 경엽의 열편이 선형으로 폭이 좁고 거의 밋밋하다. 만주미나리아재비(Ranunculus grandis Honda ex Ohwi)는 중국, 일본 등지에 분포한다. 키는 20~70cm 정도이다. 기는줄기는 늘어지고 센털이 있다. 기부의 잎, 꽃자루에도 센털이 있다. 꽃받침조각 표면에는 빽빽한 센털이 있다. 좀미나리아재비(Ranunculus arvensis L.)는 키가 20~40cm이다. 꽃은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줄기는 가지를 많이 치며, 곧게 선다. 털이 없거나 위쪽으로 단모가 있다. 유럽미나리아재비(Ranunculus muricatus L.)는 키가 15~40cm이다. 기부에서 가지를 치며, 비스듬히 자라거나 곧게 자란다. 털이 없다. 꽃은 총상꽃차례를 이룬다. 왜미나리아재비(Ranunculus franchetii H. Boissieu)는 충남 계룡산과 강원도 이북에 분포한다. 미나리아재비에 비해서 전체가 소형이다. 잎이 깊게 갈라진다. 수과에 짧은 털이 있으며 비후한다. 겹왜미나리아재비(Ranunculus franchetii f. duplopetalus Y.N.Lee)는 강원도 금대봉에 분포한다. 키는 15~20cm이다. 꽃이 겹으로 피는 왜미나리아재비이다.
개구리자리(Ranunculus sceleratus L.)는 두해살이풀이다. 중남부지방에 분포하며 개울가와 습지, 논에서 자란다. 키는 10~50cm 정도이다. 전체에 털이 없고, 열매가 타원형이다. 개구리갓(Ranunculus ternatus Thunb.)은 설악산, 한라산에 분포한다. 방추형의 작은 덩이뿌리가 있다. 키는 10~25cm 정도이다. 열매에 털이 없다. 젓가락나물(Ranunculus chinensis Bunge)은 두해살이풀이다. 키는 40~80cm 정도이다. 가지가 갈라지고, 전체에 거친 털이 있다. 암술대가 짧고, 열매가 타원형이다. 왜젓가락나물[Ranunculus quelpaertensis (H.Lev.) Nakai]은 울릉도와 제주도, 일부 남부지방에 분포한다. 키는 15~80cm 정도이다. 잎은 3출엽이다. 암술대 끝이 뒤로 젖혀진다. 매화마름(Ranunculus kazusensis Makino)은 여러해살이 수초다. 늪이나 연못에서 자란다. 잎은 어긋나기하며 짧은 엽초위에 잔털이 돋은 짧은 엽병이 있고, 3~4회 갈라져서 실같은 열편으로 된다. 물 위로 올라온 꽃대 끝에 1개의 흰색 꽃이 핀다. 꽃턱과 수과에 털이 있다. 민매화마름(Ranunculus yezoensis Nakai)은 키가 50cm 정도이다. 꽃턱과 수과 및 탁엽에 처음부터 털이 없다. 개구리미나리(Ranunculus tachiroei Franch. & Sav.)는 잎이 2회 3출엽이다. 잎이 털개구리미나리보다 작다. 암술대 끝이 거의 구부러지지 않고 약간만 휜다. 털개구리미나리(Ranunculus cantoniensis DC.)는 줄기 위쪽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잎이 개구리미나리보다 넓다. 줄기, 잎, 꽃받침에 털이 있다. 꽃받침이 젖혀지며, 열매가 도깨비방망이 같다. 왜젓가락나물과 비슷하지만 털이 있다. 수과는 개구리미나리와 비슷하다.
2021. 11. 23. 林 山. 2022.8.11. 최종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