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이야기

뽕나무 '못 이룬 사랑'

林 山 2021. 11. 18. 15:55

뽕나무는 인류의 삶에 있어서 매우 유용한 식물 가운데 하나다. 뽕나무는 뿌리껍질부터 가지, 잎, 오디, 겨우살이, 누에, 누에 똥, 버섯, 사마귀 알둥지, 이끼, 좀벌레까지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 이들은 식품이나 나물, 한약재로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귀중하게 쓰인다.

 

1970~80년대만 해도 시골에서는 누에를 치느라 집집마다 뽕나무를 심었다. 오디가 익을 무렵이면 시골 아이들은 학교가 끝나는 대로 뽕나무 밭으로 달려가곤 했다. 오디를 따먹다 보면 입 주위가 시커메지기 일쑤였다. 이처럼 뽕나무는 아름답고 풋풋했던 유년의 기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나무이기도 하다. 

 

뽕나무는 쐐기풀목 뽕나무과 뽕나무속의 낙엽 활엽 교목 또는 관목이다. 오디를 먹으면 소화가 촉진되어 방귀가 '뽕뽕' 나온다 하여 뽕나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있다.

 

뽕나무의 학명은 모루스 알바 린네(Morus alba L.)이다. 속명 '모루스(Morus)'는 '뽕나무(mulberry tree)'의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모레아(moréa)' 또는 '오디(mulberry fruit)'의 뜻을 가진 라틴어 '모룸(mōrum)'에서 유래했으며, '검은오디나무(black mulberry tree)'라는 뜻이다. '모룸(mōrum)'은 '검은 오디(black mulberry), 블랙베리(blackberry)'의 뜻을 가진 고대 그리스어 '모론(móron)'에서 유래했으며, '뽕나무, 뽕, 오디(mulberry)' 또는 '블랙베리(blackberry)'라는 뜻이다. 열매가 검은색으로 익는 것을 표현한 이름이다. 종소명 '알바(alba)'는 '흰색, 흰색의(white)'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알부스(albus)'에서 유래했다. '린네(L.)'는 스웨덴의 식물학자 칼 폰 린네(Carl von Linn'e, 1707~1778)이다. 린네는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놓는 데 결정적인 기여를 하여 현대 식물학의 시조로 불린다.

 

뽕나무의 영어명은 화이트 멀베리(White Mulberry)이다. 일어명은 마구와(マグワ, まぐわ, 真桑) 또는 구와(クワ, 桑)이고, 도우구와(トウグワ, 唐桑). 가라구와(カラグワ, 唐·漢桑), 시로구와(シログワ, 白桑) 등의 별명이 있다. 중국명은 쌍(桑) 또는 빠이상(白桑), 쌍슈(桑树)이다. 쓰촨성에서는 쟈상(家桑)이라고 부른다. 뽕나무를 상심수(桑椹樹), 오디나무라고도 한다. 꽃말은 '지혜', '못 이룬 사랑'이다. 

 

뽕나무에 얽힌 옛날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한 효자가 아버지의 병을 고치기 위해 강가에 나가 천년 묵은 거북이를 잡아서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효자가 뽕나무 고목 아래에서 잠시 쉬는 동안 거북이는 “나를 솥에 넣어 백 년 동안 고아보게 내가 죽나. 헛수고 하고 있네.”라고 말했다. 이에 뽕나무 고목이 뽐내며 “나를 베어 장작으로 만들어 불을 때도 네가 죽지 않을 것이냐?”라고 되물었다. 이 말을 들은 효자는 뽕나무를 베어다 거북을 고아 아버지의 병환을 치료하였다. 가만히 있었더라면 거북이도 뽕나무도 죽지 않았을 것이다. 공연히  자랑하는 말 몇 마디로 죽음을 맞이한 뽕나무(桑)와 거북이(龜)를 생각하며 늘 신중하게 처세하라는 뜻에서 신상구(愼桑龜)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가 생겨났다. 자나깨나 말조심을 하라는 경구(警句)다.

 

뽕나무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중국 등 아시아이다. '위키백과'에는 중국이 원산지, '민속특산식물사전'에는 그리스가 원산지로 되어 있다. 유럽, 북아메리카 등의 온대지역에서는 정원수로 재배하며, 재배지에서 야생으로 퍼져 나갔다. 뽕나무는 북반구의 온대 및 난대성 지역에 널리 분포한다. 한반도에서는 해발 100~1,100m 지대에서 자란다. 양잠(養蠶)이 발달했을 때는 전국 각지의 농가에서 대량 재배했다. 

 

한반도에서 뽕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한 때는 언제일까? 중국의 '웨이슈(魏書)' <동이촨(東夷傳)> 마한 조(條)에 '누에를 치고 비단을 짜서 옷을 해 입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한반도에서는 이미 삼한시대 이전부터 뽕나무를 재배한 것으로 추정된다. 고구려 동명왕(東明王)과 백제 온조왕(溫祚王) 때 농사와 함께 누에치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는 기록이 있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신라 박혁거세(朴赫居世) 17년(BC 40)에 왕이 직접 6부의 마을을 돌면서 양잠을 독려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고려 현종 때는 마을마다 일정한 수의 뽕나무를 심게 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 태종(太宗) 때는 집집마다 뽕나무를 나누어주고 의무적으로 재배하게 했다. 대농가는 300그루, 중농가는 200그루, 소농가는 100그루를 심게 하였다. 세종(世宗) 대에는 양잠을 더욱 독려했는데, 친잠례(親蠶禮)를 강화하여 왕비가 직접 비단을 짜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또, 각 도마다 좋은 땅에 뽕나무를 널리 심도록 하였고, 양잠 전문기관인 잠실(蠶室)을 설치했다. 중종(中宗) 원년(1506)에는 양잠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각 도에 있는 잠실을 한양 근처로 불러들이는 조치를 취했다. 잠실이 있던 장소가 바로 오늘날의 서울 서초구 잠원동(蠶院洞) 일대다. 뽕나무밭이었던 잠실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서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가 되었다. 

 

'경국대전(經國大典)' <공전(工典)> 재식조에는 각 고을의 옻나무와 뽕나무, 과일나무의 수효, 닥나무밭과 왕골밭, 대나무밭의 생산지에 관한 대장을 만들어 비치하고, 옻나무와 뽕나무, 과일나무는 3년마다 대장을 정비한다고 규정하였다. 또 산에서 자라고 있어 소유주가 불분명한 뽕나무도 엄격하게 보호하였다.

 

구한말까지만 해도 잠실에는 수령 300~400년 된 뽕나무가 여러 그루 있었다고 한다. 얼마 전까지도 살아 있던 잠실 뽕나무 노거수(老巨樹)는 생명을 다해 죽어버렸다. 서울시 기념물 제1호인 잠실 뽕나무 고사목(枯死木)은 현재 줄기의 일부만 남아 있다. 창덕궁 뽕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71호, 경상북도 상주시 은척면 두곡리 324번지에 있는 뽕나무는 경상북도 기념물 제1호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평안북도 향산군 향암리 묘향산 보현사 뜨락에 있는 산뽕나무는 북한 천연기념물 제88호이다.      

 

뽕나무 열매 오디(충주 계명산, 2021. 6. 2)

뽕나무의 키는 3~10m 정도까지 자란다. 줄기의 껍질은 회갈색이다. 일년생 가지는 회갈색 또는 회백색이고, 잔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잎은 어긋나기한다. 잎 모양은 달걀상원형 또는 긴 타원상 달걀꼴이며 3~5개로 갈라지고 둔두 또는 첨두에 깊은 심장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둔한 톱니가 있으며 끝이 뾰족하다. 잎 표면은 거칠거나 평활하며, 뒷면 맥 위에는 잔털이 있다. 엽병에도 잔털이 있다.

 

꽃은 암수딴그루로 5월에 핀다. 수꽃차례은 새가지 밑부분의 잎겨드랑이에서 밑으로 처지는 꼬리모양꽃차례에 달리며 긴 타원형이다. 암꽃차례는 길이 5~10mm이고 넓은 타원형이다. 암꽃은 4개이다. 암술대는 거의 없으며 암술머리는 2개이다. 암술머리가 씨방보다 길다. 산뽕나무에 비해 암술대가 짧다. 씨방은 털이 없다. 열매는 액질(液質)로 취화과(聚花果)이며 상과(桑果)다. 과실이삭은 구형 또는 타원형이다. 열매는 붉은색에서 짙은 보라색으로 6~7월에 성숙한다. 

 

뽕나무의 어린잎과 열매는 식용으로 한다. 오디는 생과일로 먹을 수 있고, 과일주를 담그기도 한다. 상심주(桑椹酒)는 강장(强壯), 강정(强精)의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디로는 잼을 만들기도 한다. 오디는 또 새들의 먹이가 된다. 뽕잎은 요즘 특히 건강 나물로 인기가 있고, 녹즙 재료로도 들어간다. 뽕잎을 먹고 사는 누에의 고치에서는 비단을 짜는 명주실을 뽑는다. 비단은 서역의 비단길을 통한 동서양 무역과 문화교류에 있어서 중요한 품목이었다. 뽕나무버섯은 뽕나무 느타리버섯이라고도 하는데, 맛과 향이 뛰어나다. 최근에는 누에가루로 만든 제품이 성인병 치료제로 각광을 받고 있다. 누에가루를 주재료로 한 '누에그라'라는 제품은 정력제로 팔리고 있다. 나무껍질은 황색 염료로 이용한다. 

 

뽕나무는 수형이 원정형으로 옆으로 퍼지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며, 생육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녹음수로 이용이 가능하다. 전정도 잘 되어 수형을 잡을 수 있다. 목재는 뒤틀림이 적으므로 장롱, 경대, 악기 등의 가구재, 세공재로 쓰인다. 

 

옛날는 밤나무와 함께 뽕나무로 조상의 신주를 모시는 위패를 만들었다. 뽕나무는 또 목선(木船)의 겉 판자를 잇는 나무못으로 쓰이기도 했다. 굵은 뽕나무는 목관재(木棺材)로 쓰였다. 경북 경산시 임당동에서는 삼국시대 이전 부족국가시대의 지배층ㅇ으로 추정되는 무덤에서 뽕나무 목관이 발견되었다.

 

오디(충주 계명산, 2016. 6. 10)

뽕나무 및 동속(同屬) 근연식물(近緣植物)의 뿌리껍질은 본초명 상백피(桑白皮), 가지는 상지(桑枝), 잎은 상엽(桑葉), 오디는 상심자(桑椹子), 겨우살이는 상기생(桑寄生), 백강병으로 죽은 누에는 백강잠(白殭蠶), 누에의 똥은 잠사(蠶沙), 사마귀 알둥지는 상표초(桑螵鞘), 버섯은 상황(桑黃)버섯이라고 한다.  

 

상백피는 본초학에서 화담지해평천약(化痰止咳平喘藥) 중 지해평천약(止咳平喘藥)으로 분류된다. 사폐평천(瀉肺平喘), 이수소종(利水消腫)의 효능이 있어 폐열해천(肺熱咳喘), 수종창만뇨소(水腫脹滿尿少), 면목기부부종(面目肌膚浮腫), 소변불리(小便不利), 빈뇨(頻尿), 고혈압(高血壓) 등을 치료한다. 상지는 거풍습약(祛風濕藥) 중 서근활락약(舒筋活絡藥)으로 분류된다. 거풍습(祛風濕습), 이관절(利關節), 행수(行水)의 효능이 있어 풍습비통(風濕痺痛), 사지구련(四肢拘攣), 관절산통마목(關節酸痛麻木), 수종, 류마티스 관절염, 신경통 등을 치료한다. 상엽은 해표약(解表藥) 중 발산풍열약(發散風熱藥)으로 분류된다. 소산풍열(疏散風熱), 청폐윤조(清肺潤燥), 청간명목(清肝明目)의 효능이 있어 감모풍열(感冒風熱), 폐열조해(肺熱燥咳), 두훈두통(頭暈頭痛), 목적혼화(目赤昏花) 등을 치료한다. 해열제로도 쓴다. 복용 중에는 도라지, 복령, 지네를 금한다.

 

상심자는 보익약(補益藥) 중 보음약(補音藥)​으로 분류된다. 보혈자음(補血滋陰), 생진윤조(生津潤操)의 효능이 있어 현훈이명(眩暈耳鳴), 심계실면(心悸失眠), 수발조백(鬚髮早白), 진상구갈(津傷口渴), 내열소갈(內熱消渴), 혈허변비(血虛便秘) 등을 치료한다. 강장제, 발모촉진제로도 쓴다. 상기생은 거풍습약 중 거픙습강근골약(祛風濕强筋骨藥)으로 분류된다. 보간신(補肝腎), 강근골(强筋骨), 거풍습(祛風濕), 안태(安胎)의 효능이 있어 풍습비통(風濕痺痛), 요슬산연(腰膝酸軟), 근골무력(筋骨無力), 붕루경다(崩漏經多), 임신루혈(姙娠漏血), 태동불안(胎動不安), 고혈압 등을 치료한다. 상기생은 백령도와 대청도가 특산지이다. 백강잠은 평간약(平肝藥) 중 평간식풍약(平肝熄風藥)으로 분류된다. 식풍지경(息風止痙), 소산풍열(疏散風熱), 화담산결(化痰散結)의 효능이 있어 중풍실음(中風失音), 경간(驚癎), 두풍(頭風), 후풍(喉風), 후비(喉痺), 나력결핵(瘰癧結核), 풍창은진(風瘡癮疹), 단독(丹毒), 유선염(乳腺炎) 등을 치료한다. 

 

잠사는 거풍습약 중 거풍습지비통약(祛風濕止痺痛藥)으로 분류된다. 거풍제습(祛風除濕), 활혈정통(活血定痛)의 효능이 있어 풍습비통(風濕痹痛), 풍진소양(風疹瘙痒). 두풍두통(頭風頭痛), 피부불인(皮膚不仁), 관절불수(關節不遂), 토사전근(吐瀉轉筋), 요각냉통(腰脚冷痛) 등을 치료한다. 상표초는 수삽약(收澀藥) 중 삽정축뇨지대약(澁精縮尿止帶藥)으로 분류된다. 익신고정(益腎固精), 축뇨(縮尿), 지탁(止濁)의 효능이 있어 유정활정(遺精滑精), 유뇨(尿頻), 요의빈삭(尿意頻數), 소변백탁(小便白濁) 등을 치료한다. 상황버섯은 전국 한의과대학 본초학 교과서에는 수재되어 있지 않다. 상황버섯은 주로 혈증을 다스리며 항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의보감' <탕액편 : 나무>에는 상상기생(桑上寄生, 상기생), 상근백피(桑根白皮, 상백피), 상엽, 상지, 상심(상심자), 상화(桑花, 뽕나무이끼), 상시회림즙(桑柴灰淋汁, 뽕나무잿물), 상두충(桑蠹蟲, 뽕나무좀벌레), 자목(柘木, 산뽕나무) 등이 수재되어 있다. 상기생에 대해서는 '성질이 평(平)하며 맛은 쓰고[苦] 달며[甘] 독이 없다. 힘줄 뼈, 혈맥, 피부를 충실하게 하며 수염과 눈썹을 자라게 한다. 요통(腰痛), 옹종과 쇠붙이에 다친 것 등을 낫게 한다. 임신 중에 하혈하는 것을 멎게 하며 안태시키고 몸푼 뒤에 있는 병과 붕루를 낫게 한다. ○ 늙은 뽕나무가지에서 자란다. 잎은 귤잎 비슷하면서 두텁고 부드러우며 줄기는 홰나무가지(槐枝) 같으면서 살찌고 연하다. 음력 3~4월에 누르고 흰빛의 꽃이 피고 6~7월에 열매가 익는데 색이 누렇고 팥알만하다. 다른 나무에서도 붙어 자라는데 뽕나무에서 자란 것만을 약에 쓴다. 음력 3월초에 줄기와 잎을 따서 그늘에서 말린다. ○ 이것은 진짜를 얻기 어렵다. 그 줄기를 끊어볼 때 진한 노란색이고 열매 안의 즙이 끈적끈적한 것이 진짜라고 한다[본초].'라고 나와 있다. 

 

또, 상백피에 대해서는 '폐기(肺氣)로 숨이 차고 가슴이 그득한 것, 수기(水氣)로 부종이 생긴 것을 낫게 하며 담을 삭이고 갈증을 멈춘다. 또 폐 속의 수기를 없애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기침하면서 피를 뱉는 것을 낫게 하며 대소장을 잘 통하게 한다. 뱃속의 벌레를 죽이고 또한 쇠붙이에 다친 것을 아물게 한다. ○ 아무 때나 채취하는데 땅 위에 드러나 있는 것은 사람을 상한다. 처음 캐서 구리칼로 겉껍질을 긁어 버리고 속에 있는 흰 껍질을 벗겨서 햇볕에 말린다. 동쪽으로 뻗어간 뿌리가 더욱 좋다[본초]. ○ 수태음경에 들어가서 폐기를 사한다. 오줌을 잘 나가게 하려면 생것을 쓰고, 기침에는 꿀물에 축여 찌거나 볶아 쓴다[입문].'고 했다.

 

상엽에 대해서는 '뽕잎은 성질이 따뜻하고[煖] 독이 없다. 각기와 수종을 낫게 하며 대소장을 잘 통하게 하고 기를 내리며 풍(風)으로 오는 통증을 멈춘다. ○ 잎이 갈라진[葉椏] 것은 가새뽕(雞桑)이라 하여 제일 좋다. 여름과 가을에 재차 난 잎이 좋은데 서리내린 이후에 따서 쓴다[본초].', 상지에 대해서는 '봄에 잎이 내돋지 않은 때에 베어서 닦아[炒] 물에 달여서 먹으면 모든 풍증, 수기, 각기, 폐기, 기침, 상기(上氣) 등을 낫게 한다. 먹은 것을 잘 삭이며 오줌을 잘 나가게 한다. 팔이 아픈 것, 입 안이 마르는 것을 낫게 하는 데는 즉 뽕나무가지로 만든 차가 제일이다[본초].'라고 설명하고 있다. 

 

상심에 대해서는 '성질은 차고[寒] 맛은 달며[甘] 독이 없다. 소갈증을 낫게 하고 5장을 편안하게 한다. 오래 먹으면 배가 고프지 않게 된다. ○ 검은 오디(黑椹)는 뽕나무의 정기[桑之精]가 다 들어 있다[본초].', 상화에 대해서는 '성질은 따뜻하며[暖] 독이 없다. 코피가 몹시 나는 것[鼻洪], 피 토하기[吐血], 장풍, 붕루, 대하를 낫게 한다. 이것은 뽕나무껍질 위에 있는 흰 이끼다. 칼로 긁어 볶아 말려서 쓴다[본초].'고 기록되어 있다. 

 

상시회림즙에 대해서는 '성질은 차며[寒] 맛은 맵고[辛] 조금 독이 있다. 이 물에 붉은팥(적소두)을 삶아서 죽을 쑤어 먹으면 수종, 창만이 잘 내린다[본초].', 상두충에 대해서는 '갑자기 생긴 가슴앓이를 낫게 하며 쇠붙이에 다친 데서 새살이 잘 살아나지 않는 것을 낫게 한다. 늙은 뽕나무 속에 있다[본초].', 마지막으로 자목에 대해서는 '성질은 따뜻하며[溫] 맛이 달고[甘] 독이 없다. 풍허(風虛)로 귀먹은 것과 학질을 낫게 한다. 삶은 물은 노랗게 물이 든다[본초].'고 설명하고 있다. 

 

뽕나무의 유사종에는 처진뽕나무, 산뽕나무(Mountain mulberry, ヤマグワ), 꼬리뽕나무(Caudate-leaf mulberry), 섬뽕나무(Seaside mulberry), 가새뽕나무, 몽고뽕나무(Mongolian mulberry, 북한명 왕뽕나무), 돌뽕나무(Chinese mulberry), 좁은잎뽕나무, 붉은대산뽕나무, 마디뽕나무(노상, 魯桑) 등이 있다. 

 

처진뽕나무(Morus alba f. pendula Dippel)는 키가 3m 정도이다. 가지가 밑으로 처진다. 잎은 난상 원형 또는 긴 타원상 달걀모양이며, 3~5개로 갈라지고 둔두 또는 첨두에 깊은 심장저이다. 잎 가장자리에 둔한 톱니가 있다. 정원이나 공원에 관상용으로 쓰인다. 산뽕나무(Morus bombycis Koidz.)는 키가 7~8m, 지름 1m까지 자란다. 잎은 달걀꼴 또는 넓은 달걀꼴이며, 밑은 절저 또는 심장저이고 끝은 꼬리처럼 길고 뾰족하다. 잎 가장자리에 불규칙하고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암술대가 길다. 꼬리뽕나무(Morus bombycis var. caudatifolia Koidz.)는 키가 7~8m, 지름 1m에 이른다. 잎 끝이 꼬리처럼 길게 발달한다. 섬뽕나무(Morus bombycis var. maritima Koidz.)는  바닷가에서 자란다. 키는 7~8m, 지름 1m에 이른다. 잎이 두껍고 윤채가 있다. 구주피나무처럼 잎밑이 의저이다. 가새뽕나무(Morus bombycis f. dissecta., 좁은잎뽕나무)는 산뽕나무와 비슷하나 잎이 타원형이고, 날개모양으로 깊게 갈라진다. 잎이 산사나무처럼 5개 정도로 크게 갈라진다. 

 

몽고뽕나무[Morus mongolica (Bureau) C.K.Schneid.]는 황해도 이북 지방에 분포한다. 석도(席島), 진남포(鎭南浦), 영흥(永興) 등지에서 자란다. 키는 7∼8m까지 자란다. 잎은 넓은 달걀모양이며 점첨두이지만 흔히 꼬리처럼 길어지고, 절저 또는 아심장저이며 갈라지기도 한다. 잎 표면은 털이 있어 거칠고, 뒷면에도 털이 밀생한다. 돌뽕나무(Morus cathayana Hemsl.)는 해변의 산기슭에서 자란다. 키는 8~15m까지 자란다. 잎은 타원형, 달걀모양 또는 원형이다. 잎 끝은 뾰족하고 밑은 심장저이다. 잎 가장자리에는 얕고 둔한 톱니가 있으며 흔히 3개로 갈라진다. 가지에 굵고 거친 털이 나고, 잎 표면도 털이 나 거칠다. 붉은대산뽕나무(Morus bombycis var. rubricaulis)는 일년생의 줄기가 붉다. 마디뽕나무(Morus lhou)는 농가에서 양잠을 위해 전국적으로 재배하던 품종 중 한 가지였다. 관상용으로도 심는다. 키는 5~7m까지 자란다. 잎은 짧은 타원형으로 얕은 톱니가 있다. 잎 표면은 평평하고 넓으며 윤이 난다. 잎자루와 뒷면 맥 위에 털이 난다. 가지는 다른 뽕나무보다 굵고 각 마디에서 꺾어지면서 반대쪽으로 구부러진다.

 

2021. 11. 18. 林 山. 2022.12.27. 최종 수정

'야생화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큰앵초  (0) 2021.11.22
골무꽃  (0) 2021.11.19
수레국화  (0) 2021.11.16
은대난초 '탄생'  (0) 2021.11.16
펠라고늄 랜디(Pelargonium Randy)  (0) 2021.11.15